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의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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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4/01/22
Pages/Weight/Size 130*190*35mm
ISBN 9791192986173
Categories 소설/시/희곡 > 비평/창작/이론
Description
“비평이 품어야 하는 마음가짐으로서의 유머”

문학평론가 복도훈의 새 비평집 『유머의 비평』이 출간되었다. 저자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써온 한국문학과 관련된 비평을 묶은 것이다. 복도훈은 이미 『눈먼 자의 초상』(2010), 『묵시록의 네 기사』(2012), 『SF는 공상하지 않는다』(2019) 등의 비평집을 펴낸 바 있다.

저자에게 유머는 일종의 마음가짐, 말하자면 너와 나를 괴롭게 하는 그게 실은 별 게 아니야, 라고 속삭이며 위무하려고 애쓰는 마음가짐이다. 너와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 당연히 아무것도 아닐 리가 없다. 다만 저자가 생각하는 유머는 고통에 너와 나의 몸과 마음 대부분을 밀어 넣고 그것의 자양분으로 삼거나 그런 삶에 은밀하게 안주하려는 태도와 결별하려는 몸짓이다. 그것은 자신을 또 다른 자신으로 객관화해 바라보려는 안간힘 같은 것이다.

『유머의 비평』의 1부에 실린 글들은 ‘정치적 올바름’이나 정체성 정치와 관련된 담론에 대해 비판적으로 개입한 것들이다. 대략 2010년대 중반부터 진행되었던 페미니즘의 물결의 어떤 우려된 부분, 정치적 올바름과 정체성 정치에 대한 과몰입의 경향을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궁극적으로 인종과 성별 등 정체성과 차이를 강조하는 문학과 정치보다는, 사도 바울의 말을 빌려, ‘유대 사람이나 그리스 사람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차별이 없는’ 지점을 모색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비평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지향점은 차별받는 소수자의 정체성을 포함해 고통받는 다수의 삶에 대해 공감하는 일임을 강조한다. 따라서 『유머의 비평』에서 1부에 실린 글들은 가장 논쟁적이며, 당대적인 글들이라 할 수 있다.

2부에 실린 글들은 바로 그러한 고통받는 다수의 삶에 대한 재현 및 재현의 위기에 대한 비평적 개입으로, 한국인인 필자가 용산 참사와 세월호 참사 등을 겪어내면서 느꼈던 무력(無力), 우울, 분노, 공감에 관한 것들이다. 3부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관심을 기울이는 작가와 작품(최인훈, 김태용, 김연수, 이신조, 김희선, 박민규, 이승우)에 대한 비평과 리뷰를 모은 것들이다. 4부에 실린 글들은 저자의 비평적 실존에 영향을 미친 외국 철학자 또는 비평가인 자크 라캉, 슬라보예 지젝, 가라타니 고진 등에 대한 메타비평이다. 특히 4부의 마지막에 실린 ?저승의 칸트?는 저자가 “규범화된 비평의 형식을 깨고 싶어 썼”다는 글인바, 저자의 향후 비평의 방향성을 암시하는 글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Contents
책머리에 9

제1부

신을 보는 자들은 늘 목마르다 27
―2017년의 한국문학과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비판적인 단상들
‘정치적으로 올바른’ 시대, 책 읽기의 괴로움 57
‘도래할 책’을 기다리며 89
유머의 비평 105
―축제, 진혼, 상처를 무대화한 비평의 10년을 되돌아보기
정치적 올바름입니까, 혐오입니까?―아뇨, 괜찮아요! 153
―슬라보예 지젝의 ‘정치적 올바름’ 비판을 중심으로

제2부

“여기 사람이 있었다” 199
―르포르타주, 죽음의 증언 그리고 삶의 슬로건
애도와 인륜 229
―세월호 참사 100일에 부쳐
“내 귀에 폭탄” 245
―[더 테러 라이브] 또는 실재의 서사
인형과 난쟁이 265
―소설가 황정은과 나눈 말들의 풍경
아무것도 ‘안’ 하는, 아무것도 안 ‘하는’ 문학 295
―우기(雨期)에 읽는 소설들, 무위(無爲)의 주인공들

제3부

책에 따라 살기 339
―최인훈의 『화두』에 대하여
“다시 시도하라. 또 실패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 363
―김태용론
토템과 터부 389
―박화영의 『악몽 조각가』에 대하여
우리, 이페머러의 수호자들 409
―조현의 『나, 이페머러의 수호자』에 대하여
소설, 비 425
―김연수와 이신조의 단편
기원과 종말 441
―김희선과 박민규의 단편
소설로 쓰는 성서 해석학 457
―이승우의 단편들

제4부

빌려 간 주전자를 되돌려주기 477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과 한국 문학비평
지젝이 어쨌다구? 507
―슬라보예 지젝과 네 가지 담론
가라타니 고진을 ‘읽는다’는 것 535
저승의 칸트 561
―형이상학의 정원을 어슬렁거리는 유령에 대한 비평 픽션

후기 581

발표지면 587
Author
복도훈
복도훈. 1973년생. 충청남도 안면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문학평론가이다. 『1960년대 한국 교양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에 『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했으며, 2007년 현대문학상(평론)을 수상했다. 평론집으로는 『눈먼 자의 초상』(2010), 『묵시록의 네 기사』(2012)를 펴냈으며, 연구서로는 『자폭하는 속물』을 썼다. 슬라보예 지젝 등이 쓴 『성관계는 없다』(2005)를 공역했다. 관심사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한국에서 젊은이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화두로 지난 100년간 한국소설에서 재현된 젊음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소설에서 재현된 미래는 어떠한 모습인가’라는 질문과 관련되어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과학소설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다. 이 두 작업은 궁극적으로 한국의 모더니티에 대한 문학적 탐구로 수렴된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재직 중이다.
복도훈. 1973년생. 충청남도 안면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문학평론가이다. 『1960년대 한국 교양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에 『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했으며, 2007년 현대문학상(평론)을 수상했다. 평론집으로는 『눈먼 자의 초상』(2010), 『묵시록의 네 기사』(2012)를 펴냈으며, 연구서로는 『자폭하는 속물』을 썼다. 슬라보예 지젝 등이 쓴 『성관계는 없다』(2005)를 공역했다. 관심사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한국에서 젊은이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화두로 지난 100년간 한국소설에서 재현된 젊음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소설에서 재현된 미래는 어떠한 모습인가’라는 질문과 관련되어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과학소설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다. 이 두 작업은 궁극적으로 한국의 모더니티에 대한 문학적 탐구로 수렴된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