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코로나 2년차. 작년과 달리 전면등교를 하는 대구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날이 더워지는 어느 5월에 영시집 만들기에 돌입했다. 매주 세 번씩 만나는 아이들이지만 수업에서 1대 25로 만나는 아이들 개개인 생각에 선생님이 깊게 다가가기란 힘든 일이다. 하지만 시를 통해 아이들이 지금 어떤 생각을 주로 하고 있는지 1대 1로 만날 수 있고, 아이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수업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우선,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기 위해 먼저 한글로 시를 썼다. 최연소 영시인, 창작의 고통이라는 용어들을 씀으로써 아이들도 자신이 하고있는 작업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갖게 되었고 시를 쓰는데 상당한 고뇌의 시간을 투자했다. 다음으로 파파고를 이용해 자신의 한글 시를 영시로 번역하는 작업을 했다. 총 50명의 아이들의 시를 1대 1로 오역되거나 스펠링 오류 등을 선생님이 수정해주면서 아이들의 생각을 함께 나눴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자신의 시에 대한 간단한 퀴즈를 출제하고 발음 연습을 한 뒤 시낭독회를 열었다. 선생님이 아닌 친구와 자신이 앞에 나가 수업을 운영하였기에 알찬 수업이 되었다. 더불어, 이 책이 14살의 무렵 자신의 생각을 돌이켜보고 싶은 순간 이 책이 추억 저장소가 되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