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들의 예지]는 이찬 평론가의 다섯 번째 비평집으로, 「우리 시대 시의 예술적 짜임과 미학적 고원들」, 「들뢰즈와 한국시의 진리-사건들」, 「여성-하기, 사랑과 죽음 사이에서」 등 28편의 비평이 실려 있다. 이찬 평론가는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으며, 저서 [현대 한국문학의 지도와 성좌들] [20세기 후반 한국 현대시론의 계보] [김동리 문학의 반근대주의], 문학비평집 [헤르메스의 문장들] [시/몸의 향연] [감응의 빛살] [사건들의 예지], 문화비평집 [신성한 잉여]를 썼다. 2012년 제7회 김달진문학상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문화창의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건들의 예지], 이 장대하고 섬세한 책을 묘파하는 일은 도무지 불가능하다. 다만 적자면 [사건들의 예지]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향해 걸었던 맨 처음 순례자의 발걸음에 비견할 수 있을 뿐이겠다. 맨 처음 순례자, 그는 분명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그의 두 발은 달빛에 부르텄을 것이고 옷깃은 바람에 해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순례자가 걸어간 길을 따라 걸으며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을 감득하고 함께 길을 걷는 자를 향해 문득 손을 뻗을 용기를 얻는다. 뿐인가. 굽이굽이마다 피어 있는 들꽃들과 그 들꽃들 하나하나와 마주하고 있는 밤하늘의 성좌들을 바라보는 일은 얼마나 행복하고 충일한 신비인가.
[사건들의 예지]를 읽는 일은 비유컨대 그런 경험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이다. [사건들의 예지] 여러 곳에 적시되어 있듯 ‘진리’란 저 머나먼 성지 어딘가에 묻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향한 지금-여기의 끊임없는 충실성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니 ‘사건들의 예지’는 후사건적이지만(叡智), 과정이자 실천적 맥락을 강조하자면 사건을 비로소 사건으로서 예지(豫知)한다. 비평이 오롯이 ‘사건’이 되는 순간이다. [사건들의 예지]는 한마디로 ‘사건’이다.
Contents
005 책머리에
프롤로그
017 시와 진리-사건들-미래파와 정치시
제1부 진리-사건들
047 우리 시대 시의 예술적 짜임과 미학적 고원들-이원, 장석원, 이영광, 진은영의 시
072 들뢰즈와 한국시의 진리-사건들-이장욱, 신해욱, 장석원, 노춘기, 이현승의 시
128 여성-하기, 사랑과 죽음 사이에서-김혜순의 시집과 다른 보편주의를 위하여
165 치명적 애착의 리듬, 정치시의 야릇한 시작-나희덕과 진은영의 시집
182 리얼리즘의 승리, 한국 노동시의 진화-일과 시 동인 시집 [못난 시인]
194 디아스포라, 다른 보편주의를 위하여-하종오와 한명희의 시
216 우리 시대 시의 예술적 짜임과 미학적 고원들 Ⅱ-이우성과 황인찬의 시
제2부 실재의 현시
247 실재를 현시하려는 시적 언어의 모험들-신동옥, 박장호, 김근, 김경주, 조연호의 시집
273 실재의 흔적, 낯선 시간의 주름들-김혜순, 최정례, 조동범, 이승원, 김안의 시집
296 시, 진리들의 윤리학-황성희, 김원경, 이영광의 시
310 감각적 실존의 사회사, 소극적 수용의 윤리학-김정환과 박철의 시집
321 필경사의 에티카, 감응의 전위투사-이원의 시
334 샤먼의 고고학, 사랑의 천수관세음-김윤이 시집 [다시없을 말]
357 운명애의 얼굴들, 낯선 시간의 전경화-안주철과 정영효의 시집
제3부 콜라주와 자유간접화법
371 비-인칭의 세계, 잠재적 사건들의 콜라주-이근화의 시
396 아비-찾기와 아비-되기, 그 파열과 곤욕의 리듬-장석원의 시
423 기억의 습작, 또는 창조적 아이러니를 위하여-채상우의 시집
435 미학들, 세계로 열린 창문들-김민정과 이근화의 시집
446 음악적 순수추상, 자유간접화법의 모자이크-신동옥과 김상혁의 시집
458 예술적 가상의 황홀경, 도상학적 운명론의 현시-신동옥의 시집
제4부 다른 보편주의를 위하여
469 여성적인 것의 숨결과 살갗-신영배의 시집
493 다중 초점의 풍경들-이세화의 시집
514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阿?多羅 三? 三菩提)를 찾는 고행의 길 위에서-장석원 시집 [유루 무루]를 중심으로
530 두두물물 화화초초(頭頭物物 花花草草)와 더불어 사는 일-홍신선 시집 [가을 근방 가재골]
550 더불어 사랑하며 시를 짓는 일의 아름다움-김추인 시집 [해일]
561 고고학적 실증성과 문학적 상상력의 감각적 조화-최동호의 [정지용 시와 비평의 고고학]
에필로그
577 리얼리즘 재구성을 위한 한 비평가의 고백록
Author
이찬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현대 한국문학의 지도와 성좌들』 『20세기 후반 한국 현대시론의 계보』 『김동리 문학의 반근대주의』, 문학평론집 『헤르메스의 문장들』 『시/몸의 향연』 『감응의 빛살』 등을 썼다. 2012년 제7회 김달진문학상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문화창의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 파란』과 『서정시학』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현대 한국문학의 지도와 성좌들』 『20세기 후반 한국 현대시론의 계보』 『김동리 문학의 반근대주의』, 문학평론집 『헤르메스의 문장들』 『시/몸의 향연』 『감응의 빛살』 등을 썼다. 2012년 제7회 김달진문학상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문화창의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 파란』과 『서정시학』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