나는 노예의 후손이다
이것은 쉴 새 없이 반란을 일으켰음에도
한 번도 주동자로 기록되지 못한 내 조상들의 이야기다
도나 해러웨이의 제자, ‘리베카 홀’의 국내 첫 소개작
강렬하고 강력한 그래픽 노블로 추적하는 대서양 선상 반란!
우리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혁명적 흑인 페미니스트들과의
깊은 관계를 그릴 수 있어서, 우리는 운이 좋다.
―지나 덴트(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주립대학교 페미니즘 연구 조교수)
이 책 『웨이크』는 1700년대 대서양을 횡단하던 노예무역선에서 벌어진, 여성 주도의 반란을 파헤치는 그래픽 노블이다. 동시에 남자와 똑같이 싸웠으나 반란으로 기록되지 않은, 공백의 시간을 채운 결과물이다. 저자 리베카 홀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로, 식민지 시대 미국의 노예제 역사를 연구하는 변호사 출신 역사학자이다. 〈사이보그 선언문〉을 발표한 도나 해러웨이에게 페미니즘 이론과 논문을 지도받기도 한 그를 대표하는 정체성은 다름 아닌 “노예의 후손”이다.
이 책은 총 10장에 걸쳐 리베카의 개인사와 노예무역이 활발했던 18세기 시대사가 절묘하게 교차된다. 리베카는 치밀한 문헌 연구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역사에서 텅 빈 시간을 정교하게 채웠고, 사료가 밝히지 못하는 부분은 풍부한 역사적 상상력을 가미해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바로 8장과 9장에 걸쳐 펼쳐지는 노예선 ‘유니티’호에서의 반란과 다호메이 왕국에 있었던 여성 군대 ‘아호시(ahosi)’의 이야기다. 여기에 역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독립 만화가, 휴고 마르티네스가 압도적이고 강렬한 그림으로 여성 전사들의 전투력을 배가시켰다.
리베카는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노예무역선 항해일지, 당시 반란을 일으켰던 노예에 대한 처벌이 담긴 법정 기록, 유골의 법의학적 증거까지 샅샅이 뒤지고 나서야 사방에서 싸웠던 여성들을 발견한다. 그러나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그는 인종, 젠더, 권력 차별의 벽과 정면충돌한다. 1708년 반란으로 화형당했으나 ‘니그로 악마’라고만 기록되어 있는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찾아간 형사법원 서기실에서, 그는 정당한 변호사 자격증을 제시했음에도 건물에 들어갈 수조차 없다(109~111쪽). 그런가 하면 런던 국회의사당의 문서고를 이용할 때도 여느 때보다 미심쩍은 시선과 감시를 받는다(147쪽).
Contents
1장. 귀향
2장. 여왕 대 흑인 노예
3장. 가혹한 취급
4장. 세라 또는 애비게일
5장. 니그로 악마를 찾아서
6장. 그들이 내 목소리를 끊었으므로
두 목소리를 길렀다
7장. 영국과 노예무역
8장. 짐짝의 반란
9장. 물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
10장. 지속되는 혈통
감사의 말
참고자료
옮긴이의 말
Author
리베카 홀,휴고 마르티네스,홍한별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역사학자이자 교육자. 지금까지 도시에 남아 있는 노예제의 여파에 시달리는 노예의 후손이다. 스워스모어 대학과 캘리포니아 버클리 로스쿨을 졸업하고 8년 동안 저소득 세입자와 노숙자 가족을 대변하는 변호사로 일했다.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주립대학교에서 역사학 전공 및 페미니스트 연구 부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로부터 페미니즘 이론과 논문을 지도받았다. 교차성 페미니즘과 기후 정의 이론을 비롯해 인종, 젠더, 법, 저항의 역사에 대해 썼고, 현재 뉴욕 할렘에 있는 흑인 문화 연구소 ‘셤버그 센터(Schomburg Center)’의 연구자로 있다.
이 책 『웨이크』는 1700년대 대서양을 횡단하던 노예무역선에서 벌어진, 여성 주도의 반란을 파헤치는 그래픽 노블이다. 당시 배에 실린 ‘짐짝’에 불과했던 무명의 노예들은 저자의 치밀한 문헌 연구와 풍부한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반란의 주인공으로, 마침내 여성으로 다시 태어났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역사학자이자 교육자. 지금까지 도시에 남아 있는 노예제의 여파에 시달리는 노예의 후손이다. 스워스모어 대학과 캘리포니아 버클리 로스쿨을 졸업하고 8년 동안 저소득 세입자와 노숙자 가족을 대변하는 변호사로 일했다.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주립대학교에서 역사학 전공 및 페미니스트 연구 부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로부터 페미니즘 이론과 논문을 지도받았다. 교차성 페미니즘과 기후 정의 이론을 비롯해 인종, 젠더, 법, 저항의 역사에 대해 썼고, 현재 뉴욕 할렘에 있는 흑인 문화 연구소 ‘셤버그 센터(Schomburg Center)’의 연구자로 있다.
이 책 『웨이크』는 1700년대 대서양을 횡단하던 노예무역선에서 벌어진, 여성 주도의 반란을 파헤치는 그래픽 노블이다. 당시 배에 실린 ‘짐짝’에 불과했던 무명의 노예들은 저자의 치밀한 문헌 연구와 풍부한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반란의 주인공으로, 마침내 여성으로 다시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