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몽 루셀은 에드몽 로스탕, 앙드레 지드, 장 콕토 등에게 주목을 받았고 다다이스트, 초현실주의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생전에는 독자들로부터는 완전히 무시당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취급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전부 다 자비출판으로 발간되었으며 그의 작품의 연극 무대화한 것도 그가 비용을 부담한 것이었으며 《아프리카의 인상》의 초판이 완전히 다 팔리는 데에는 22년이 걸렸다는 사실이 이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때마다 벌어진 소동 혹은 스캔들은 확실히 그를 화제의 인물로 만들어주긴 했지만 그를 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항상 야유와 조소의 그림자가 어려 있었다. 무언가 기괴한 어떤 것, 즉 아주 마이너한 문학으로 보는 것이 루셀에 대한 대다수의 일치된 견해였다. 그가 재산가였다는 것도 사람들의 반발을 야기한 원인이 되었다. 모든 것은 돈 많은 부잣집 아들의 취미활동 정도로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1933년 비극적인 자살 이후 30년이 지나 루셀이 생전에 꿈꾸던 ‘명성’은 현실이 되었다. 그의 작품이 주변적인 영역에서의 약간의 주목이라는 수준을 넘어서서 문학사상 드물게 대담하고 철저한 언어실험의 빛나는 성과이며 현대의 신화의 창출이라는 것이 점차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앙드레 브르통, 장 페리, 미셀 카르쥬, 그리고 부자父子 이대에 걸쳐 루셀과 교류가 있었던 미셀 레리스의 여러 문장이 이러한 평가의 선구를 이루었다. 1960년대에 이르러 그의 진정한 복권이 이루어졌다. 자비출판인 탓에 입수하기가 쉽지 않았던 루셀의 작품이 장 자크 포베르 사와 갈리마르 사에서 다시 간행되었으며 미셀 뷔토르, 미셀 푸코, 장 스타로뱅스키, 알랭 로브 그리예 등이 당대의 유수한 작가, 비평가들이 차례로 루셀에 대한 글을 발표했다. 특히 푸코의 《레이몽 루셀》(1963)은 루셀의 언어의 수수께끼에 도전한 결정적인 저작이었다.
Contents
- 제 1장
- 제 2장
- 제 3장
- 제 4장
- 제 5장
- 제 6장
- 제 7장
- 옮긴이 후기
- 레이몽 루셀 연보
Author
레이몽 루셀
프랑스의 시인, 소설가. 파리의 유복한 부르조아 가정에서 태어나 파리 고등음악원 피아노과를 다녔지만 음악보다 시에 더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 17세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1897년에 장편의 운문소설 《대역》을 자비출판한다. 이 작품을 쓰는 도중에 강렬한 ‘영광의 감각’을 맛보면서 자신의 천재성에 대해 확신하지만 작품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그 이후에 소설 《아프리카의 인상》(1910), 《로쿠스 솔루스》(1914)를 발표하고 이것을 각색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지만 그가 원하던 대중적인 성공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를 옹호하는 초현실주의자들이 극장에서 소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오히려 ‘스캔들’로 유명해지는 결과만 낳았다. 1933년 여행지인 시실리의 팔레르모에서 수면제의 과다 복용으로 자살했다. 사후에 출판된 《나는 어떻게 어떤 종류의 책을 쓰게 되었는가》(1935)에서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자신만의 언어 유희에 기반한 ‘방법’에 의해 쓰여졌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60년대 이후 미셀 푸코, 미셀 뷔토르, 알랭 로브 그리예, 존 애쉬베리 등 많은 작가, 비평가들에 의해 재평가를 받았고 그의 전 작품이 다시 발간되었다.
프랑스의 시인, 소설가. 파리의 유복한 부르조아 가정에서 태어나 파리 고등음악원 피아노과를 다녔지만 음악보다 시에 더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 17세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1897년에 장편의 운문소설 《대역》을 자비출판한다. 이 작품을 쓰는 도중에 강렬한 ‘영광의 감각’을 맛보면서 자신의 천재성에 대해 확신하지만 작품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그 이후에 소설 《아프리카의 인상》(1910), 《로쿠스 솔루스》(1914)를 발표하고 이것을 각색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지만 그가 원하던 대중적인 성공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를 옹호하는 초현실주의자들이 극장에서 소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오히려 ‘스캔들’로 유명해지는 결과만 낳았다. 1933년 여행지인 시실리의 팔레르모에서 수면제의 과다 복용으로 자살했다. 사후에 출판된 《나는 어떻게 어떤 종류의 책을 쓰게 되었는가》(1935)에서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자신만의 언어 유희에 기반한 ‘방법’에 의해 쓰여졌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60년대 이후 미셀 푸코, 미셀 뷔토르, 알랭 로브 그리예, 존 애쉬베리 등 많은 작가, 비평가들에 의해 재평가를 받았고 그의 전 작품이 다시 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