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하염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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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3/12/22
Pages/Weight/Size 140*200*20mm
ISBN 9791192732145
Categories 소설/시/희곡 > 시/희곡
Description
돌이킬 수 없어서 다행인 날들의 기억

첫 시집 『비단길』을 혜성처럼 시단에 등장한 서정주의자. 이후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세상의 모든 뿌리는 젖어 있다』 『기억의 못갖춘마디』등의 시집으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우리 시의 서정적 가치를 지켜냈던 강연호 시인이 드디어 11년 만에 돌아왔다.

그는 이전 네 권의 시집에서, 일상의 삶이 품은 비애를 가만히 추적하며 슬픔과 허무의 맥을 짚어나갔다. 이번 시집 『하염없이 하염없는』 역시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우려낸 듯한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 중년을 건너가는 삶이 거느린 비루한 삶의 풍경과 마음의 얼룩을 첨예한 보석의 언어로 펼쳐낸다. 일상의 삶이 품은 슬픈 비애를 가만히 추적하며 슬픔과 허무의 맥을 짚어나가는 서정적인 체험을 독자에게 선사하며,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의 파동을 일으킨다. 그는 서정의 연금술사처럼 우리의 삶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스펙트럼을 다른 빛깔들로 자기 시 속에 촘촘히 수놓는다.

그의 시선은 이따금 밖을 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안을 향해 열려 있기를 꿈꾼다. 삶의 쓸쓸함에 대해, 고요에 대해, 우리를 글썽거리게 하는 것들에 대해 가만가만 중얼거린다. 이전보다 훨씬 두터워진 사유를 통해 느릿느릿 그려낸 세상은 쓸쓸하고 서럽다. 그런데도 그의 시들은 따뜻하고 감미롭다. 언젠가 안도현 시인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내팽개치고 싶은 과거도 지루한 일상도 그에게 와서는 단단하게 빛나는 한 편의 시”가 된다. 고요하고 섬세하고 낮으막한 것들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눈떠가는 기쁨은 적지 않다. 그의 시가 지닌 미덕이다.

그는 전에 쓸쓸하고 다정하게 말했으나 이제 다정하고 쓸쓸하게 말한다. 깊어졌는데, 밝아졌다. 솟아난 말과 빚은 말을 한데 엮고 일상을 모아 인생을 쓰는데, 한 자리를 오래 천착해 얻은 작은 발견들은 반전의 의외성에 거두어져 홀연 흡족한 완결에 이르는 것 같다. 부분을 정성으로 매만진 사람은 저도 몰래 전체를 돌보게 되는 것인가. 그래서 이 책에선 버릴 말을 찾기가 어렵다.
Contents
1부

혼자 밥 먹는 사람은 / 포옹 / 물고기 발자국 / 자필 이력서 쓰는 밤 / 당신의 문체 / 싱크홀 1 / 연밥을 입에 물어 마음을 달래다 / 수제비 뜨는 저녁 / 후드득 흐드득 / 숨은 신 / 등신불 / 풍선아트 / 알리바이 / 인간적 / 돌탑 / 봄꽃의 선후 / 단풍지도 / 저녁 깊은 밤

2부

내 입술의 모든 말 / 고독한 아이 / 퍼스트 펭귄 / 말뼈 원가 판매 / 당신의 좀비 / 비문증 / 대관람차 / 신들의 전쟁 / 우리가 지구를 떠날 때 / 간판 / 향수 / 외로움을 잃어버렸죠 / 공공의 적 / 잉크가 묻은 손가락 / 여반장 / 과거가 있다 / 벽화 / 처음에는 다 선의였으나

3부

얼굴 / 불우 / 하염없이 하염없는 / 오늘이 가면 / 책의 취향 / 지나간 연애 / 접촉사고 / 놀이터 1 / 놀이터 2 / 백 년쯤 전에 당신은 / 첫눈 / 관계의 내연 / 나머지 / 하마르티아 / 아웃도어 / 건강이 제일이지 / 중년 / 커튼

4부

스토리텔링 / 연금술 / 가족 / 파과 / 호랑이 / 늙은 아이 / 늦둥이 / 텃밭 / 예의 / 스마트워치 / 유실물센터 / 사랑의 배신 / 싱크홀 2 / 구석 / 냉장고 / 오후의 손톱 / 이모티콘 / 이 종이 다발의 한 낱장으로

해설
‘홀로’와 경청의 감각 | 이경수(문학평론가 · 중앙대 교수)
Author
강연호
196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91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1995년 현대시동인상을 수상했다. 시집 '비단길'(1994),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1995), '세상의 모든 뿌리는 젖어 있다'(2001)가 있다. 현재 원광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시를 가르치고 있다.
196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91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1995년 현대시동인상을 수상했다. 시집 '비단길'(1994),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1995), '세상의 모든 뿌리는 젖어 있다'(2001)가 있다. 현재 원광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시를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