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는 다름 아닌 힘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만진다면,
그것은 세계를 움직이는 힘과 접촉하는 순간이다
“공학 글쓰기의 대가가 내놓은 또 다른 걸작.” /『커커스 리뷰』
“그야말로 걸작이다!” /로널드 라타니션, MIT 명예교수
힘은 무엇일까?
이 질문 앞에서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답을 내놓을 것이다. 힘은 권력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일을 할(혹은 하지 않을) 능력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는 역도 선수가 200kg이 넘는 역기를 드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아니면 태풍이 도시를 덮친 광경을 떠올릴 수도 있다. 모두 다 힘이 맞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힘은 power가 아닌 force, 즉 물체를 움직이게 하고,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나 운동방향, 형태를 변형시키는 작용을 하는 물리량을 말한다.
물론 가장 발견하기 쉬운 힘은 중력이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생 내내, 어디서든 지구의 중력에 붙들려 살아가니까. 우리가 무중력 상태라 알고 있는 것은 사실상 허구다. 우주는 모든 별과 행성, 위성, 소행성, 유성, 혜성, 우주 쓰레기가 중력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계界다. 우주비행사가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지구 주위를 도는 우주정거장의 궤도 속도와 지구로부터의 거리가 결합해 중력에 대항하는 원심력이 생겨나기 때문이지, 중력이 어딘가로 증발해버렸기 때문이 아니다. 이 어느 곳에나 있는 힘을 가리켜 “행성의 안락한 포옹”이라 했던 시인 앨프리드 콘의 말처럼, 중력은 우리 몸을 부모 품에 안기게 한다. 중력은 우리를 끌어당겨 제자리에 데려다놓으며, 그러면서 우리에게 날아오르는 것은 늘 아래로 내려온다는 냉엄한 현실을 일러준다. 중력은 우리에게 하늘로 날아오르라고 부추기는 동시에 우리를 땅에 머물게 한다. 어디에나 존재하는 이 힘은 충실한 친구이자 변덕스러운 적이다.
물론 중력만이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힘은 아니다. 볼 수도, 들을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힘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깃들어 있다.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도, 살랑이는 바람이 우리 귓가를 스치는 것도, 바다에 파도가 치는 것, 물결이 이는 것, 반짝이는 윤슬이 만들어지는 것도 전부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물들의 철학자 헨리 페트로스키는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에게 친숙한 일상 속 사물들로부터 출발해 그것을 둘러싼 과학과 공학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것의 목록은 (실로 모든 것에 힘이 깃들어 있음을 증명하듯이) 피자 위에 꽂혀 있는 피자 세이버(아무도 그 이름을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에서부터 우리가 매일 수없이 만지는 문손잡이, 포크, 깡통, 줄자, 전화기, 클립, 장난감, 고대와 현대의 온갖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방대하고도 다양하다. 우리가 무언가를 만지거나 걸음을 내딛는 순간은 곧 세계를 움직이는 힘과 접촉하는 순간이며, 그 순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미세하게 닳은 구두 뒤축은 힘이 우리에게 남기는 발자국이다. 『물리적 힘』은 바로 그런 구두 뒤축에 대한 책이다.
Contents
머리말
들어가면서: 우리가 느끼는 것들
제1장 밀기와 당기기: 힘의 원천
제2장 중력: 무게를 부여하는 힘
제3장 자기: 전화와 트리키 도그스
제4장 마찰: 슬리퍼와 손가락 올가미
제5장 괴팍한 힘: 흔들림과 미끄러짐
제6장 지레와 외팔보: 한 손만으로 작용하는 힘
제7장 모든 곳에 존재하는 힘: 옷을 입고 외출하기
제8장 관성 모멘트: 대중교통과 질량의 이동
제9장 힘에 대한 착각: 학교와 스풀
제10장 물리학에서 신체적인 것으로: 실제 느낌
제11장 빗면에 작용하는 힘: 평평하지 않은 운동장
제12장 잡아 늘이기와 누르기: 용수철과 포장
제13장 정사각형 상자 속의 둥근 케이크: 그리고 축 처진 삼각형 파이
제14장 전개형 구조: 줄자
제15장 의인화 모형: 카리아티드에서 아바타까지
제16장 보이는 손과 보이지 않는 손: 바람과 휨과 재난
제17장 아치 건축의 문제점: 도움의 손길
제18장 피라미드, 오벨리스크, 아스파라거스: 힘의 증폭
제19장 행성과 함께 움직이다: 지진의 진동 느끼기
제20장 느끼는 힘과 들리는 힘: 종말의 전조
끝맺는 말: 기적의 해
참고문헌
찾아보기
Author
헨리 페트로스키,이충호
“만약 ‘신은 아주 사소한 것에 거한다’면, 신을 찾는 이들은 페트로스키의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이 사는 세계』에 대한 이 추천사는 헨리 페트로스키가 쓴 책들의 성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세계적인 공학자이기도 하지만, 작가로서 페트로스키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면서도 (흔히 사용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사물들을 치밀하게 추적한 책을 썼다. 이를테면 그중 한 권인 『연필』은 흑연에서부터 시작해 연필의 기원, 어원학적 의미, 산업적 배경, 연필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 공학적 발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연필에 관한 모든 것을 다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물리적 힘』에서도 마찬가지다. 제목대로, 이 책은 우리가 물리적 힘을 느낄 수 있는 삼라만상을 다룬다. 그것은 사실상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다. 우리는 물리 세계에 속해 있고 또 물리 세계와 상호 작용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므로.
이 “모든 것에서 힘을 보고, 만지는 모든 것에서 힘을 느낀” 페트로스키는 1963년 맨해튼 칼리지를 졸업하고 1968년 일리노이대에서 이론 및 응용 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 다양한 매체에 공학에 관한 글을 기고했으며, 『연필』, 『책이 사는 세계』, 『공학을 생각한다』,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 등 20여 권의 책을 썼다. 『물리적 힘』은 그의 마지막 책이다.
“만약 ‘신은 아주 사소한 것에 거한다’면, 신을 찾는 이들은 페트로스키의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이 사는 세계』에 대한 이 추천사는 헨리 페트로스키가 쓴 책들의 성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세계적인 공학자이기도 하지만, 작가로서 페트로스키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면서도 (흔히 사용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사물들을 치밀하게 추적한 책을 썼다. 이를테면 그중 한 권인 『연필』은 흑연에서부터 시작해 연필의 기원, 어원학적 의미, 산업적 배경, 연필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 공학적 발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연필에 관한 모든 것을 다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물리적 힘』에서도 마찬가지다. 제목대로, 이 책은 우리가 물리적 힘을 느낄 수 있는 삼라만상을 다룬다. 그것은 사실상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다. 우리는 물리 세계에 속해 있고 또 물리 세계와 상호 작용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므로.
이 “모든 것에서 힘을 보고, 만지는 모든 것에서 힘을 느낀” 페트로스키는 1963년 맨해튼 칼리지를 졸업하고 1968년 일리노이대에서 이론 및 응용 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 다양한 매체에 공학에 관한 글을 기고했으며, 『연필』, 『책이 사는 세계』, 『공학을 생각한다』,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 등 20여 권의 책을 썼다. 『물리적 힘』은 그의 마지막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