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과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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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19/10/07
Pages/Weight/Size 112*182*12mm
ISBN 9791159922664
Categories 소설/시/희곡 > 시/희곡
Description
첫, 사랑 혹은 매혹에 관한 열두 작가들의 각기 다른 응답
취향 공동체 알마 ‘부크누크(BookNook)’ 오픈 기념 시-에세이 선집

열두 명의 시인과 소설가가 고백한 첫사랑의 세계
내 삶의 방향을 결정지은 첫 번째 사랑 혹은 매혹의 순간들

알마가 ‘북살롱 부크누크’의 시작을 기념해 작고 아름다운 선집 《첫사랑과 O》를 출간했다. 한국 문학의 다양한 감수성을 보여주는 열두 명의 젊은 시인과 소설가들이 이 책을 통해 첫사랑과 첫사랑을 둘러싼 자신의 세계를 고백했다. 편집부는 “첫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시와 에세이를 청탁했고, 작가들은 제각기 다른 첫사랑의 세계로 여기에 응답했다.

온전히 자신으로만 꽉 차 있던 내가 당신 없이는 한순간도 존재할 수 없이 결핍된 존재가 되는 첫사랑의 발병(發病)으로부터, 그때 형성된 첫사랑의 세계가 지금 나를 이루게 된 경위까지, 작가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뒤흔들었던 가장 내밀한 사건을 고백했다. 어떤 강렬한 매혹은 마치 첫사랑처럼 삶의 방향을 뒤바꾸고 훗날 나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분기점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첫사랑의 순간을 상찬하는 글이 아니라, 처음 겪는 설렘과 고통스러운 긴장과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했던 헤어짐이 얽힌 첫사랑의 세계를 담아내고자 했다.

이 책에는 건축가 김헌의 사진들이 함께 실려 있다. 그는 첫사랑의 속성에 관하여 이렇게 덧붙였다. “하나의 대상 자체가 아름답지만 동시에 그것의 부재 역시 아름다운 경우는 드물 것이다. 첫사랑은 그런 존재이고 기억 속에서 공허로 굳어져 가는 어떤 것이다.” 열여덟 편의 시와 에세이를 잇는 겨울, 눈, 나무, 숲의 이미지들은 결코 메워지지 않은 채 얼어붙은 공허로만 짐작할 수 있는 첫사랑의 세계를 포착한다.
Contents
책을 펴내며

1 첫사랑

손보미 첫사랑
정지돈 그런 것들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으며 존재한 적도 없었다
김현 이별의 스노우볼
문보영 먼지와 춤
박연준 불사조
배수연 누와 누
서윤후 걸어서 비파나무까지
안희연 설경
최지은 한없이 고요한, 여름다락

2 갈망

박연준 물이 나에게 준 것
박연준 상처 입은 사슴
안희연 갈망
안희연 파랑

3 O

김현 O
박연준 완전하지 않은 것들이 달리는 고속도로
오은 고마워하겠습니다
유진목 2015년 8월 30일
황인찬 사랑과 자비

부록 빌 헤이스 인터뷰
올리버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쓰고 있었다
Author
김현,문보영,박연준,배수연,서윤후,손보미,안희연,오은,유진목,정지돈,최지은,황인찬
1980년 출생.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시 「블로우잡Blow Job」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김준성문학상,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글로리홀』, 『입술을 열면』, 『호시절』 등, 산문집으로 『걱정 말고 다녀와』, 『아무튼 스웨터』, 『질문 있습니다』,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 『당신의 자리는 비워 둘게요』 등이 있고, 앤솔러지 소설집 『새벽의 방문자들』, 『인생은 언제나 무너지기 일보 직전』 등에 참여했다. 2012년 짧은 영화 [영화적인 삶 1/2]를 연출했다. 2021년 『낮의 해변에서 혼자』 시집을 냈다.

심야 라디오 방송을 즐겨 듣는다. 토요일에는 되도록 낮잠을 자고, 일요일에는 되도록 글을 쓴다. 어제는 목화송이를 가만히 보다가 모시조개탕을 끓이고 마음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눈은 오고요, 다정하여, 족집게로 새치 한 가닥을 뽑았다.

