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북한(조선) 인문학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은 불행이다. 비록 남북이 체제는 서로 다르지만 북의 인문학은 남의 나라 인문학이 아니라 엄연히 우리 인문학, 우리민족 인문학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서구 주류인문학은 편파적일 정도로 과다하나 북 인문학은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이 책은 북의 심리학, 윤리학, 미학, 종자론(문예이론), 철학 등 방대한 주제 전반을 다루고 있다. 낯선 북의 인문학을 남한 독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쉽게 설명하려는 안내자 역할을 시도했다. 그러나 주제가 주제인 만큼 결코 쉽지는 않다. 이 책은 필자가 북 인문학을 접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얻은 나름의 주관적 견해와 해설을 첨부하기도 했으나, 기본적으로 북이 보는 북 인문학을 설명하였고, 북 사회과학원 출판물의 공식해설에 충실하려 했다.
북 인문학은 모두 새로운 주체철학의 관점에 기초한 독창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고전적 맑스주의 인문학에서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독창적 개념들이 무수히 탄생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맑스주의를 넘어선 인간의 ‘자주성을 위한 인문학’의 새 지평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책은 독자 여러분들에게는 낯선 북 인문학에 대한 일반적 이해를 한 차원 더 높여줄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북 인문학을 들여다보는 경험은 우리 안에 내재한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마음의 통일을 앞당기는 노정이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