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백미는 현상을 변경하고자 하는 ‘공작’에 있다. 공작이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다. 아쉽게도 수많은 공작 성공사례는 베일 속에 감춰진 채로 역사의 그늘로 사라져 간다. 정보계의 숙명이다. 1부로 편집한 서정순 교수의 논문이 원론적이고 학술적인 시각에서 정보의 어느 한 분야에 대해 체계적이고 분석적으로 정리해놓은 것이라면, 2부를 전담한 필자는 현장에서 실제 벌어졌던 사건, 즉 ‘정보의 현장’을 생생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강점은 그간 스파이 세계를 다룬 많은 책들이 거의 취급하지 않은 부분을 부각해서 게재한 것이다. ‘스파이 외교관’이 그 하나다. 이 파트는 과거 소련이 괄목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었고, 북한이 구 소련을 능가할 정도로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 책이 위기의 시대에 딱부러진 해답을 주지는 못하지만 이 책에 포함된 국내외 사례는 그 자체로 미래의 안개 속을 헤쳐 나가는 인사이트를 준다고 자분한다. 흥미도 있다고 생각하며 독자들의 큰 관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