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안다. 뭘 더 알아야 하나?” 한 저명한 유대인 지도자가 히틀러의 젊은 시절에 관한 영화 제작 계획을 발표했을 때 한 말이다. 사실이 그렇다. 히틀러에게서 인간성을 발견하려는 시도라면 말이다. 그가 증오와 폭력, 전쟁과 인종 학살을 행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그 행위의 동기에 대해서라면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진다.
역사상 독재자들은 대중을 통제하고, 존경을 얻고, 권력을 과시하고, 자신을 기념하는 수단으로 예술을 활용해 왔다. 하지만 히틀러는 ‘미학’을 활용하고 자신의 통치를 문화적 차원에서 정당화했다. 그는 차원이 다른 독재자였다. 파괴와 인종 청소는 새로운 건설로 가기 위한 길이었다. 예술은 권력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궁극적으로는 권력이 지향해야 할 목적이었다. 그는 제3제국을 역사상 유례가 없는 문화 국가로 만들고자 했다.
이 책은 정치인이 아닌 예술가로서 히틀러의 기록을 모았다. 미적 이상을 구현하려는 뒤틀린 욕망이 어떻게 세계를 불행에 빠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들이 등장한다. 예술이 독재자에게 어떻게 아우라를 씌울 수 있는지, 독재자가 예술에 심취했을 때 어디까지 파괴적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 독자들은 예술에 심취한 히틀러의 모습에 당혹감을 느끼겠지만, 비로소 역사적 비극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Contents
이 책을 둘러싼 이야기들
머리말
참고문헌에 관하여
1부_마지못한 독재자
1장_보헤미안 예술 애호가
2장_문화 철학
3장_거대한 역설
2부_예술적인 지도자
4장_정치가인 예술가
5장_예술가인 정치가
3부_파괴의 예술가
6장_새로운 독일, 새로운 독일인
7장_죽음의 정화
4부_실패한 화가
8장_악전고투하는 수채화가
9장_위작 화가들과 수집가들
5부_예술 독재자
10장_모더니스트라는 적
11장_국가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실패
12장_예술품 수집가
6부_완벽한 바그너 숭배자
13장_히틀러의 바그너인가? 바그너의 히틀러인가?
14장_‘바이로이트 공화국의 총통’
7부_음악의 마스터
15장_에우테르페의 강간
16장_음악 후원가
17장_지휘자와 작곡가들
8부_건축의 마스터
18장_건축을 통한 불멸
19장_정치적 건축
20장_독일 리모델링
21장_미학과 교통
맺음말
감사의 말
주
참고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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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프레더릭 스팟츠,윤채영
미국의 전직 외교관이자 문화 역사가. 스와스모어 대학교를 졸업하고 터프스 대학교 플레처 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년 넘게 미국 외무부에 몸담으며 워싱턴 DC, 프랑스 파리, 서독 본, 이탈리아 로마에서 근무했다. 유럽의 정치와 문화 분야에 관한 폭넓은 저술 활동을 했으며, 이 책은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의 국제문제연구소에 방문학자로 재직 중이던 2003년에 썼다. 이외에도 『독일의 교회와 정치(The Churches and Politics in Germany)』(1973),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의 역사(Bayreuth: A History of the Wagner Festival)』(1994), 『부끄러운 평화: 프랑스 예술가와 지식인이 나치 점령에서 살아남은 방법(The Shameful Peace: How French Artists & Intellectuals Survived the Nazi Occupation)』(2008), 『저주받은 유산: 클라우스 만의 비극적인 삶(Cursed Legacy: The Tragic Life of Klaus Mann)』(2016)을 썼다. 특히 바이로이트에 대한 그의 연구는 해당 분야의 표준으로 여겨진다.
미국의 전직 외교관이자 문화 역사가. 스와스모어 대학교를 졸업하고 터프스 대학교 플레처 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년 넘게 미국 외무부에 몸담으며 워싱턴 DC, 프랑스 파리, 서독 본, 이탈리아 로마에서 근무했다. 유럽의 정치와 문화 분야에 관한 폭넓은 저술 활동을 했으며, 이 책은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의 국제문제연구소에 방문학자로 재직 중이던 2003년에 썼다. 이외에도 『독일의 교회와 정치(The Churches and Politics in Germany)』(1973),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의 역사(Bayreuth: A History of the Wagner Festival)』(1994), 『부끄러운 평화: 프랑스 예술가와 지식인이 나치 점령에서 살아남은 방법(The Shameful Peace: How French Artists & Intellectuals Survived the Nazi Occupation)』(2008), 『저주받은 유산: 클라우스 만의 비극적인 삶(Cursed Legacy: The Tragic Life of Klaus Mann)』(2016)을 썼다. 특히 바이로이트에 대한 그의 연구는 해당 분야의 표준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