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대인관계이론

이 책에서 자살과 관련된 주요 정신질환으로 5가지, 즉 주요우울장애, 조현병, 양극성 장애, 신경성 식욕무진증, 경계성인격장애를 거론하고 있지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점은 이러한 질환을 통해 야기되는 자살욕구가 부담감의 지각과 소속감의 좌절과 관련된다는 점이다. 하나의 예로, 조현병 환자가 소속감의 약화나 좌절을 경험하는 이유는 가족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그들의 자살은 이러한 사회적 고립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본서 『자살의 대인관계이론』에서는 자살과 정신질환의 관계를 상세히 검토하고 있지만, 결국 자살의 위험인자를 해명하는 자살행동에 주목한다. 여기에서 제시하는 자살의 위험인자인 3가지 주요 개념은 자살위기 상황에서 어떤 점에 대해 개입할 것인가 하는 점을 보여준다. 지역 공동체를 통한 자살대책 활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삶의 구체적인 현장에서 상호 협력과 연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자살의 대인관계이론은 자살문제가 우리 공동체 구성원의 ‘삶을 위한 지원’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자살에 대한 우리의 인식 범위를 확장시키고, 자살대책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을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