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는 우리가 익숙한 세계를 낯설게 느끼도록 만든다.
이 낯선 시선에서 포스트휴머니즘이라는 새로운 존재 방식이 드러난다.
SF는 온통 인간이 중심인 이 세계를 낯설게 보게 만들면서 질문하게 한다. 인간은 과연 이 세계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할 수 없고,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해서는 안 될까? 아니 그 전에 인간은 과연 무엇인가? 우리는 자신을 도대체 무엇이라고 규정하고 있을까?
세계를 낯설게 보는 시선은 그 자체로 변화를 예고하고 갈망하는 시선이다.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자주 현실과 동떨어진 존재로 취급되는 SF가 현실을 변화시킬 힘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현실’은 우리를 바꾸지 못한다. 우리를 바꿀 힘은 오히려 ‘비현실’에서 온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지의 가능성을 품은 비현실의 힘이 SF의 상상력 안에서 꿈틀댄다. SF와 함께 우리도 ‘인간’이라는 낡은 틀에 질문을 던지며, ‘포스트휴먼’을 상상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Contents
서문 : SF로 만나는 낯선 세계
SF와 현실: SF는 현실을 반영한다
헬조선을 탈주하는 며느리: 듀나 〈구부전〉
현실과 비현실 사이 좀비의 세계: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페이스 오페라의 과거와 미래: 영화 《듄》
SF와 비인간: 타자의 목소리를 듣는다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묻는다: 심너울 〈한 터럭만이라도〉, 〈저 길고양이들과 함께〉
왜 그들은 인간이 아닌가: 테드 창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타자의 결합을 상상하다: 켄 리우 〈즐거운 사냥을 하길〉
SF와 아포칼립스: 인류 절멸을 상상하다
세계의 종말을 대하는 자세들: 영화 《돈룩업》, 《IO: 라스트 온 어스》
그렇게 어머니가 된다: 영화 《나의 마더》
문어, 죽음을 만나다: N. K. 제미신 〈렉스 강가에서〉
SF와 소수자: SF를 소수자의 무기로 삼다
우주적 사랑의 충격: 옥타비아 버틀러 〈블러드차일드〉
어느 테러리스트 이야기: 김초엽 〈마리의 춤〉
지구에 온 신들: 영화 〈이터널스〉
[소설]
듀나, 《구부전》 (알마)
심너울,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아작)
테드 창, 《숨》 (엘리)
켄 리우, 《종이 동물원》 (황금 가지)
N. K. 제미신,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황금 가지)
옥타비아 버틀러, 《블러드 차일드》 (비채)
김초엽, 《방금 떠나온 세계》 (한겨레출판)
[그 외 언급하거나 참고한 책들]
셰릴 빈트 & 마크 볼드, 《SF 연대기: 시간 여행자를 위한 SF 랜드마크》 (허블)
셰릴 빈트, 《에스에프 에스프리》 (arte)
김형식, 《좀비학》 (갈무리)
김초엽 & 김원영, 《사이보그가 되다》 (사계절)
미셸 푸코, 《말과 사물》 (민음사)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책세상)
로지 브라이도티, 《변신: 되기의 유물론을 향해》 (꿈꾼문고)
로지 브라이도티, 《포스트휴먼》 (아카넷)
Author
이소연
우연한 기회에 인문학공동체에 발을 들였고, 운이 좋아 몇 년간 공부만 했다. 문학과 철학이라는 도구에 의지해 인간과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일에 흥미를 느낀다. 최근에는 좀비와 SF, 포스트휴머니즘에 관심이 많다. 인간은 스스로 만들어낸 학문의 주체이면서 대상이다. 이런 인간을 다시 바라보기 위해 SF를 읽고 보며 글을 쓰는 중이다.
우연한 기회에 인문학공동체에 발을 들였고, 운이 좋아 몇 년간 공부만 했다. 문학과 철학이라는 도구에 의지해 인간과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일에 흥미를 느낀다. 최근에는 좀비와 SF, 포스트휴머니즘에 관심이 많다. 인간은 스스로 만들어낸 학문의 주체이면서 대상이다. 이런 인간을 다시 바라보기 위해 SF를 읽고 보며 글을 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