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을 민감하게 만드는 나라가 있을까? 식민지 역사에서 비롯된 문제는 지금까지 양국 관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애국과 매국이라는 두 가지 프레임밖에 없는 탓에 일본에 대한 어떠한 의견도 곡해 없이 전달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경제 분야에서 쌓아 올린 일본의 성취는 한때 전 세계를 호령할 정도였으며, 그 위세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지금도 세계적인 위치에 서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나라보다 먼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고, ‘저출생과 고령화, 격차 사회’라는 선진국형 과제와 ‘추격당하는 국가’로서 선두를 내주지 않기 위해 해법을 고심하고 있는 지금의 일본 사회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무엇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까지 한국이 쌓아올린 성취에 취해 방심했다가는 우리도 일본이 걷고 있는 ‘그저 왕년에 잘나가던 나라’의 길을 걸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일본학 3세대 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창민 교수는 경제학이라는 큰 줄기에 일본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명료한 팩트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낸다. 그리고 일본의 미래를 전망하며, 우리가 미래를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예리하게 통찰한다. 국뽕, 반일, 혐오라는 기름기를 걷어 내고 일본을 정확하게 읽는 정독(正讀)과 자세히 읽는 정독(精讀)에 오롯이 집중하고, 객관적인 데이터와 풍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일본인들은 진짜 근면한가?’, ‘일본형 장기 불황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아베노믹스, 성공인가 실패인가?’ 등 의견이 분분한 일본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 나간다. 또한 여전히 ‘팩스, 도장, 종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현실을 통해 과거의 성공이 오히려 덫이 되어 현재의 실패를 만드는 선진국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사례들을 통해 일본을 ‘반면교사’로서 삼아야 함을 경고한다. 이 책은 한일 양국에 대한 차고 넘치는 선정적인 뉴스들에 지치고 올바른 진실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객관적인 시각과 냉철하게 판단할 기회를 줄 것이다.
Contents
들어가며_ 지금 다시, 일본을 냉정하게 읽어야 하는 이유
1부 과거의 일본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1장 일본인의 상인혼
마그레브 상인이 대리인에게 거금을 맡긴 이유
일본 상인의 길드 조직, 가부나카마
분야를 가리지 않고 뛰어든 일본의 종합 상사들
2장 대代를 잇는다는 것
무형적 자산까지 물려받는 슈메이 전통
장수 기업 최다 보유국의 비밀, 아토쓰기 문화
에도 상인의 반전, 양도가 상속보다 오래간다?
3장 코디네이션과 모티베이션
효율성 임금 이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노예 노동의 생산성을 높인 농장주들의 전략
정보의 비대칭이 가져오는 도덕적 해이
영화 〈기생충〉과 돈야제
4장 일본인들은 진짜 근면한가?
마지메한 일본인의 실체
근면 혁명은 일본 고유의 사건이 아니다
5장 빛났던 하이브리드 정신
일본식 개량의 히트작, 돈가스와 단팥빵
기술 모방이 아닌 일본만의 적정 기술을 찾아서
전 세계가 주목한 토요타 생산 시스템
6장 영웅의 귀환
반복되는 역사 속 데칼코마니 불황
금융 공황의 불씨가 된 관동 대지진
경제 위기의 구원 투수, 다카하시
쇼와 공황과 노장의 재등판
대공황의 두 리더, 루스벨트와 히틀러
아베노믹스의 설계자들
7장 일본의 질주를 막은 ‘게임의 룰’
라스트 히어로, 제로센
소니의 추락시킨 과잉 기술에의 집착
다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8장 성공이 실패를 만드는 아이러니
실패보다 무서운 ‘성공의 덫’
매몰 비용의 오류에 빠진 노몬한 전투
아무도 No라고 말할 수 없었다
2부 현대의 일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9장 왕년의 일본
경제 호황에 대한 추억
하나미자케 경제의 빛과 그림자
왜소해진 거인의 두려움
최전성기를 이끈 경제 시스템
10장 ‘답정너’ 정책이 위험한 이유
모두의 예상을 깬 주가와 지가의 하락
부동산 버블에 던져진 공급 폭탄
규제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11장 사내 실업자
사무실 창가에 앉아 있는 아저씨
고도성장을 만든 종신 고용과 연공서열
40세 정년제는 해법이 될 수 있을까?
12장 백조의 발
삼성전자 한 개 vs 중소기업 천 개
을이 되지 않는 중소기업
기술력으로 대기업과 협상하기
13장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은행이 기업 CEO를 자른다?
흔들리는 메인 뱅크의 위상
은행법 개정과 기관 은행의 부활
14장 수출 규제는 돈의 흐름을 막지 못한다
미국의 자동차 수출 규제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일본의 첨단 소재 3품목 수출 규제
15장 격차 사회,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1억 총중류 사회
양극화 사회가 된 일본
과연 고이즈미가 범인일까?
