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청년 저자가 고대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를 만나 그의 철학과 함께 삶의 두려움을 마주하고 싸워 가며 써 내려간 철학-에세이다. 루크레티우스는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라는 철학-시(詩)를 통해 원자론이라는 사물의 질서가 윤리학적 비전과 함께 있음을 말하고, 욕망으로 들끓는 삶에서 벗어나 지혜와 자족으로 충만한 베누스의 삶으로 인도한 바 있다. 이 책은 루크레티우스와의 만남을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누어, 만남의 싹이 나고 잎이 자라고 열매가 열리고 씨앗을 남기는 과정으로 담아냈다. 이 사계의 과정을 통해 저자는 공학도이던 자신이 철학적 배움의 길에 들어선 과정, 루크레티우스의 삶과 고대 그리스의 자연학, 원자론에 대한 사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바로 보고 화해와 치유에 이른 이야기, 사랑과 우정의 경험과 부족함 없는 검소한 삶을 깨달아 가는 변화 등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특히 3부 ‘가을’에서는 루크레티우스의 철학-시 구절들과 오늘날 청년의 신앙, 사랑, 돈, 우정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인상적으로 펼쳐진다. 사물의 본성에 대한 탐구가 두려움에서 벗어나 삶의 기쁨에 다가갈 수 있음을, 고대 원자론의 사유와 공동체적 에티카를 통해 오늘날 청년의 구체적 삶과 더불어 이야기하는 책.
Contents
머리말
1부 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1화 뜻밖의 여정, 뜻밖의 만남
소란스러운 아침 │ 우당탕탕 규문 상륙기 │ ‘이건 아니다’, 마침내 결심
2화 돌고돌아 루크레티우스에게 이르기까지
이것이 과학인가, 그렇다면 다시 한번! │ 윤리를 품은 과학, 자연학 │ 마침내,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3화 당신은 누구십니까? : 무명의 철학 시인을 찾아서
풍문으로 들었소! │ 미친 시인, 미친 도시를 거닐다 │ 쑥물 잔에 꿀을 바르리!
4화 해빙의 철학, 원자론의 탄생
베누스의 물리학?│ 겨울 왕국이 도래하다 원자론의 씨앗들│ 허공, 존재의 성벽을 허물다│ 클리나멘과 ‘봄의 제전(祭典)’
2부 여름: 좌충우돌, 배우고 익히는 중입니다
5화 두 원자 이야기
원자라는 판도라의 상자 │ 어떤 것도 무에서 생겨나지 않았다 │ 더 쪼갤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리고 허공이 있다 │ 원자론, 거짓된 무한을 폭로하다 │ 두 원자와 두 구원
6화 원자는 어떠해야 하는가 : 내재론을 위한 사유실험
변주되는 원자론 │ 소크라테스적 변곡점과 헬레니즘 │ 최소-부분, 원자가 스스로 존재하기 위한 조건 │ 무게, 원자가 스스로 운동하기 위한 조건
7화 클리나멘과 샛길의 윤리학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 운동의 끝에서 운명을 비틀다 │ 사유할 수 없는 운동을 사유하기 │ 클리나멘과 자유의 길
3부 가을: 다르게 겪기, 다르게 해석하기
8화 찬양합니다, 가장 행복한 존재이시여
어머니의 신앙과 나의 업 │ 인간적인 신과 무위한 신 | 신성(神性)의 지리학과 간(間)세계 │ 윤리의 모델로서의 신│ 신앙의 새로운 이미지
9화 연애를 하게 되었습니다만
좋지 아니한가!│ 베누스의 단단한 매듭│ 사랑의 병증들 : 환각, 소유, 교환│ 후일담 :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누스를 말하다
10화 자족이라는 이름의 풍요
스톱, 피터팬 코스프레│ 다다익선이라는 망상│ 자족의 역량│ 검소의 풍요, 빈손의 복전(福田)
11화 우정, 마주침을 맞이하는 윤리
친구…라구요?│ 행복의 뿌리로서의 우정│ 우정, 불멸하는 ‘사이’의 사건│ ‘사우’(師友)들의 공동체
에필로그 _ 겨울 : 새로운 공부의 씨앗을 얻다
죽음을 마주하기, 삶을 긍정하기 │ ‘나’라는 환상과 시뮬라크라의 세계 │ 철학, 두려움 없이 헤맬 수 있는 기술
참고한 책들
Author
성민호
1996년생. 충남의 어느 교회공동체에서 태어나 자랐고 어느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했다. 스물넷에 대학을 그만두고부터 매일 〈규문〉 밥을 먹고 있다. 책 읽고, 수다 떨고, 밥 짓고, 산책하고, 글을 쓰는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취미는 딱히 없고, 따릉이 타고 출퇴근할 때 기분이 좋아지는 편이다.
꿈도 딱히 없는데, ‘개천에서 나는 용’이 되겠다는 헛바람이 빠지자 오래된 비전 하나가 남았다. 개천에 웃을 일 많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름 개그동아리 출신이기도 하고, 짧은 공부에서 끌어낸 지향점이기도 하다.
새삼스럽게도 최근에야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일을 ‘본업’으로 삼아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루크레티우스 덕분인지도 모른다. 지난 몇 년간 루크레티우스와 동고동락한 끝에 이 책이 나왔다. 그 인연이 또 어디로 데려다줄지 기대해 본다. 지금은 불교와 과학을 중심에 두고 이런저런 철학을 신명나게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규문〉의 친구들과 독립공간을 꾸릴 준비를 하고 있는데, 좌충우돌하며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얼굴들의 이야기를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
1996년생. 충남의 어느 교회공동체에서 태어나 자랐고 어느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했다. 스물넷에 대학을 그만두고부터 매일 〈규문〉 밥을 먹고 있다. 책 읽고, 수다 떨고, 밥 짓고, 산책하고, 글을 쓰는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취미는 딱히 없고, 따릉이 타고 출퇴근할 때 기분이 좋아지는 편이다.
꿈도 딱히 없는데, ‘개천에서 나는 용’이 되겠다는 헛바람이 빠지자 오래된 비전 하나가 남았다. 개천에 웃을 일 많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름 개그동아리 출신이기도 하고, 짧은 공부에서 끌어낸 지향점이기도 하다.
새삼스럽게도 최근에야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일을 ‘본업’으로 삼아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루크레티우스 덕분인지도 모른다. 지난 몇 년간 루크레티우스와 동고동락한 끝에 이 책이 나왔다. 그 인연이 또 어디로 데려다줄지 기대해 본다. 지금은 불교와 과학을 중심에 두고 이런저런 철학을 신명나게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규문〉의 친구들과 독립공간을 꾸릴 준비를 하고 있는데, 좌충우돌하며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얼굴들의 이야기를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