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한의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한의학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허준과 『동의보감』에 대해서는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집념]을 시작으로 [동의보감], [허준], [구암 허준]까지 여러 번의 드라마화를 거쳐 우리에게는 제법 친숙한 느낌을 주는 소재다. 서울에는 허준 박물관도 있고, 경상남도에는 동의보감로라는 도로도 있다. 『동의보감』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며, 2013년은 ‘유네스코가 정한 동의보감의 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높은 유명세에 비해 대부분의 비전공자에게 한의학이란 그저 “보약 지어주고 침 놔주는 의술” 정도로, 대략적인 인상 그 이상의 것을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조금만 걸음을 옮겨도, 손 안의 모바일 폰을 조금만 뒤져봐도 그림 한두 점쯤은 어렵사리 찾아볼 수 있는 지금, 우리는 우리의 옛 그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김홍도나 신윤복의 풍속화, 윤두서의 초상, 신사임당이 그린 풀과 벌레 그림 등은 아는 사람도 많고, 찾아보기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저 “옛날에 그린 잘 그린 그림” 정도로만 느낄 뿐, 그 안에 숨겨진 다양한 함의 혹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와의 연관성을 떠올리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문화란 시대 속 삶의 모습을 반영하며, 더 나아지고 더 다양해질지언정, 본래 갖고 있는 근본만은 어지간해선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옛 그림과 『동의보감』으로 대표되는 한의학은 어떤 점에서 만나고 있을까? 한의학은 본디 의학이면서 철학이다. 해부학적 구조보다는 실제 우리 몸 안에서의 기능을 더 중시하는 측면이 있다. 동양화도 그림 기법보다는 철학적인 면을 중시하는 측면이 있다. 그리하여 겉모습의 치밀한 묘사만이 아니라, 내면을 포함한 대상 그 자체를 온전히 그림으로 옮겨 놓으려 한다. 옛 그림과 한의학은 바로 이러한 점에서 만나고 있다.
책에는 매 꼭지마다 1~3편 정도씩 우리 조상들이 그렸던 옛 그림들이 소개된다. 그림 속에서 우리는 한의학이 말하는 건강의 징후를 찾을 수도 있고, 한약재의 모습이나 풍속의 한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다. 미술관에서 여유로운 산책을 하듯 한 장 한 장 그림을 살펴보노라면, 어느새 그림 곳곳에 숨어 있는 한의학의 자취와 우리 조상들의 삶, 그리고 그 사이의 관계까지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다.
Contents
들어가며 ……5 一 우리 몸의 겉을 들여다보다
1 눈에서 정신이 보인다 ……21
2 코 큰 사람이 건강하다? ……29
3 건강한 입술이란? ……37
4 귀가 알려주는 당신의 나이 ……45
5 손바닥을 보고, 뱃속을 안다 ……55
6 건강하려면 발을 만져라 ……67
7 건강을 가늠하는 척도, 털 ……77
二 우리 몸의 속을 들여다보다
1 간, 혈액을 조절하다 ……89
2 심장, 마음을 보여주다 ……103
3 비장, 입맛을 결정하다 ……115
4 폐, 기운을 소통시키다 ……125
5 신장, 노화를 결정하다 ……135
三 주변과 일상에서 약재를 찾아보다
1 물의 종류가 33가지? ……149
2 약으로도 버릴 곳 없는 소 ……159
3 후추 대용품으로 썼던 향신료 ……169
4 어혈을 풀어주는 군자의 꽃 ……177
5 날이 차가워진 다음에야 그 푸름을 안다 ……185
四 신화와 풍습 속에서 약재를 찾아보다
1 수명을 늘려주는 낙원의 꽃 ……197
2 약과 음식은 다르지 않다 ……211
3 음식 간에도 궁합은 있다 ……225
4 허준이 동의보감을 쓴 이유 ……237
5 단오절에 만나는 한약재들 ……257
6 토끼의 간을 약으로 쓸 수 있을까? ……269
부록
○ 나는 어떤 체질일까? ……308
○ 사상체질별 음식 ……310
○ 사상체질별 공부법 ……313
○ 우리에게 친숙한 한약재들 ……316
○ 조금 더 알고 싶은 한약들 ……322
참고문헌 ……326
그림출처 ……330
Author
윤소정
한의사. 전 여해한의원 부원장을 거쳐, 현 순명한의원 원장이다. 서울대를 졸업한 후 인터넷 검색포털,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 일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한의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여 대전대 한의학과에 입학했다. 강의와 저서 활동을 통해 건강에 대해 궁금해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의학의 특성과 장점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이 한의사에 대해 알고 싶어 할 때 학교를 찾기도 하고, 한의원으로 초대해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중년을 위한 동의보감 이야기』, 『한의사 윤소정 선생님이 맥을 짚어주는 한의대로 가는 길』 등을 펴냈다.
한의사. 전 여해한의원 부원장을 거쳐, 현 순명한의원 원장이다. 서울대를 졸업한 후 인터넷 검색포털,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 일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한의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여 대전대 한의학과에 입학했다. 강의와 저서 활동을 통해 건강에 대해 궁금해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의학의 특성과 장점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이 한의사에 대해 알고 싶어 할 때 학교를 찾기도 하고, 한의원으로 초대해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중년을 위한 동의보감 이야기』, 『한의사 윤소정 선생님이 맥을 짚어주는 한의대로 가는 길』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