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습격

모두, 홀로 남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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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3/12/15
Pages/Weight/Size 145*210*30mm
ISBN 9791191183276
Categories 사회 정치 > 사회비평/비판
Description
“모두, 홀로 남겨질 것이다!”
가난/ 디지털 기술/ 능력주의는 어떻게 외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고 있는가?
외로움은 어떻게 개인을 넘어 사회까지 무너뜨리는가?
대한민국 안에서는 누가, 어떻게, 얼마나 외로운가?
인류는 어떻게 외로움에 맞서 싸울 것인가?


2018년 1월,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이 탄생했다. 놀랄 일도 아니다. 영국에서 발표된 「외로움과 맞서 싸우기」라는 보고서를 보면, 수많은 이들이 외로움에 ‘자주 혹은 항상’ 시달리고 있으며, 노인들 중 압도적인 수가 TV가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답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사람들이 고립되고 공동체가 단절된 상황이 영국 경제에 미치는 비용은 대략 5조 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외로움이 단지 개인의 정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시사해 주는 지점이다.

외로움은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노인들은 외로움과 생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감옥에 들어간다. 한국 또한 가장 외로운 국가 중 하나다. 인구의 26%가 상시적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20대의 경우엔 그 수치가 40%까지 치솟는다.

지금 세계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인구가 살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문만 열면 바로 다른 이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는 도시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 놀라운 기술의 발전 덕에 모두가 연결된 ‘초연결 사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고독부 장관’을 임명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정치경제학자 노리나 허츠는 21세기를 ‘외로운 세기the lonely century’라 이름 붙였다.

외롭거나 외로워지고 있는 사람들의 사정을 일일이 알아낼 순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외로워지는 이유와 과정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회·정치적으로 접근해 보는 건 가능하다.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면, 분명 우리를 이렇게 만든 21세기만의 조건이 존재할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일이야말로 철학이 할 일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첫 장은 역사적, 철학적 맥락에서 외로움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영어권에서는 16세기까지 외롭다는 단어가 없었으며, 이 감정은 이후 사회의 변화와 함께 찾아온 새로운 것이었다. 결국 이 시대 사람들을 더욱더 외롭게 만드는 원인은 가난, 디지털 기술, 데이터가 지닌 편향성, 능력주의 등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에 더해 외로움으로 뒤덮인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지 구체적인 사례와 통계들을 짚어 가며 하나하나 설명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마지막엔 어떤 식으로 외로움에 맞설 것인지, 조금은 서투르더라도 함께 그 대안을 상상해 보자고 제안한다.

저자는 늦은 나이에 어린 생명을 이 세상에 오게 한 아빠로서, 그 아이가 더는 외로운 세상에서 살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으로 이 책을 썼다. 그 여정에 많은 이들이 함께해 주길 바란다.
Contents
005 prologue ‘21세기 우리’의 또 다른 이름, ‘외로움’

1장 ‘외로워진다’는 것

022 21세기, 외로움을 만나다
028 외로움이란 무엇인가? : 외로움의 ‘짧은’ 역사
035 왜 외로움이 위험한가?
044 우리는 얼마나 외로울까?
053 20대, 외로운 세기의 가장 외로운 세대

2장 외로움이 ‘디지털’을 만날 때

065 외로움이 ‘디지털’을 만날 때
073 왜 디지털은 분배 격차를 만들어 낼까?① : 경이적인 발전 속도
079 왜 디지털은 분배 격차를 만들어 낼까?② : 네트워크 효과
084 왜 디지털은 분배 격차를 만들어 낼까?③ : 중숙련 일자리 대체와 저숙련 일자리 증가
088 격차를 더 뚜렷하게 만드는 생성형 인공지능
092 데이터가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108 ‘론리 사피엔스’가 된 디지털 인류를 위한 공동체

3장 데이터가 ‘편견’을 만날 때

119 인간은 정보처리 시스템이다?
124 데이터란 무엇인가?
128 왜 거대한 규모의 데이터는 인간을 필요로 할까?
139 빅데이터는 인간의 노동을 과소평가한다
149 빅데이터도 편견을 가진다
161 빅데이터는 빈곤한 이에게 더 엄격하다
172 빅데이터는 일하는 자에게도 엄격하다
180 빅데이터도 학연, 지연, 성별 등에 연연한다
186 빅데이터는 지구마저 외롭게 만든다
195 인간이 맺는 좋은 관계가 좋은 데이터를 만든다

4장 외로움이 ‘능력주의’를 만날 때

204 ‘능력주의’란 무엇인가?
209 ‘능력’이란 무엇일까?
216 왜 우리는 능력주의에 열광하는가?
221 능력도 상속된다
229 능력주의는 왜 성공한 사람에게도 해로울까?
238 ‘한국의 능력주의’는 뭐가 다를까?
246 능력주의가 ‘고용 신분 사회’를 만든다고?
255 능력주의가 중산층마저 외롭게 만든다고?
260 굴욕의 정치가 만드는 우파 포퓰리즘
268 ‘디지털 능력주의’ 시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외로움