소득세보다 소비세가 공평한 이유
16장 아베노믹스, 성공인가 실패인가?
일본형 장기 불황을 둘러싼 논쟁
절치부심, 아베의 귀환
아베노믹스의 탄생
3부 미래의 일본을 어떻게 전망할 것인가?
17장 상실의 시대
체감할 수 없는 호황
아베노믹스 정책의 로드 맵
뉴 노멀이 된 저온호황
18장 가난한 나라, 부자 국민?
《부자 나라, 가난한 국민 일본》
가난한 나라가 되어 버린 일본
부자 국민은 다 고령자다
19장 투자 대국 일본
해외 투자로 흑자 내는 ‘성숙한 채권국’
투자하지 않는 기업과 밸런스 시트 불황
‘밖으로, 밖으로!’로 얼마나 버틸까?
20장 추격당하는 국가
추격당하는 국가의 임금
혐소비 세대의 등장
추격당하는 국가의 저축
21장 인구 오너스 시대
‘1억 일본인’이라는 상징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인구 정책
다문화 공생 국가를 향해
22장 갈라파고스 신드롬
내수 시장에 특화된 김치냉장고의 성공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파고든 발포주
여전히 팩스, 도장, 종이
23장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장인 정신에 매몰된 에리카 프로젝트
자물쇠 달린 냉장고의 성공
모듈형 강자 vs 통합형 강자
나가며_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한일 관계 바라보기
한일 역전에 대한 단상
‘장기판의 말’이 아닌 ‘장기 두는 나라’로
한일 경제 협력의 가능성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말
참고문헌
Author
이창민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후 도쿄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도쿄공업대학교 사회공학과(현재 경영공학계)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경험하면서 10년에 가까운 일본 생활을 접고 2014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로 옮겨 국제지역대학원 일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9년 7월 1일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 규제 이후 한일 간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언론과 각종 단체에서 인터뷰와 강연, 기고 요청이 쇄도했다. 전문가 자격으로 참여한 정부 관계자 회의 등에서 한일 간 무역 전쟁의 승패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이 책의 집필을 결심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사실과 오해가 혼동되고, 때로는 다분히 감정 섞인 바람이 한데 어우러져 휘발성 강한 가짜 뉴스가 양산되는 일이 많다. 이 책은 국뽕, 반일, 혐오라는 기름기를 걷어 내고 그야말로 일본을 정확하게 읽는 정독正讀을 그리고 자세히 읽는 정독精讀을 위해 애쓴 흔적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이 두는 장기판의 말이 되기에는 너무 강한 나라가 되었다. 지금부터는 직접 장기를 두는 입장에 서서 주변 국가와의 갈등을 조절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일본에 대한 날카롭고 균형 잡힌 시선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이 책은 이를 갖
추기 위한 가장 객관적인 자료 그리고 깊이 있는 분석과 통찰을 담았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도쿄대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 및 역서로는 《아베노믹스와 저온호황》, 《제도와 조직의 경제사》, 《제2차 세계 대전 전 동아시아의 정보화와 경제 발전前期東アジアの情報化と???展》등이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후 도쿄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도쿄공업대학교 사회공학과(현재 경영공학계)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경험하면서 10년에 가까운 일본 생활을 접고 2014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로 옮겨 국제지역대학원 일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9년 7월 1일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 규제 이후 한일 간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언론과 각종 단체에서 인터뷰와 강연, 기고 요청이 쇄도했다. 전문가 자격으로 참여한 정부 관계자 회의 등에서 한일 간 무역 전쟁의 승패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이 책의 집필을 결심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사실과 오해가 혼동되고, 때로는 다분히 감정 섞인 바람이 한데 어우러져 휘발성 강한 가짜 뉴스가 양산되는 일이 많다. 이 책은 국뽕, 반일, 혐오라는 기름기를 걷어 내고 그야말로 일본을 정확하게 읽는 정독正讀을 그리고 자세히 읽는 정독精讀을 위해 애쓴 흔적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이 두는 장기판의 말이 되기에는 너무 강한 나라가 되었다. 지금부터는 직접 장기를 두는 입장에 서서 주변 국가와의 갈등을 조절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일본에 대한 날카롭고 균형 잡힌 시선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이 책은 이를 갖
추기 위한 가장 객관적인 자료 그리고 깊이 있는 분석과 통찰을 담았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도쿄대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 및 역서로는 《아베노믹스와 저온호황》, 《제도와 조직의 경제사》, 《제2차 세계 대전 전 동아시아의 정보화와 경제 발전前期東アジアの情報化と???展》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