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생각하고 싶은 문제를 질문으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찾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정답이라고 내 주장을 우기기보다는 답을 찾는 과정을 독자와 같이하고 싶다. … 역사는 재미있고 매력 있다는 것을 전하고자 한다. 최대한 역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례 속에서 그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이 의미 있지 않을까 한다.”(13쪽)
2024년 현재, 일반적인 한국인에게 역사 공부는 크게 두 가지를 목표로 한다. 하나는 수능의 ‘한국사’ 과목에서 등급 컷을 맞추는 것, 다른 하나는 공공기관 취업이나 임용고시 합격에 필요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급수를 따는 것.
후자의 시험에는 지원자가 많아 접수 대란이 일어나기도 하고, 관련 교재나 인강의 스타 강사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역덕’(역사 덕후)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합격 수기도 올라오고, 초등학생 가운데도 한국사 마니아가 꽤 있어서 도전기가 종종 회자된다. 반면, 수능 관련해서는 ‘한국사’가 필수 과목인데, 암기가 어려워 어릴 때부터 ‘역포자’(역사를 포기한 사람)가 되었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경중의 차이는 있겠으나, 현재 역사 공부의 중심에는 ‘시험’이 있다. 그리고 시험이 목표가 된 역사는 암기과목으로 다가갈 공산이 크다.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역사를 읽는 법』에서 저자 류시현은 이야기한다. “역사가 주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되는 내용은 대부분 정보에 해당한다. 이렇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굳이 외워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 시험의 방식으로 묻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341쪽)
Contents
1장 기원과 시간성
기원에 관한 호기심 / 과거 시간의 재조명 / 과거의 새로운 해석 / 역사의 ‘불가역성’
시대착오와 시간 지체
2장 시대적 맥락
시대착오성과 영토 민족주의 / 전통시대와 시대 읽기 / 근현대와 시대 읽기
시간적 감각과 맥락 읽기 / 가치와 교환가치의 맥락 읽기
문학으로 공간과 시간을 깊게 읽기 / 정치적 선택과 맥락
3장 시기를 나눈다는 것
공동체의 시간과 개인의 시간 / 사관과 시기 구분 / 근대와 시간의 압축
일제강점기와 전시체제기 / 분단시대와 전환시대 / 세대론과 시대 공존
4장 사료의 선택
사료와 역사적 상상력 / 문학작품과 그림의 해석 / 사진 자료의 해석
감추어진 이미지와 자료
5장 사료의 활용
익숙한 사료와 낯선 사료 / 사료의 범위와 선택 / 이미지의 활용 / 원전의 번역과 윤문
개념의 번역과 해석 / 문헌의 변천 과정 / 텍스트 분석과 검열
6장 역사의 서술
역사가의 객관성 / 역사가의 과거 해석 / 역사가의 연구 주제 / 동학농민운동의 연대 의식
한말 의병과 안중근의 의거 / 역사 서술과 용어의 선택 / 칭기즈칸을 통한 몽골 이해
역사가의 역할과 선택
7장 우연과 필연
역사적 사건의 원인과 결과 / 연쇄적인 인과관계의 구성 / 우연과 필연의 관계
안중근과 이재명의 의거, 그리고 김산 / 광주학생운동 재구성해보기 / 특수성과 보편성
8장 누구의 관점인가
다양한 해석과 관점 / 관점에 따른 다양한 시선 / 남성의 시선과 여성의 시선
민족사와 민족문화의 구성 / 민중과 대중의 관점 / 역사가의 관점 세우기
9장 인물의 평가
위인의 등장과 위인전의 구성 / 위인의 삶과 변곡점 / 왕건의 정치적 포용력
태종 이방원의 역사적 역할 / ‘쓰러지지 않는’ 부도옹 흥선대원군
순종의 죽음과 6. 10 만세운동 / 인물에 대한 세상의 평가와 기억
인물의 성공과 실패 / 인물 평가의 균형 잡기
10장 좋아하는 인물
20살에 만난 22살의 전태일 / 갈림길과 신채호의 선택 / 실천을 앞세운 안창호
큰 물결 방정환 / 바다의 바람 심훈 / 태평천국운동의 스다카이와 공자의 제자 자로
권위의식 없는 2인자 이관술 / 역사적 인물에 관한 기억
11장 역사교육과 상상력
역사 수업과 추체험 / 역사교육과 역사 교과서 / 제국주의와 식민지의 상반된 역사 서술
교양 역사와 역사 수험서 / 조선 미술과 야나기 무네요시 / 〈세한도〉와 관련 인물 이야기
역사 대중화의 공과
12장 역사의 현재성
전쟁에 관한 역사적 교훈 / 제국주의의 오리엔탈리즘 / 공간의 재해석과 스펙터클
장소에 대한 사랑 / 타자의 역사와 타자와의 소통 / 사실(史實)의 지혜와 교훈
역사 공부와 탈신화
Author
류시현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고려대학교 사학과에서 『최남선의 ‘근대’ 인식과 ‘조선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근현대 사상사·문화사를 중심으로 서양 사상 수용에서의 번역 문제와 한국적 정체성의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현재 광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이다. 지은 책으로는 『최남선 연구』,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5』(공저), 『인문학의 싹』(공저)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동경삼재(홍명희·최남선·이광수)’를 통해 본 한말 일제 초 조선의 지성계」, 「1910~20년대 전반기 안확의 ‘개조론’과 조선 문화 연구」 등이 있다.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고려대학교 사학과에서 『최남선의 ‘근대’ 인식과 ‘조선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근현대 사상사·문화사를 중심으로 서양 사상 수용에서의 번역 문제와 한국적 정체성의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현재 광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이다. 지은 책으로는 『최남선 연구』,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5』(공저), 『인문학의 싹』(공저)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동경삼재(홍명희·최남선·이광수)’를 통해 본 한말 일제 초 조선의 지성계」, 「1910~20년대 전반기 안확의 ‘개조론’과 조선 문화 연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