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대 초반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카피가 히트를 하고 ‘부자아빠 가난한아빠’란 책이 베스셀러에 올랐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부자’라는 말을 어떤 거부감 없이 처음으로 우리가 이루어야 할 긍정적인 꿈이나 목표로 받아들이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 뒤 아파트 투기 열풍이 전국을 뒤덮었고 단돈 몇백만원으로 시작하여 몇백억을 거머쥔 주식부자, 부동산부자에 대한 풍문이 끝없이 이어졌다. ‘부자 되세요’라는 꿈이 정말 내 삶에도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부푼 기대로 국민의 상당수가 대출을 받아 자기가 살지도 않을 ‘아파트’란 상품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부터였다. 그리고 지금, 그 모든 꿈들이 허망하게 사라져가는 2015년 대한민국에 우리는 서 있다.
이 책은 1980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하바드대를 나온 사회학자인 필립 슬레이터는 그 당시 미국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이상한 중독현상에 주목했다. 그것은 바로 다름아닌 ‘부 중독’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Wealth Addiction'이다. 알콜중독, 도박중독 등 인간의 몸과 마음을 파괴하는 수많은 중독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중독과 달리 저자가 주목한 ‘부 중독’은 한 개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파괴하는 가공할 위력을 발휘한다. 이 책은 1980년 레이건 집권 이후 부자를 위한 감세 정책 등을 펼치며 미국이 부 중독자를 양산하는 사회가 되어버린 시점인 1990년, 독자들의 요구에 의하여 재출간되었다. 저자는 미국 사회가 이대로 가면 큰일난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쩌면,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 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할 시점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Contents
책머리에 _6
저자의 말 _8
1장 돈이란 무엇인가 _11
2장 돈에 중독된 사람들 _33
3장 부 중독의 네가지 징후_57
4장 심각한 중독자와 그 자녀들_101
5장 에고 마피아와 중독경제 _171
6장 탐욕의 민주화_195
7장 치유에의 길_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