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인디 영화 같은 감성 그래픽 노블이다. 주인공은 만화가 지망생 이정우로, 이 작품은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일어나는 정우의 유학 생활 전반을 담담하고 잔잔하게 펼쳐간다. 정우는 외부의 자극에 쉽게 흔들리고, 개인적인 고민이나 사랑 문제로 괴로워하기도 한다.
작품은 정우라는 한 남자와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있지만, 어쩌면 우리가 모두 겼었을 20대, 때로 무모하기도 하고 허술하기도 했지만, 열정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젊은 날을 상기시킨다. 현대미술을 전공한 작가답게 수채화풍의 아름다운 컷도 책장을 넘기는 내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작가는 창작된 이야기 속에 본인의 프랑스 유학 시절 경험을 가미해 이 그래픽노블을 완성했는데 작품의 창작 동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샤를 보들레르의 저작 [이 세상 밖이라면 어디라도(N'importe ou Hors du Monde)]에는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아닌 저곳에 가면 늘 편안할 것 같아요(Il me semble que je serais toujours bien la ou je ne suis pas).”
작가는 이 문구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에서 유학하던 시절, 이방인으로서의 심경과, 막상 귀국을 했지만 돌아온 고국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고, 이제는 파리를 다시 그리워하는 자신을 담담하게 표현한다. 막연히 “그곳에 가면 편안할 것 같다”고 되뇐다. 작가는 내면의 갈등, 사랑, 인연, 슬픔, 고독, 회환, 그리움 이 모두를 작품에 담아냈다. ‘Point Zero(푸앵 제로)’는 노트르담 바닥에 있는 프랑스 거리 측정의 기점이 되는 곳으로 “그곳을 밟으면 언젠가 파리에 다시 오게 된다”는 의미로 이 작품의 제목으로 쓰였다.
Author
임성민
1992년 출생으로, 2011부터 약 5년간 프랑스에 머물며 발랑스와 파리에서 현대미술과 만화를 공부했다. 귀국 후에는 다양한 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웹, 독립 출판 등의 형태로 공개했으며, 은 작가의 첫 장편 그래픽노블 작품이다.
Instagram : @limmsungmin
1992년 출생으로, 2011부터 약 5년간 프랑스에 머물며 발랑스와 파리에서 현대미술과 만화를 공부했다. 귀국 후에는 다양한 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웹, 독립 출판 등의 형태로 공개했으며, <Point Zero : 다시 돌아오는 곳)>은 작가의 첫 장편 그래픽노블 작품이다.
Instagram : @limmsung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