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늦게나마 알아야 할 이름들이 가득 담긴 책이 출간되었다. 지난 반세기에 걸친 자이니치 투쟁사와 각각의 현장을 뜨겁고 날카롭게 증언하는 『공생을 향하여』다. 일본을 대표하는 실천적 지식인 다나카 히로시가 걸어온 궤적 자체가 차별과 편견을 깨부수는 투쟁의 역사였고, 그 중심에 자이니치가 있었다. 총 16장으로 구성된 책은 ‘배제’와의 오랜 투쟁을 구석구석 꼼꼼히 돌아본다. 피폭 치료를 위해 일본에 밀항한 뒤 치료받을 권리를 주장하며 일본 사회를 상대로 법정 투쟁에 나선 손진두의 싸움을 시작으로, 자이니치 권리 신장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연 박종석의 히타치 취업 차별 재판, 한국 국적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일본인에게만 입소를 허용했던 사법연수소의 문을 열어젖힌 김경득, 1980년대 일본 사회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지문날인 거부운동, 전후 보상 운동, 공무원·교사 임용의 국적 조항 철폐 투쟁, 외국인 참정권 운동, 민족학교에의 탄압에 맞선 움직임 등 굵직굵직한 싸움의 역사가 다나카 히로시 특유의 시원시원한 말씨로 종횡무진 이어진다. 그와 함께 지금보다 엄혹했던 시기에 자신의 정체성에 우뚝 서 투쟁해왔던 자이니치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또렷이 살아 한국 사회를 찾는다. 여러 투쟁기가 펼쳐지지만, 모두 하나의 거대한 질문 아래 모인다. 책은 “국적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관절 국적이란 무어길래 “일본 국적을 갖지 않은 자”라는 열 글자에 그토록 무시무시한 힘을 부여하는지, 차별을 합리화하는 마법의 장치가 되어 배제와 감시를 정당화하는지 책은 묻는다.
Contents
한국 독자들에게
머리말
1장 ‘원점’이 된 ‘아시아문화회관’
2장 한국인 피폭자, 손진두의 넋
3장 ‘국적’이라는 차별 장치
4장 ‘히타치’에서 ‘민투련’으로
5장 ‘헌법 파수꾼’의 인권 감각을 쏘다
6장 자이니치 한국인 변호사 제1호, 김경득이 남긴 것들
7장 지문날인 거부: 일본의 공민권 운동
8장 지문날인 거부 2
9장 ‘잊혀진 황군’들의 절규
10장 전후 보상 재판에서 조위금법으로
11장 ‘당연한 법리’란 무엇인가
12장 외국인 참정권이라는 ‘출발점’
13장 조선학교의 대학수험 자격 문제
14장 ‘시작’으로서의 에다가와 조선학교 재판
15장 21세기의 4·24, 고교무상화 배제와의 싸움
16장 무상화 재판의 새 단계: 종축을 통해 본다는 것
보론 일본인의 전쟁관· 아시아관에 대한 사적 단상─다나카 히로시
서간 이번 조선고교 무상화 문제에 부쳐─권순화
맺음말
역자 후기
참고문헌
Author
다나카 히로시,나카무라 일성,길윤형
1937년 일본 오카야마현 출생. 경제학자. 일본 히토츠바시(一橋) 대학 퇴임 후 동 대학명예교수에 취임. 전공분야는 일본과 아시아의 관계, 식민지와 전쟁 책임, 재일외국인 문제 등이다. 대표논저에 『在日外人: 法の壁,心の溝(재일외국인)』(1994), 『後60年を考える: 補償裁判籍差別史認識(전후 60년을 생각하다: 보상재판국적차별역사인식)』(2005), 『日韓新たな始まりのための20章(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시작)』(공저, 2007)등 다수.
1937년 일본 오카야마현 출생. 경제학자. 일본 히토츠바시(一橋) 대학 퇴임 후 동 대학명예교수에 취임. 전공분야는 일본과 아시아의 관계, 식민지와 전쟁 책임, 재일외국인 문제 등이다. 대표논저에 『在日外人: 法の壁,心の溝(재일외국인)』(1994), 『後60年を考える: 補償裁判籍差別史認識(전후 60년을 생각하다: 보상재판국적차별역사인식)』(2005), 『日韓新たな始まりのための20章(한국과 일본의 새로운 시작)』(공저, 2007)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