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르자 어린이 독서 축제 일러스트 대상 수상작
세계인이 주목하는 시각적 내러티브, 안경미 작가 신작
외면과 내면을 넘나들며 마주하는 다양한 ‘나’
가면의 밤을 벗고 오롯한 나의 세계로 나아가다
보름밤에만 가면을 피우는 버섯이 있대.
너도 갖고 싶은 얼굴이 있니?
그날도 혼자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피리 소리와 함께 세찬 바람이 휘몰아쳤지요. 아이가 겨우 눈을 떠 보니, 갓 쓴 사람이 홀연히 피리를 불고 있었습니다. 기묘한 차림이 오싹해 얼른 지나치려 했지만, 그가 아이를 불러 세웠습니다. “거기 너,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 알쏭달쏭한 물음에 아이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고, 그는 보름달이 뜨는 밤 자신을 찾아오라고 말하곤 스르르 사라져 버렸습니다. 갓 쓴 사람의 말은 아이의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습니다. 세 번째 보름달이 뜨는 밤, 아이는 결국 그를 찾아 숲으로 갑니다. 그곳에는 보름밤에만 가면을 피우는 버섯이 있었습니다. 수천수만 개의 버섯은 저마다 다른 얼굴을 지니고 있었지요. 머리끝이 쭈뼛했지만, 어쩐지 자꾸 눈이 갔습니다. “마음에 드는 걸 써 봐. 새 얼굴을 갖게 될 거야.” 갓 쓴 사람의 말에 가면들을 찬찬히 둘러보았습니다. 아이는 망설임 끝에 자신의 얼굴을 벗고, 새 얼굴로 집에 돌아갔습니다. 아이는 어떤 가면이 필요했을까요? 갖고 싶은 얼굴을 쓴 아이는 평안해질까요?
Author
안경미
2021년 샤르자 국제 어린이 독서 축제에서 일러스트상을 수상하였으며, 2015년과 2018년 볼로냐 어린이 국제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문 앞에서』로 2021년 영국 일러스트협회(AOI) 얼터너티브 출판 부문 쇼트 리스트 아티스트에 올랐습니다. 그림책 『책장 너머 돼지 삼 형제』를 지었고, 『돌 씹어먹는 아이』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산책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2021년 샤르자 국제 어린이 독서 축제에서 일러스트상을 수상하였으며, 2015년과 2018년 볼로냐 어린이 국제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문 앞에서』로 2021년 영국 일러스트협회(AOI) 얼터너티브 출판 부문 쇼트 리스트 아티스트에 올랐습니다. 그림책 『책장 너머 돼지 삼 형제』를 지었고, 『돌 씹어먹는 아이』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산책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