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어린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다. 하지만 매일 똑같은 교실, 똑같은 자리, 똑같은 선생님과 친구들, 학교는 익숙하고 편안한 만큼 지루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럴 때 전학생이란 뜻밖의 사건이자 설레는 선물이 될 수 있다. 어느 날 아침, 교실에 나타난 낯선 아이. 과연 어떤 아이일까, 착하고 성실한 아이일까, 친구를 사귀는 데 적극적일까, 궁금한 것도 많고 살짝 기대감도 생긴다. 가장 외로운 아이에게 새 친구가 생길 수도 있고, 교실 안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어쩌면 익숙한 관계에 금이 갈지도 모른다. 전학생은 잔잔한 연못에 던져진 작은 돌멩이처럼 파문을 일으키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동화에서 전학생 이야기가 자주 다루어지는 이유다.
심순의 『감당 못 할 전학생』은 전학 온 첫날부터 교실을 뒤흔들고 모두를 혼란 속에 빠뜨리는 서아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외국에 살다 귀국한 아담은 전학 첫날부터 자리에 앉자마자 두 눈을 꼭 감는 것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는 것도 아닌데 누가 물어도 대꾸도 않고 쉬는 시간에도 그저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아담. 도무지 이유도, 의도도 알 수 없는 이상한 행동 앞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은 당황한다. 이모가 데리러 올 때까지 고집스레 눈을 꼭 감고 있던 아담은 “아담, 눈 떠!”라는 말을 듣고서야 두 눈을 반짝 뜬다. 왜 눈을 감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무도 나한테 눈 뜨라고 안 해서였지.”다. 발끈해서 장난하냐고 묻는 아이에게는 이렇게 대답한다. “장난이면 안 돼?”
나무에 빵조각을 둬 새들을 불러 모으고, 교실을 풍선으로 가득 채우는 등 날마다 떠들썩한 사건을 일으키던 아담은 얼마 지나지 않아 6학년뿐 아니라 전 학년에 걸쳐 추종자들을 거느리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아담이 생각해내는 놀이는 지루한 일상을 순식간에 신나는 축제로 바꿔 놓기 때문이다. 아담이 전학 온 이후, 학교는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놀이터가 된다. ‘관종’이라고 무시했던 아이들도 하나둘 아담 편에 서게 되지만 어느새 아담은 학교 안의 골칫거리가 되고 만다.
Contents
1장
감당할 수 없는 전학생 / 기 싸움 / 아담, 눈을 뜨다 / 소리 없는 전쟁 / 빵나무 / 풍선 놀이 / 재미있는 날 / 두 마음 / 아담, 스며들다 / 야릇한 마음 / 거대한 강물 / 한수, 사라지다 / 골리 / 한수를 찾아서 / 지하철역에서 /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 골칫덩어리 / 신나는 학교생활
2장
한수, 사라지다 / 골리 / 한수를 찾아서 / 지하철역에서 /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 골칫덩어리 / 신나는 학교생활
3장
동물 친구들 / 복잡한 기분 / 이유 / 꽃 잔치 / 미움 / 아담의 흔적 / 증명 / 아담, 눈을 감다
4장
‘우리’가 되기까지 / 진짜 우리 / 원래대로 돌아간 날 / 희미한 자국 / 제대로 만난 골리 / 마당의 문 / 고백 / ‘우리’가 우리를 활짝 열어
Author
심순,하수정
신춘문예에 동화 〈가벼운 인사〉가 당선된 후 동화집 『비밀의 무게』로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받았다. 동화책으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1』을 출간했으며 『을랑이와 다섯 엄마』(가제)를 비롯해 여러 작품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심아진이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써 온 지는 20년이 넘었다. 2022년 소설 『신의 한 수』로 통영문학상 김용익소설상을 수상했다.
신춘문예에 동화 〈가벼운 인사〉가 당선된 후 동화집 『비밀의 무게』로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받았다. 동화책으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1』을 출간했으며 『을랑이와 다섯 엄마』(가제)를 비롯해 여러 작품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심아진이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써 온 지는 20년이 넘었다. 2022년 소설 『신의 한 수』로 통영문학상 김용익소설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