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삶을 돌보는 기예―‘양생’을 키워드로 읽어낸 나이듦과 돌봄 그리고 죽음!
꼰대와 뉴그레이의 호명을 넘어 취약한 몸들의 따뜻한 연대를 상상한다!
용인 수지의 인문학 공동체 〈문탁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이희경의 양생-에세이집. 건강해지라는 사회적 명령, 관리하라는 자본의 유혹에 맞서 스스로 삶을 돌보는 기예로서 ‘양생’을 새롭게 정의하고, 이를 화두로 삼아, 우리 시대의 나이듦과 돌봄 그리고 죽음을 이야기한다. 『장자』(莊子)가 원출전인 ‘양생’(養生)은 직역하면 생명을 기르는 행위인데, 그간 이 용어는 주로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한 행위를 일컫는 것으로 쓰여 왔다. 저자는 칠십대 중반의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직접적으로 나이듦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10년의 돌봄 경험 속에서 ‘양생’을 ‘스스로 삶을 돌보는 기예’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받아 안게 되었다.
그래서 ‘양생’은, 나이듦과 죽음에 어떻게 직면할 것인가? 아픈 몸으로도 잘 살아가기 위한 지혜는 무엇일까? 좋은 돌봄을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어떤 것들이 마련되어야 하는가? 이것들을 어떻게 우리 공부의 화두로 삼고 함께 공부해 나갈 것인가?―이 모든 것을 지시하는 용어가 되었으며, 이런 맥락 속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의 나이듦과 돌봄과 공동체와 연대를 읽어내는 칼럼들과 직접적으로 나이듦과 죽음을 이야기한 영화나 책을 다룬 리뷰들을 쓰게 되었다. 취약한 몸들의 따뜻한 연대를 말하는 이 글들 속에는, 천 개의 폐경기 이야기가 필요하며, 어깨동무를 할 수 없는 오십견의 몸들이 모여 암에 걸린 공동체 친구의 서포터즈를 구성하기도 하고, 사회의 취약한 몸들인 장애인이나 노인에 직접적으로 연대하기도 하는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은 우리 시대에 아직 너무 적은, 나이 든 몸에 대해 더 디테일하게 말하기 더 잘 말하기를 북돋운다. 꼰대와 액티브시니어의 호명을 넘어 각자의 맥락 속에서 ‘말년의 양식’을 실험하고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일이 필요함을 저자는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과 문체 속에 담아내고 있다.
Contents
프롤로그
1부 몸과 일상
병뚜껑을 열지 못한다고?
천 개의 폐경기,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
몸의 일기를 쓴다
필사하는 새벽
숨
건강이 신神이 되어 버린 사회
요가하는 마음
공자님의 잠옷
다이어트, 정답을 못 찾았어요
더 이상 어깨동무를 할 수는 없어도
2부 생명과 돌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
숲세권의 공동 주민, 도롱뇽과 나
사순이가 남긴 질문
무심하고 민감하게, 나와 식물 이야기
내년에는 나도 ‘페스코’를!
‘노라’ 서포터즈를 구성하다
간호사, 간병인, 요양보호사, 그리고 나, 보호자
K 장녀의 ‘독박 돌봄기’
아들 돌봄 시대가 오고 있다
영초언니에게 한발 가까이
3부 공동체와 연대
우리들의 글쓰기, 자기돌봄과 상호돌봄
마르지 않는 공동창고, 무진장
자기 힘으로 이동한다는 것에 대하여
일삼아 연대!
녹색평론이 돌아왔다
상옥과 채영을 응원하며
1월 9일 이태원특별법이 통과될까?
어느 날 밀양, 그리고 잔소리와 밥
다시, 공부란 무엇인가
4부 나이듦과 죽음
나이듦, 상실에 맞서는 글쓰기
어느 보수 꼰대의 위엄있는 퇴장
만국의 늙은이여, make kin, not babies!!
디어 마이 솔로 프렌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우두커니 살다가 제때 죽을 수 있을까?
공자와 빨치산, 그리고 노회찬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부록 간병블루스
미션 임파서블, 간병이 시작되었다 / 요양사를 며느리로 착각한 엄마 / 사물과의 동맹 / 삼시세끼, 그 고단함과 고귀함에 대해 / 수술,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소이다 / 섬망, 간병지옥을 통과 중 / 느린 돌봄을 수행 중입니다
Author
이희경
일명 문탁. <연구공간 수유+너머>를 거쳐 지금 <문탁네트워크>까지 20년 넘게 인문학공동체에서 공부하고 있다. <수유+너머> 시절에는 한국근대젠더 연구를, <문탁네트워크>에 와서는 인류학과 선물의 공동체, 또 동양고전과 윤리적 주체 문제 등을 탐구했다. 최근에는 공동체와 영성, 공동체와 양생, 늙음과 죽음 등에 관심이 많다. 한마디로 잡식성 공부. 이를 통해 공부와 현장이 결합되길 꿈꾼다. 지금 구성하고 있는 현장은 <길드다>라는 청년인문학스타트업과 <인문약방>이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양생공동체이다. 『루쉰과 가족, 가족을 둘러싼 분투』를 썼으며, 함께 쓴 책으로 『문탁네트워크가 사랑한 책들』, 『루쉰, 길 없는 대지』, 『신여성?매체로 본 근대 여성 풍속사』, 『인물 톡톡』이, 풀어 엮은 책으로 『낭송 장자』가 있다.
일명 문탁. <연구공간 수유+너머>를 거쳐 지금 <문탁네트워크>까지 20년 넘게 인문학공동체에서 공부하고 있다. <수유+너머> 시절에는 한국근대젠더 연구를, <문탁네트워크>에 와서는 인류학과 선물의 공동체, 또 동양고전과 윤리적 주체 문제 등을 탐구했다. 최근에는 공동체와 영성, 공동체와 양생, 늙음과 죽음 등에 관심이 많다. 한마디로 잡식성 공부. 이를 통해 공부와 현장이 결합되길 꿈꾼다. 지금 구성하고 있는 현장은 <길드다>라는 청년인문학스타트업과 <인문약방>이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양생공동체이다. 『루쉰과 가족, 가족을 둘러싼 분투』를 썼으며, 함께 쓴 책으로 『문탁네트워크가 사랑한 책들』, 『루쉰, 길 없는 대지』, 『신여성?매체로 본 근대 여성 풍속사』, 『인물 톡톡』이, 풀어 엮은 책으로 『낭송 장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