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을 공부한 치과의사가 들여다 본 ‘한방(韓方)’의 세계. 이 책은 ‘한방(韓方)’을 둘러싼 과거와 현재, 그리고 곧 다가올 우리 사회의 담론이 씨줄 날줄로 엮어 있다. 특히 여전히 세상을 흔드는 ‘신자유주의’라는 틀 속에서 한의학이 어떻게 ‘주변화’ 과정을 거쳐 우리 의학계와 의학 소비자들 앞에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지를 의사 그리고 문화인류학 박사의 시선으로 짚고 있다.
기능성 한방 화장품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만, 한의학, 전통적인 한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왜 낮아졌는가? 침과 보약으로 대변되는 한방은 과연 의료인가? 문화인가? 의료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고민이 들고, 한번쯤은 의문을 가졌을 법한 한방(韓方), 한의학과 양의학에 대한 의구심과 물음을 저자는 ‘신자유주의’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 담론들에 의한 ‘주변화’ 과정으로 풀이한다. 사회 담론을 중심으로 한 학술적 접근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문화인류학이 지닌 삶과의 밀접성, 곧 대중적인 시선이 함께 따라간다. 저자는 이 책을 위해 의료계 종사자는 물론 일반인(소비자)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러한 상황과 생각들을 통해 담론의 그물망을 발견한다.
보조의료, 기능성 상품으로 치달은 한방(韓方)이 이 책의 주인공이지만, 비단 우리는 이것만을 들여다봐서도 한방(韓方)에 대한 저자의 연민만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과학과 경제 영역, 가시적인 전문성으로 가득 찬 의료사회는 우리 사회의 일부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의료 현상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며, 자신의 전문성을 동원해 풀어낸 이 책 속에서 우리는 주류와 비주류의 문제까지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한방의 주변화’ 과정에 뛰어든 내 의료 시나리오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 작은 내 세계와 우리 사회의 문제이다.
Contents
[추천의 글] 한방과 의료 그 사이, 신자유주의의 가면을 벗기다
[책을 펴내며] 무엇이 중요한가? : ‘사실’과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것’
1부. 한방의 아이러니
1. 들어가며
1. 의료인가? 문화인가?
1. 전체가 부분에 부속되다: 한방, 침, 보약
2부. 상상되고 발명되어 실행되는 의료
4. 너로 인해 내가 존재한다: 한방의 정체성 만들기
5. 머릿속의 토끼가 절구를 만들어 내다: 의료의 시작에 관하여
6. 의료의 방으로 들어가기: 의료화와 한방
3부. 보이지 않는 커다란 그물망
7. ‘신자유주의’로 해석하기: 의료, 호모에코노미쿠스, 생의료화
8. 과학인가? 과학화인가?: 의료, 전문성, 표준화
9.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의료, 상징, 건강기능식품
Author
이성오
1991년 봄, 전북대학교 치과대학에서 20대를 시작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활동과 베트남 민간인 학살문제를 다루는 ‘베트남 평화의료연대’ 활동을 하며 30~40대를 보내고 있다.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천을 위하여 같은 대학의 고고문화인류학과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했고, 의료인류학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라는 호칭이 붙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문화인류학자이자, 개원한 지 20년이 된 치과의사이다. 편견이 없는 세상, 다양성이 보장되는 세상, 진리로 가장한 어설픈 지식이 판치지 못하는 세상을 꿈꾸며, 함께 공부한 동료들과 ‘아시아사회문화연구소’를 꾸려가고 있다.
1991년 봄, 전북대학교 치과대학에서 20대를 시작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활동과 베트남 민간인 학살문제를 다루는 ‘베트남 평화의료연대’ 활동을 하며 30~40대를 보내고 있다.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천을 위하여 같은 대학의 고고문화인류학과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했고, 의료인류학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라는 호칭이 붙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문화인류학자이자, 개원한 지 20년이 된 치과의사이다. 편견이 없는 세상, 다양성이 보장되는 세상, 진리로 가장한 어설픈 지식이 판치지 못하는 세상을 꿈꾸며, 함께 공부한 동료들과 ‘아시아사회문화연구소’를 꾸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