5장 외로움의 ‘습격’,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280 사회적 가치 차원의 대응책 : 강박적 자기 책임의 윤리에서 벗어나자
286 사회 문화적 차원의 대응책① : ‘경청’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만들자
292 사회 문화적 차원의 대응책② : 경청을 시민교육의 핵심으로 삼자
297 분배 차원의 대응책 : ‘노동시장’을 통하지 않는 분배 대안
300 노동을 분배 기준으로 삼지 않는 기본소득과 기초자산
305 기초자산을 작동하게 만들기① : ‘생애 주기 자본금’
311 기초자산을 작동하게 만들기② : ‘생애 주기 자본금’의 재원, 배당, 수령 조건, 반환
319 기본소득 작동하게 만들기① : ‘인생 위기·전환 대응 소득’
323 기본소득 작동하게 만들기② : ‘인생 위기·전환 대응 소득’의 재원, 배당, 수령 조건, 반환
330 권리 차원의 대응책 : 디지털 시민권

343 epilogue ‘아빠’라는 몽상가들에게
Author
김만권
김만권은 철학자다. 땅에 발 딛고 선 철학을 하고파서 정치철학을 한다. 그러고 보니 생각으로 현실에 세상을 짓는 게 직업이다. 한편으로 김만권은 일곱 살 아이를 둔 아빠이기도 하다. 너무 늦은 나이에 본 아이라 그럴까? 어떻게 하면 이 아이가 안심하고 살 세상을 지을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승자들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세상에서 그 모든 것을 가져가는 아이로 키워야 하나? 한때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이렇다. 100분의 1도 안 되는 승자가 될 확률에 걸기보다는 아이가 평범하게 자라도, 아니 조금 모자라게 커도 걱정 없이 맘껏 사랑하고, 존중받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훨씬 현명한 길이라는 것, 내 아이에게 안전하고 좋은 세상이라면 세상의 모든 아이에게도 그럴 것이라는 것. 그래서 아빠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을 짓고 싶다. “걱정하지 말고 네가 원하는 일을 해도 괜찮아!” 지난번에 쓴 『새로운 가난이 온다』에서 우리 삶을 잠식하는 가난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도, 이번 책에서 다시 우리 일상에 스며든 고립과 외로움을 다룬 것도, 모두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만은 달랐으면 하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호모 저스티스』, 『불평등의 패러독스』 등 10여 권의 책을 썼고, 『민주주의는 거리에 있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엔 EBS e-class에서 ‘근대 정치철학사’, ‘20세기 정치철학사’ 등을 강의했다. 현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이자 국가인권위원회 사회권전문위원회 전문위원이며, 인공지능 시대의 인문학을 고민하는 콜렉티브 휴먼 알고리즘 의 창립 멤버 겸 대표로 일하고 있다.
김만권은 철학자다. 땅에 발 딛고 선 철학을 하고파서 정치철학을 한다. 그러고 보니 생각으로 현실에 세상을 짓는 게 직업이다. 한편으로 김만권은 일곱 살 아이를 둔 아빠이기도 하다. 너무 늦은 나이에 본 아이라 그럴까? 어떻게 하면 이 아이가 안심하고 살 세상을 지을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승자들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세상에서 그 모든 것을 가져가는 아이로 키워야 하나? 한때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이렇다. 100분의 1도 안 되는 승자가 될 확률에 걸기보다는 아이가 평범하게 자라도, 아니 조금 모자라게 커도 걱정 없이 맘껏 사랑하고, 존중받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훨씬 현명한 길이라는 것, 내 아이에게 안전하고 좋은 세상이라면 세상의 모든 아이에게도 그럴 것이라는 것. 그래서 아빠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을 짓고 싶다. “걱정하지 말고 네가 원하는 일을 해도 괜찮아!” 지난번에 쓴 『새로운 가난이 온다』에서 우리 삶을 잠식하는 가난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도, 이번 책에서 다시 우리 일상에 스며든 고립과 외로움을 다룬 것도, 모두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만은 달랐으면 하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호모 저스티스』, 『불평등의 패러독스』 등 10여 권의 책을 썼고, 『민주주의는 거리에 있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엔 EBS e-class에서 ‘근대 정치철학사’, ‘20세기 정치철학사’ 등을 강의했다. 현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이자 국가인권위원회 사회권전문위원회 전문위원이며, 인공지능 시대의 인문학을 고민하는 콜렉티브 휴먼 알고리즘 의 창립 멤버 겸 대표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