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은 문명의 태동과 함께 등장해 서로 다른 지역과 인간을 연결하고 매개했다. ‘중매인’ 내지는 ‘브로커’로 불린 그들은 멀찍이 떨어진 문명을 연결하여 서서히 하나로 통일시켰다. 그들이 구축한 교역로를 따라 성직자는 타지에 종교를 전파했고, 문학가는 다른 세상의 문화를 배웠으며, 국가는 이국의 문물을 수입했다. 상인이야말로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지구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한 주인공이자 인류 역사의 숨은 주역이다.
역사의 한 축이었던 그들은 아주 장기간에 걸쳐 사람과 세상을 연결했다. 미지의 지역을 탐험하여 인식의 지평을 넓혔고, 상반된 생태계와 문화권을 융합시켜 세계사에 역동적인 감칠맛을 부여했다. 그들은 자신이, 자신들의 상품이 세계를 바꾼다는 자각이 일절 없었을 테지만, 그들이 없었다면 세상을 바꿀 만남 자체가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상인의 변천사에서 세계 경제의 우여곡절을 알 수 있다. 머나먼 과거에는 상인이 직접 서로 다른 세상을 연결했으나 이제는 매개의 역할을 기계가 떠맡게 되었다. 덕분에 세계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강력하게 일체화되는 중이다. 오늘날 세상은 급속하게 좁아지고 있다. 이 책은 상인이 역사에 남긴 업적,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사람과 사람은 어떻게 연결되었을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 방법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세상을 ‘직접’ 만나는 일이 가능해진 오늘날. 우리는 두 개의 시대가 공존하는 순간을 살고 있다. 우리의 오늘은 미지의 땅을 지우고 확대를 거듭한 과거의 끝이자 새로운 경제 체제가 형성되는 새 시대의 출발점이다.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현대의 조세 피난처까지, 장구한 시간에 걸쳐 이어진 중간상인의 변천사를 통해 인류 경제의 미래를 가늠해 보자.
Contents
머리말 - 4p
1장 메소포타미아 - 최초의 브로커가 태어난 요람 … 13p
2장 페니키아인 - 지중해 교역로의 개창자 … 33p
3장 파르티아 - 중계무역으로 번성한 로마의 경쟁자 … 51p
4장 이슬람 - 중세를 지배한 황금의 종교 … 69p
5장 소그드인 - 실크로드의 주인공 … 89p
6장 세파르디와 아르메니아인 - 지중해를 넘어 세계로 … 109p
7장 바이킹, 한자동맹, 네덜란드 - 북방 교역망의 변천사 … 127p
8장 포르투갈과 에스파냐 - 대항해시대의 선두주자 … 147p
9장 대영제국 - 수수료 자본주의의 설계자 … 169p
10장 영사에서 종합상사로 - 일본의 경제발전을 이끈 두 개의 기둥 … 187p
11장 조세 피난처 - 대영제국과 IT 기술의 합작품 … 209p
맺음말 - 사람과 물품, 돈과 정보의 흐름이 분리되다 … 228p
후기 … 232p
참고문헌 … 234p
Author
다마키 도시아키,이인우
일본 오사카 출생으로, 1987년 도시샤대학 문학부 문화학과를 졸업했다. 근대 유럽 경제사를 전공했고, 2007년부터 교토산업대학의 경제학부 교수로 활동 중이다. 2009년에 〈북방 유럽의 상업과 경제 1550~1815년〉으로 오사카대학교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저서 중 한국에 번역된 책으로는 《세계사의 중심축이 이동한다》, 《이주, 이동, 식민, 이민의 세계사》, 《다이아몬드의 세계》, 《한 권으로 읽는 세계사》, 《아시아가 세계를 제패하는 시대는 다시 오는가?》, 《물류로 읽는 세계사》가 있다.
일본 오사카 출생으로, 1987년 도시샤대학 문학부 문화학과를 졸업했다. 근대 유럽 경제사를 전공했고, 2007년부터 교토산업대학의 경제학부 교수로 활동 중이다. 2009년에 〈북방 유럽의 상업과 경제 1550~1815년〉으로 오사카대학교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저서 중 한국에 번역된 책으로는 《세계사의 중심축이 이동한다》, 《이주, 이동, 식민, 이민의 세계사》, 《다이아몬드의 세계》, 《한 권으로 읽는 세계사》, 《아시아가 세계를 제패하는 시대는 다시 오는가?》, 《물류로 읽는 세계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