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똑같은 김밥은 없다. 사람 손으로 만드는 모든 음식이 그렇지만, 김밥만큼은 더더욱 그렇다. 김밥을 마는 데 20년, 30년을 바친 장인이라 해도 그렇다. 김밥 속에 들어가는 (적게는) 두세 가지에서 (많게는) 대여섯 가지 재료를 정량에 맞추는 것도, 매번 밥을 똑같이 짓는 것도, 똑같은 손아귀 힘으로 김밥을 말아 누르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김밥은, 냉장고에 있는 채소를 몽땅 털어 넣은 비빔밥처럼, 어떤 것이든 재료가 될 수 있고 또 어떤 식으로든 넣을 수 있다. 오이 대신 고수를 넣을 수도 있고, 달걀지단을 통통하게 부쳐 넣을 수도 있다. 시금치를 데쳐서 넣을 수도 있지만 볶거나 튀겨서 넣을 수도 있다. 노란색 슬라이스 치즈 대신 모차렐라 치즈를, 리코타 치즈를, 크림치즈를 넣을 수도 있다. 참치에서부터 햄, 김치, 연어, 장어, 새우, 돈가스, 베이컨, 제육, 떡갈비, 닭가슴살, 대체육에 이르기까지, 말하자면 김밥은 온갖 식재료가 돌돌 말린 작은 우주다.
『김밥』은 김밥’이라는 음식에 얽힌 갖가지 이야기를 통해 사회·정치·경제·문화를 두루 살펴보는, 김밥에 관한 일종의 트리비아 모음집이다. 김밥은 어쩌다 소풍 음식의 대명사가 됐는지, 김밥에 소시지나 치즈가 들어간 건 언제부터인지, 김밥의 원조는 한국인지 일본인지, 김밥천국은 어쩌다 간판도 메뉴도 제각각인 프랜차이즈 아닌 프랜차이즈가 된 건지 같은 이야기들 말이다. 김밥에서 가장 맛있는 부분이 속재료가 투박하게 튀어나온 ‘꼬다리’에 있듯이, 김밥 옆구리로 삐져나온 이 이야기들을 맛있게 즐겨주시기를.
25개국 110개 도시를 다녀본 호기심 많은 여행가, 늘 새로운 맛을 갈구하는 탐식가, 다정한 성격은 아니지만 강아지만 보면 눈에 하트가 차오르는 애견인, 그리고 본업은 글쟁이. 연세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동양사학을 전공하며 여러 스포츠신문, 온라인 매체의 객원기자와 칼럼니스트로 글 쓰는 일을 시작했다.
졸업 후엔 《동아일보》 취재기자로 일한 뒤 기업 홍보팀의 카피라이터, 스피치 라이터 등으로 글쟁이 생활을 계속했다. 현재 UCI코리아를 운영하면서 홍보 컨설팅과 도시 문화 및 여행 콘텐츠 연구를 진행 중이다. 《프라하의 도쿄바나나》(2018), 《레트로 오키나와》(2019), 《지배자의 입맛을 정복하다》(2020), 《우리가 사랑하는 쓰고도 단 술, 소주》(2021), 《김밥》(2022)에 이어 여섯 번째 책으로 《여행의 핑계》를 내놓는다.
25개국 110개 도시를 다녀본 호기심 많은 여행가, 늘 새로운 맛을 갈구하는 탐식가, 다정한 성격은 아니지만 강아지만 보면 눈에 하트가 차오르는 애견인, 그리고 본업은 글쟁이. 연세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동양사학을 전공하며 여러 스포츠신문, 온라인 매체의 객원기자와 칼럼니스트로 글 쓰는 일을 시작했다.
졸업 후엔 《동아일보》 취재기자로 일한 뒤 기업 홍보팀의 카피라이터, 스피치 라이터 등으로 글쟁이 생활을 계속했다. 현재 UCI코리아를 운영하면서 홍보 컨설팅과 도시 문화 및 여행 콘텐츠 연구를 진행 중이다. 《프라하의 도쿄바나나》(2018), 《레트로 오키나와》(2019), 《지배자의 입맛을 정복하다》(2020), 《우리가 사랑하는 쓰고도 단 술, 소주》(2021), 《김밥》(2022)에 이어 여섯 번째 책으로 《여행의 핑계》를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