09시까지 출근하고 18시가 되면 퇴근한다. 야근하고 때론 주말에도 일한다. 지난 몇 년간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한의원을 통해 쌍화탕을 종종 복용하였고, 요즘엔 아침마다 홍삼농축액을 미온수에 타 먹고 있다. 최근 가장 큰 관심사는 언제 쓸까, 하는 것이고 가장 크게 관심이 사라진 것은 사람이다. 그런 이유로 출퇴근 지하철에서 모르는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듣고 그걸 시로 옮겨 적는다. 며칠 전 아침 ‘지옥철’에서는 “아, 씨발, 자빠지겠네.”라는 말을 들었다. 무언가 들킨 기분이 들어서 뒤로 밀리지 않기 위해 앞사람을 힘껏 밀었다. 내 옆에 서 있던 사람은 그 와중에도 태연히 휴대전화로 ‘에코후레쉬세탁조클리너’를 살펴보고 있었다. 인생은 어디까지나 살아 봐야 하는 것.

이런 작가 약력을 보면 누군가는 작가가 신비하지 못하게, 하고 혀를 끌끌 찰 테지만 신비롭게도 이렇게 살고 있음이 작가에게는 가장 신비로운 일이다. 소시집, 시집들과 산문집들을 묶었고, 여러 권의 책에 산문과 소설과 시를 수록했다. 인생 영화를 꼽으라고 하면 항상 이 영화를 할지, 저 영화를 할지 머뭇거리게 된다. 내일 당신과 영화를 봐야 한다면 그 영화들 중에서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을 고르겠다. 감독은 이 영화를 두고 말했다. “관객들이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1980년 출생.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시 「블로우잡Blow Job」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김준성문학상,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글로리홀』, 『입술을 열면』, 『호시절』 등, 산문집으로 『걱정 말고 다녀와』, 『아무튼 스웨터』, 『질문 있습니다』,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 『당신의 자리는 비워 둘게요』 등이 있고, 앤솔러지 소설집 『새벽의 방문자들』, 『인생은 언제나 무너지기 일보 직전』 등에 참여했다. 2012년 짧은 영화 [영화적인 삶 1/2]를 연출했다. 2021년 『낮의 해변에서 혼자』 시집을 냈다.

심야 라디오 방송을 즐겨 듣는다. 토요일에는 되도록 낮잠을 자고, 일요일에는 되도록 글을 쓴다. 어제는 목화송이를 가만히 보다가 모시조개탕을 끓이고 마음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눈은 오고요, 다정하여, 족집게로 새치 한 가닥을 뽑았다.

09시까지 출근하고 18시가 되면 퇴근한다. 야근하고 때론 주말에도 일한다. 지난 몇 년간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한의원을 통해 쌍화탕을 종종 복용하였고, 요즘엔 아침마다 홍삼농축액을 미온수에 타 먹고 있다. 최근 가장 큰 관심사는 언제 쓸까, 하는 것이고 가장 크게 관심이 사라진 것은 사람이다. 그런 이유로 출퇴근 지하철에서 모르는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듣고 그걸 시로 옮겨 적는다. 며칠 전 아침 ‘지옥철’에서는 “아, 씨발, 자빠지겠네.”라는 말을 들었다. 무언가 들킨 기분이 들어서 뒤로 밀리지 않기 위해 앞사람을 힘껏 밀었다. 내 옆에 서 있던 사람은 그 와중에도 태연히 휴대전화로 ‘에코후레쉬세탁조클리너’를 살펴보고 있었다. 인생은 어디까지나 살아 봐야 하는 것.

이런 작가 약력을 보면 누군가는 작가가 신비하지 못하게, 하고 혀를 끌끌 찰 테지만 신비롭게도 이렇게 살고 있음이 작가에게는 가장 신비로운 일이다. 소시집, 시집들과 산문집들을 묶었고, 여러 권의 책에 산문과 소설과 시를 수록했다. 인생 영화를 꼽으라고 하면 항상 이 영화를 할지, 저 영화를 할지 머뭇거리게 된다. 내일 당신과 영화를 봐야 한다면 그 영화들 중에서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을 고르겠다. 감독은 이 영화를 두고 말했다. “관객들이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