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필자가 본격적으로 장거리 장시간 숙박(宿泊) 비박 bivouac 산행 및 하이킹을 시작한 이후 그 간의 국내외의 산행기 및 하이킹기를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덧붙여서 그 타켓으로 삼았던 국내외의 산과 길들 중 각각 100곳을 선별하여 함께 실었다. 필자가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 시기가 2005년도 그러니까 지천명(知天命)을 넘기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퇴직을 하고 나면 시쳇말로 삼식(三食)이 신세를 면하는 길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들 하였다. 30년여 세월을 한 직장에서만 보낸 처지이다 보니 다른 직종에 종사한다는 것이 사실 엄두가 안 났다. 나이 정년제라는 것이 참으로 거시기한 것 같다.
한창 일할 여력이 있음에도 실질적인 강제 퇴출과 다를 바 없는 나이 정년제를 맞이하다 보니 정년 제도를 아예 없애라고 “퇴직의 변(辯)”에서 주장하기도 했다. --- (중략) --- 우연히 나홀로 산을 찾게 되면서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된 것 같다. 아내는 나의 이런 모습을 보고 말하였다. 당신처럼 산을 찾는 사람들은 다 사연이 있어 보인다라고. 이 말을 듣고 산행을 가서 얼핏 나홀로 산행객들의 모습을 살펴보게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특히 나홀로 산행객들의 얼굴 표정은 야구장이나 콘서트장을 찾는 표정이라기 보다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얼굴 표정에 가까워 보였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면서 등산학교 교육을 이수하고 독도법 교육 및 실습 GPS 작동법 교육 등 등산 관련 교육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받았다. --- (중략) --- 필력이 건조한 탓에 산행기 및 하이킹기 글들이 러프하고 텁텁한 느낌이다. 다만 산행기 및 하이킹기를 기록함에 있어 지킨 원칙이 내용을 가공하지 말자 문장과 감성을 박제화하지 말자였다. 산행기의 제1기능은 후답자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책의 산행기는 개인적 피드백에 가깝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