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죽집(聽竹集)』은 청죽 임공희(任公熺, 1850∼1917)의 글과 시, 그리고 그의 아들 소죽 임기부(任冀溥, 1881~1952)를 기리는 시와 만사(挽詞) 등이 실려 있는 문집이다. 이 책은 간재 전우의 사사를 받은 청죽과 그의 아들 소죽의 교유관계를 비롯해 당시 김제를 중심으로 한 전라도 일대 선비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역사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청죽집』은 원래 2권 1책으로 청죽집 1권(聽竹集卷之一)에는 「선고통정공효행록(先考通政公孝行錄)」 등 ‘서(書)’와 「변군자소인론(辨君子小人論)」 등의 ‘잡저(雜著)’로 14편이 수록되었다. 청죽집 2권(聽竹集卷之二)에는 기차를 타고 경성(京城) 공진회(共進會)에 가며 신문물을 경험한 설래임을 담은 「승기차부경성공진회(乘汽車赴京城共進會)」를 비롯한 ‘시(詩)’ 147수와 「청죽집부록(聽竹集附錄)」으로 ‘청죽헌기(聽竹軒記)’, ‘제문(祭文)’, ‘행장(行狀)’ 등 13편이 수록되어 있다. 부록으로 실린 「소죽유고(小竹遺稿)」에는 청죽의 아들 소죽 임기부를 기리는 시 3수와 만사(挽詞), 행장(行狀), 묘갈명(墓碣銘), 발문(跋文) 등이 수록되어 있다.
임공희의 자는 도형(道衡)이고, 호는 청죽(聽竹)이며, 풍천(豊川)이 본관이다. 임공희의 학문은 조선 말기에서 일제강점기를 잇는 호남 최고의 유학자로 칭송되는 간재(艮齋) 전우(田愚, 1841-1922)에 연원(淵源)한다. 청죽은 간재와의 편지를 통해 가르침을 받았고, 청죽도 화답하며 사제의 연을 이어갔다. 임기부의 자는 성거(聖擧)이고, 호는 소죽(小竹)이며, 전북 김제(金堤) 만경리(萬頃里)에서 태어났다. 소죽은 베풀어 주는 것을 좋아하여 기근이 들면 번번이 재산을 다 털어서 진휼(賑恤)하기도 하여 사람들은 역시 청죽공(聽竹公)의 아들답다고 칭송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