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 『미백: 피부색의 문화정치』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미백이란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다양한 층위의 질문으로 미백을 파고든다. 이를 통해 미백을 둘러싼 욕망과 권력, 신체와 정체성의 문제, 미시 정치 등을 들여다본다. 한국의 미백 문화를 연구한 저자 박소정은 이 책을 통해 한국 문화연구의 탈식민주의적, 페미니즘적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아울러 한류 연구가 향후 한류 속 식민 욕망에 대해 어떻게 비판적 정치성을 지녀야 하는지 일깨운다.
『미백: 피부색의 문화정치』는 미백이라는 일상적인 미의 실천을 포스트식민적 담론을 통해 파헤치고 있다. 미백에는 여러 속성이 부여되어 있으며,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다르다. 과거의 화장품 소비자에게 미백이란 백인이나 일본 여성이 지닌 피부색으로 상상되었다면, 디지털 이미지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에게 미백은 ‘SNOW’ 같은 카메라 필터 애플리케이션 속에서 발견하는 자신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어떤 여성에게 미백은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갖춰야 하는 미의 조건이라면, 어떤 남성에게 미백은 자신을 가꾸는 방식에 눈을 뜨게 되는 계기다. 이처럼 미백은 일상 영역에 편재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매개되며, 큰 사건 단위의 무게보다 곳곳에 흩어진 미세한 무게로 존재한다. 저자는 들뢰즈와 가타리가 제시한 ‘배치’ 개념을 통해 산발적으로 흩어져 다양한 물질적·비물질적 형태로 존재하는 미백의 요소들을 한데 묶어 살펴본다.
Contents
서론 우리가 사는 미백의 세계
미백을 탈식민화한다는 것
미백 문화의 사람, 현장, 기호
1부 미백의 세계로 들어가기
1장 피부색으로 사유하기
1. 인종 담론으로서의 피부색
2. 뷰티 담론으로서의 피부색
2장 배치를 통해 사유하기
1. 유동하고 생성하는 배치
2. 횡단하며 연결하는 배치
3. 되기
4. 배치와 포스트식민주의
2부 미백 배치
3장 미백 이미지 배치
1. 흑백 변신 이미지
2. 디지털 미백 이미지
3. 공적 미백 얼굴
4장 신체기술적 미백 배치
1. 미백 사물의 세계
2. 미백의 신체기술화
3. 미백 인터페이스
5장 동아시아 횡단적 미백 배치
1. 동아시아의 미백 미학
2. K뷰티 배치
3부 탈영토화하는 미백, 재영토화하는 미백
6장 미백인-되기
1. 여성-되기
2. 아시아인-되기
7장 미백의 제국
1. 서울 화이트
2. K뷰티 산업의 피부색주의
8장 미백 시뮬라크라와 미백 기계
1. 미백 시뮬라크라
2. 미백 기계
글을 마치며 매끈한 공간을 향하여
Author
박소정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언론정보학과에서 한국의 미백 문화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BK연구교수로 있으며, 주로 미디어 문화를 통해 관찰되는 정체성과 친밀성의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논문으로 「신자유주의 한국 사회에서 연애하기」, 「K-뷰티의 미백 문화에 대한 인종과 젠더의 상호교차적 연구를 위한 시론」, 「K뷰티산업의 피부색주의」, 「Performing Whiteness」 등이 있고, 책으로는 『연애정경』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화이트: 백인 재현의 정치학』이 있다.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언론정보학과에서 한국의 미백 문화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BK연구교수로 있으며, 주로 미디어 문화를 통해 관찰되는 정체성과 친밀성의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논문으로 「신자유주의 한국 사회에서 연애하기」, 「K-뷰티의 미백 문화에 대한 인종과 젠더의 상호교차적 연구를 위한 시론」, 「K뷰티산업의 피부색주의」, 「Performing Whiteness」 등이 있고, 책으로는 『연애정경』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화이트: 백인 재현의 정치학』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