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올빼미, 고슴도치, 토끼는 눈사람을 정말 좋아해요. 날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친구들은 눈사람과 놀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나선답니다. 겨울과 함께 찾아온 눈사람과의 약속은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약속이에요. 눈사람은 새로운 놀이도 누구보다 잘 생각해 냈고, 우스운 이야기도 잘 해주었어요. 수수께끼도 잘 지어내고 아주 무서운 이야기도 해주었지요. 눈사람은 또 세상 구석구석까지 모르는 것이 없었어요.
그런데 사프란 꽃이 땅을 뚫고 올라온 그 날부터 눈사람이 예전 같지 않아요.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눈사람은 점점 기운을 잃어갔어요. 전에 하지 않던 이상한 말을 하는가 하면, 통통했던 모양도 점점 흐느적거리다 아예 사라져버렸어요.
다람쥐, 올빼미, 고슴도치, 토끼는 눈사람을 다시 볼 수 없게 되어 무척 슬펐습니다. 그러던 어느 봄날, 큰 곰 선생님이 눈사람이 녹아 물이 되면 그 물은 바다로 흘러간다는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친구들은 눈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다람쥐, 올빼미, 고슴도치, 토끼는 신이 나서 바닷가로 출발했어요. 바닷가에 다다른 친구들은 뗏목을 만들어 타고 눈사람을 찾아 바다를 누비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끝도 없이 넓은 바다에서 눈사람의 물방울을 찾을 수 없었어요.
다람쥐, 올빼미, 고슴도치, 토끼는 풀이 죽은 채, 말없이 집을 향해 가고 있었어요.
그때 다람쥐가 외쳤습니다. “저 위를 좀 봐!”
친구들은 눈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까요?
Author
티에리 드되,박언주
1993년 『크리스마스 장난감 병정』에 그림을 그린 것을 시작으로 어린이책과 인연을 맺은 프랑스 그림책 작가다. 지난 20여 년 동안 서른 권이 넘는 어린이 책을 펴냈으며, 그림뿐 아니라 글도 쓰고 있다. 프랑스 문인협회상, 알퐁스 도데 상, 소르시에르 상(프랑스 서점협회가 그 해 출간된 가장 훌륭한 아동도서를 선정하여 주는 상) 특별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 『야쿠바와 사자 1』 『야쿠바와 사자 2』가 있다.
1993년 『크리스마스 장난감 병정』에 그림을 그린 것을 시작으로 어린이책과 인연을 맺은 프랑스 그림책 작가다. 지난 20여 년 동안 서른 권이 넘는 어린이 책을 펴냈으며, 그림뿐 아니라 글도 쓰고 있다. 프랑스 문인협회상, 알퐁스 도데 상, 소르시에르 상(프랑스 서점협회가 그 해 출간된 가장 훌륭한 아동도서를 선정하여 주는 상) 특별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 『야쿠바와 사자 1』 『야쿠바와 사자 2』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