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릿 오브 원더 (Spirit of Wonder)

1986년 데뷔, 2003년까지 단 세 권의 단행본만을 내놓은 게으른 천재 작가, 츠루타 겐지. 그의 몇 안 되는 작품이자 대표작인 두 작품이 까다로운 과정을 무사히 넘기고 한꺼번에 출간되었다. 『스피릿 오브 원더』는 특정한 주인공 없이 연재될 적마다 스토리와 등장인물이 바뀐다. 그 배경은 지구의 많은 부분이 바다에 잠긴 근 미래였다가, 19세기 유럽의 한 마을이기도 하고, 우주여행이 시작된 미래로 옮겨 간다. 하지만 그 배경이 어디든지 언제나 현실의 과학과는 동떨어진 발명을 하고 있는 유쾌한 과학자들이 때로는 에로 영감님으로, 때로는 영감님들에 희롱당하는 새댁으로, 때로는 주인공의 남자친구로 등장해 이야기를 주도해 나간다.

비행기와 경합을 벌이다 폐기처분된 아이디어인 하늘을 나는 대형 기구(氣球), 비행선은 낭만적인 과학의 꿈을 상징한다. 인기 에피소드인 ‘소년 과학 클럽’ 연작을 보면 늙은 과학자들은 비행선 ‘Spirit of Science'호를 타고 달, 더 나아가 화성여행을 시도한다. 금세 사라지는 별동별에 소원을 다 빌지 못해 속상해 하는 여자 친구를 위해 오래도록 떨어지지 않는 별동별을 만드는 상상, 세상에서 가장 큰 약혼반지를 주기 위해 달에 토성 같은 고리를 만들어보려는 대책 없는 몽상가의 꿈들이 펼쳐지는 넓은 우주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