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밤에는 눈이 보이지 않는 슈퍼 히어로 데어데블로 변신하는 남자 맷 머독. 그의 아버지 잭 머독은 뉴욕 출신의 복서로, 자신의 아들만큼은 복서 같은 싸움꾼이 아니라 진정한 엘리트 뉴요커로 자라기를 바랐다. 그런 아버지의 희망에 따라 어려서부터 책에 빠져 살던 맷을 주변의 친구들은 ‘데어데블’이라 놀렸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로 방사능 폐기물이 눈에 들어가 장님이 되고 마는 맷. 그런데 시력을 잃은 대신 그 외의 모든 감각기관이 초인적으로 발달되는 부작용을 겪는다. 시간이 흘러 법 공부를 마친 맷은 아버지 잭이 폭력 조직의 하수인으로 일하다 죽음을 맞이한 사건을 계기로 악당들을 물리치는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는 어릴 적 별명 데어데블을 또 다른 자아의 이름으로 정하고 살아간다.
1964년 마블 코믹스의 스탠 리와 빌 에버렛에 의해 일찌감치 창조된 캐릭터였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1980년대 초 프랭크 밀러가 재조명하면서 메이저 히어로 반열에 우뚝 섰다. 프랭크 밀러는 인지도가 낮은 캐릭터이던 데어데블을 순식간에 인기 히어로로 각인시키며 만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2001년에 그 뒤를 이어 등장한 주목할 만한 스토리라인이 바로 이번에 출간되는 브라이언 마이클 벤디스의 『데어데블』이다. 벤디스 『데어데블』의 화가 알렉스 말레프(시크릿 어벤저스)는 우리나라 독자 취향을 저격하는 화풍으로 어둡고 묵직한 데어데블 이야기를 더 바랄 것 없이 그려냈다. 다만 『데어데블 얼티밋 컬렉션』 1권 전반부는 화가 데이비드 맥(David Mack)이 담당했는데, 벤 유릭 기자와 소년 토미의 에피소드(데어데블 #16-19)를 수채화풍으로 표현하면서 다양한 회화적 시도를 감행하는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한글화를 최소한으로 진행했다.
『데어데블 얼티밋 컬렉션』 1권에서는 헬스키친을 평정한 지하 조직의 보스 킹핀이 조직원들의 배신으로 밀려나고 그 혼란 와중에 데어데블의 정체가 맷 머독이라는 사실이 일간지에 폭로된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두려움 없이 맞서는 히어로의 모습이 그려진다. 2006년 에드 브루베이커(캡틴 아메리카의 죽음)는 벤디스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화가 마이클 라크(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다비드 아하(호크아이)와 함께 명성에 걸맞은 완성도를 선보이며 데어데블 캐릭터의 전성기 이야기를 써냈다. 브라이언 마이클 벤디스가 쓰고 알렉스 말레프와 데이비드 맥, 마누엘 구티에레즈, 테리 도슨이 그린 『데어데블』 #16-19, #26-40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