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처럼 드리우는 불투명한 내일로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을 가진 이름들이
각자의 사명을 지키기 위해 한 걸음 내딛는
간절하고 다정한 여름날의 축제
이름을 알고 나면 유일해지잖아. 유일해지면 부르기가 쉬워. 구분이 되는 거야. 구분한다는 건 기억한다는 거고. 알지? 기억에는 시간의 틈새를 메울 힘이 있잖아. 흘러간 것을 끌어당겨 다시 눈앞으로 가져다 놓는 힘. 망각이라는 존재의 죽음을 되돌려 몇 번이고 다시 살고 계속 살게 하는 힘.
- 8쪽
퀴어·여성·노동의 이야기가 지금 여기에 더 많이 필요해서. 《오늘의 세리머니》, 《내 여자친구와 여자 친구들》, 《이어달리기》 등 선명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작품 세계를 펼쳐온 조우리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 읻다에서 출간되었다. 전작에서 그러했듯 작가는 사랑하고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나 더 채워 넣는다. 또한 이번에도 기교 없이 정직한 목소리로 현실의 풍경을 그리며 섬세히 마음의 결을 되짚는다.
여기에 그려진 여름 한때의 작은 도약 속에는 가장 일상적인 순간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균열들, 불투명하게 드리운 내일을 마주하고 추동하는 마음들, 서로가 함께하는 시절에 몰두하는 무구한 얼굴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이름들, 그리고 제때에 도착한 위로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Contents
당신의 자랑이 되려고 · 7
작가의 말 · 215
Author
조우리
2011년 단편소설 「개 다섯 마리의 밤」으로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여성, 퀴어, 노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쓴다. 경장편소설 『라스트 러브』, 소설집 『내 여자친구와 여자 친구들』, 『팀플레이』를 냈으며, 공저로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언니밖에 없네』, 『엄마에 대하여』 등이 있다.
2011년 단편소설 「개 다섯 마리의 밤」으로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여성, 퀴어, 노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쓴다. 경장편소설 『라스트 러브』, 소설집 『내 여자친구와 여자 친구들』, 『팀플레이』를 냈으며, 공저로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언니밖에 없네』, 『엄마에 대하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