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몰라도 사위 시집살이에도
씩씩한 손길로 삶을 보듬는 곳
따끈한 쌀국수와 바삭한 반미와
달콤한 사탕수수주스를 맛볼 수 있는 곳
위풍당당 천하무적 할머니들의 아지트, 송싸이공
그곳에서 자라 그곳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수아가 만난 이야기들
베트남어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하는 열여섯 여중생 수아는 단군시장에서 베트남 음식과 식재료를 파는 가게 ‘송싸이공’의 든든한 통역사다. 외할머니와 함께 일하는 타오, 프엉, 란 할머니의 귀와 입이 되어 주고 가게를 찾은 손님들의 고민도 종종 해결해 준다.
그러던 어느 날, 수아는 지팡이를 짚고 송싸이공에 온 한국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할머니들에게 전하게 된다. 할아버지가 심호흡을 거듭하며 천천히 말을 하는데, 심드렁한 표정으로 채소를 썰며 얘기를 듣던 프엉 할머니가 갑자기 칼을 놓친다. 붉게 물든 도마.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 한바탕 일어난 소란을 고통스러운 얼굴로 지켜보던 할아버지는 가게를 떠나 자취를 감춘다. 이후 할아버지의 딸이 송싸이공을 찾아오고, 자세한 사정을 듣게 된 수아는 반년 뒤 베트남으로 돌아간 할머니를 만나러 떠난 여행에서 그 일에 관한 진실과 마주하는데….
Contents
1부
송싸이공
육아의 달인
한국 아기
꿍 안, 꿍 어, 꿍 람
한 달 잔치
타오 할머니의 새 옷
반뚜 삼촌 이야기
단군시장 너머
보라의 김밥, 지후의 물병
1968년
강제 추방
이미래든 당미래든
2부
까마우 병문안 특사
다시 만난 하이빈 언니
침대버스를 타고
영웅 증서
성진아 반가워
소원초
하미마을
모래사장과 포플러나무의 기억
나의 할머니들
작가의 말
Author
이란주
1995년부터 지금까지 이주노동자, 이주민과 연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네팔 출신 이주 노동자들과 친구가 된 덕분에 인권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이주민과 이주노동자의 삶을 곁에서 보고 듣고 함께 겪으며 마주한 일들을 기록한다. 낯설고 친절하지 않은 세상에 온몸으로 부딪치는 이들의 모습에서 용기와 지혜를 얻고 있다. 이주민을 비롯한 모든 시민이 평등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며 ‘아시아인권문화연대’에서 오래 일했다. 제2의 전태일 평전이라 평가받은 『말해요, 찬드라』, 미등록 이주민의 역사를 기록한 르포소설 『로지나 노, 지나』, 청소년을 위한 이주민 인권 이야기 『이주노동자를 묻는 십대에게』 등을 썼다.
1995년부터 지금까지 이주노동자, 이주민과 연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네팔 출신 이주 노동자들과 친구가 된 덕분에 인권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이주민과 이주노동자의 삶을 곁에서 보고 듣고 함께 겪으며 마주한 일들을 기록한다. 낯설고 친절하지 않은 세상에 온몸으로 부딪치는 이들의 모습에서 용기와 지혜를 얻고 있다. 이주민을 비롯한 모든 시민이 평등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며 ‘아시아인권문화연대’에서 오래 일했다. 제2의 전태일 평전이라 평가받은 『말해요, 찬드라』, 미등록 이주민의 역사를 기록한 르포소설 『로지나 노, 지나』, 청소년을 위한 이주민 인권 이야기 『이주노동자를 묻는 십대에게』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