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나의 속살에서 어머니의 언어가 새어 나옵니다. 아득하면서도 낯설지 않게 여름 소나기에 늦은 사춘기가 젖어들 듯 말랑말랑하게 나를 깨워줍니다. ‘콩나물, 옥수수 팝콘, 오래된 벽지, 팔운석, 부침개, 막걸리, 참깨 등 모어母語의 기억으로 에너지를 충전하여 시간 여행을 하고 있다. 시간 여행을 하면서 “일주일 만에 뵌 어머니 일 년 만에 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하고 “빗소리가 굵어”지면 “막걸리 한 잔 두 잔 마셔도 취하지 않았다. 장기 기억에는 아무래도 어머니의 냄새인 모어가 제격인 것 같다. 모어를 스탠스Stance로 하는 김 시인의 시의 행간에는 시인이 살아온 세월의 냄새가 시의 향기로 남아 생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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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주어 시
늙은 호박/ 따라비 쿰/ 콩ㄴㆍ물 온정/ 꼿질 ㄸㆍ라 우리 어멍/ ㄱㆍ슬색 물든/ ㅊㆍㅁ꿰 댓 솔박/ 씨감저 저슬ㅈㆍㅁ/ 고망난 돌 팔운석/ 찍어낸 ㅅㆍ월/ 히연 굴메
#2/ 제주어 시
입에 ㄷㆍㄹ아진 부적/ 나 강셍이/ 숨 돌리기/ 요름 ㄱㆍ뭄/ 불 가분 가로등/ 배붕텡이/ 어느 늦ㄱㆍ슬/ 아척이 듣는 노래/ 사름 멩글기 1 / 사름 멩글기 2 / 사름 멩글기 3 / 강넹이꼿 팡, 펑
#3/ 제주어 시
할마니의 꿈/ 곱져 놓은 우산/ 마게, 마 마/ 퍼데기/ 돌아상 보민/ 아버지광 장미/ 어떤 벤심/ 붕어는 쎄다/ 사는 거가 미시거랑/ 고사리/ 경ㅎㆍㄴ 날 싯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