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前漢, BCE 206-CE 8) 말 후한(後漢, 25-220) 초 중국에 전래된 불교는 황노黃老사상과 비슷한 방술方術·도술道術의 하나로, 부처님은 황제黃帝·노자老子처럼 신선神仙 가운데 한 명으로 이해됐다.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난 뒤 중국인들은 부처님이 중국의 신선과 비슷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전래된 이후 250-350년 정도의 학습·수행을 거쳐 중국인들 스스로 불교 교의敎義를 연구·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 이런 저런 과정을 거치며 불교는 서서히 중국인의 습속習俗과 부합되는 방향으로 변해갔다. 즉 중국적인 것으로 변용變容되기 시작했다. 적응適應의 조류潮流가 흐르는 동안 불교와 함께 인도·서역에서 전래된 언어·사유체계·음식·미술·무용 등도 중국인의 풍속에 내재화內在化되고 있었다. 잦아진 접촉과 상호간에 주고받은 영향으로 ‘외래문화’였던 불교는 빼놓을 수 없는 ‘중국문화’의 한 부분이 되었다. 중국의 피와 살로 전화轉化된 것이다.
발전·변화하는 도중途中에 인도불교의 사상·학설들이 끊임없이 들어와 중국불교에 영향을 주었고, 전래된 학설들을 연구하며 형성된 학설·학파는 천태종·화엄종·선종 등 종파불교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변용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중국불교는 중국사상의 한 부분이지만 중국의 전통사상 및 인도불교와 다르고, 중국불교의 구성요소이자 인도불학佛學을 흡수하며 형성된 중국불학은 다른 나라의 그것과 차이 나는 독자적인 풍취風趣를 갖게 됐다. 그래서 “동아시아 역사에서 가장 큰 연구 주제의 하나는 불교가 만들어 낸 중국문화의 변용이다. 거의 2000년 정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한 문화가 변용되어 가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으며, 중국인의 삶이나 사상의 모든 측면에서 불교의 영향을 발견할 수 있다.”는 미국의 중국불교 연구가 아서 라이트(Arthur F. Wright, 1913-1976)의 지적은 틀림이 없다. 20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중국불교 발전의 동력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