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만난 계절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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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4/02/07
Pages/Weight/Size 140*200*6mm
ISBN 9791193716687
Categories 소설/시/희곡 > 시/희곡
Description
시인이 첫 문장을 말했다면
그 여백은 당신의 문장으로 채우는 것이 어떠한가

생을 살아가다
떠오르는 모든 상념을
은유의 낙서로 다시 추억하고자 한다

시적 여백이 많은 문장일수록 많은 공상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저자는 그러한 근간을 만지고 있으며, 단어 하나하나가 품고 있는 내적 은유와 여백을 통해 시적 상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무한히 확장시킨다. 단어나 낱말이 가진 단순한 의미를 해석하기보다는 문장 속에 숨어 있는 색다른 풍경을 상상하게 하는 힘. 이 책은 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머릿속에 새로운 풍경을 그릴 수 있게 한다. 문장 하나로 마음의 도화지에 색다른 풍경을 수놓는 것이다. 시처럼 쓰는 낙서 그리고 여백이 많은 문장. ‘시인이 첫 문장을 말했다면, 그 여백이야말로 이 책을 읽는 당신의 문장으로 채우는 것이 어떠한가’라고 묻는 듯하다.
Contents
시인의 말

Part.1

난 빗방울의 손을 잡아 주겠어
나는 너를 만난 계절이 좋아
사막에서 가을을 만났다
오늘을 무사히 건너가는 중이다
초록의 사막을 건너가는 중이다
나는 그대에게로 흘러가는 중이다
나무도 손을 흔들흔들
난 그 행간에서 살아가는 중이다
바람의 맛이 달싹하다
그 바람의 고향은 동해란다
녹슨 자음과 모음이 서로 엇갈리고 있었다
나무가 그물을 던지고 있다
혈관 속에 붉은 난류가 흐르고 있다
빗방울도 눈물이 되어 왔단다
그대의 눈물 속으로 걸어간다
나무야, 그대 역시 부처다
후두둑, 소나기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나무도 흔들흔들 경청 중이란다
그 바람의 고향은 적도란다
추억 하나 만들어졌다

Part. 2

추억에 밑줄을 긋는 순간이다
그런 오후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 바닷가를 걸어가고 있었다
가을의 안부도 묻는다
그리움 하나 매듭을 푸는 순간이다
지구에서 동그란 우주를 만났다
빗방울 소리에 영혼이 취해 가는 중이다
그런 빗방울의 수다가 한창이다
한숨 하나 툭 떨구어 놓고
그러다가 온몸이 추억에 젖어 들었다
난 빗방울과 함께 걸어가겠어
그런 오후를 방황 중이다
다른 바람과 손잡고 떠나는 중이다
아른한 봄날을 상상 중이시겠다
그런 위기의 날이 자주 있었다
그런 아득한 날이 자주 있었다
한잔 술에 취한 나처럼
집으로 돌아온 배 한 척이 졸고 있다
이제 나무가 말할 차례이다
빗방울도, 토닥토닥

Part. 3

오전을 배웅하고 오후를 다시 만났다
소나무는 소리의 운율을 감상 중이었다
말하기 전에 비는 그쳐 있었다
나도 악수를 청합니다
소나무가 눈을 감고 협주를 감상 중이다
추억하는 모든 것이 나는 그립다
그대라는 빛이 안내할 것이다
괜스레, 풍경 탓
우연이란 단어는 아무 잘못이 없었다
온몸이 파도의 모음 소리로 상큼하다
그게 사실은, (이하는 침묵 중이다)
나무는 잎사귀 하나 떨어질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나뭇잎 하나가 어깨에 내려앉았다
나는 마음과 걸을 것이다
혼자 말하는 마음의 문장은 난해하다
추억에 대한 해설은 생략하기로 한다
그런, 그런, 소소한 날에 마시는
놀란 잎사귀 하나 툭 몸을 떨구고
자꾸만 추억이 눈짓하기 때문이다
자꾸만 파도가 손짓하기 때문이다

Part. 4

한 소절 노래를 불러 줄 것 같은
마음의 행간에 가을의 밑줄을 긋는다
나는 서두의 첫말을 잃었습니다
난 동그라미를 세야겠어
서로가 위안이 되는 박자다
소리가 서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혼자 가는 사람은 풍경이 안아 줄 것이다
그대 생각 어렴풋이 난다면
나는 그대가 있을 때 가장 빛난다
지금 조용한 수다가 한창이다
우리 악수 한번 할까
그대는 나의 오아시스다
그러면서도 모른 척 추억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가을 덕분이다
나는 너의 배경이 되어도 좋다
그때 그 계절만 되돌아올 뿐
난 그런 누군가 머무를 오후가 되겠어
그늘과 햇살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중이다
계절이 귀하도 전시할 것이다
나는 혼자 관객이 되기로 하였다
Author
진상록
1971년 경상남도 창녕에서 태어나 2003년 ‘현대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출간 시집으로는 『흔들의자』, 『삶, 그리고 모노그라피』, 『내 마음속 작란』이 있으며, 2004년 제2회 ‘국제문학교류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71년 경상남도 창녕에서 태어나 2003년 ‘현대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출간 시집으로는 『흔들의자』, 『삶, 그리고 모노그라피』, 『내 마음속 작란』이 있으며, 2004년 제2회 ‘국제문학교류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