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공시의 이해

ESG 논의 자체는 2000년대 UN 등 국제기구의 제창하에 시작되었지만 지금처럼 본격화된 것은 지난 몇 년 사이 세계적인 연기금들과 기관투자자들이 ESG 투자를 선언하고 주요 기업들이 ESG 경영에 동참하면서부터이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 Rock)의 설립자이자 CEO인 래리 핑크(Larry Fink)는 2018년 블랙록이 투자한 대형상장회사들의 경영자들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에서 회사가 목적을 가져야 하고, 재무성과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해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2020년부터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pandemic)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 또한 강조되며 기업의 ESG 성과에 따라 투자의사결정을 내리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기업들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ESG 경영을 핵심 경영활동으로 인식하여 수행해 나가고 있으며, 특히 2020년 말부터 이러한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ESG 관련 전담부서나 기구를 신설하고 여러 ESG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수반될 뿐만 아니라 충분한 인적자원이 필요하므로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 경영이 추진되고 있다.

반면 2023년에는 ESG 무용론이 대두되면서, 미국에서는 일부 주의 경우 2023년 말 기준 Anti-ESG 관련 법안도 마련이 된 상황이다. 특히 미국에서 2023년 상반기에 발의된 법안 중 156건이 ESG 요소를 고려한 대출, 투자, 계약 등을 제한하는 이른바 Anti-ESG 법안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국 37개 주와 연방의회가 발의한 이 156개 법안 중 22건이 법률(law)로 승인된 바 있다. 여전히 ESG 정보에 대한 그린워싱(greenwashing) 문제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으며,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ESG와 관련된 잘못된 진술 누락, 정책 및 절차 미준수로 금융기관을 기소한 바도 있다.

본서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하에서 한국이 도입하려고 하는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기후변화공시 S1, S2에 대한 해설서라고 볼 수 있으며, 독자들이 S1, S2를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자 노력하였다. 하지만 기후변화공시가 2024년 3월에 공표된 SEC의 사례처럼 기존의 안보다 대폭 수정되는 경우가 있어, 이용가능한 최대한의 정보를 활용하여 집필을 하였지만, 일부 내용의 경우 해석상 오류나 혹은 기후변화공시의 업데이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하지만 향후 유럽의 ESRS(유럽지속가능성보고기준), ISSB, SEC는 따로 또 같이의 비슷한 방향으로 발전을 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이에 따라 향후 개정판 발간 시에는 다양한 실무 사례를 포함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