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래왔듯이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온 세상을 적시고, 얼어붙은 땅을 깨운다. 길고 긴 겨울이 이제 끝났다고 속삭이듯, 빗소리가 두드득 대지를 두들기면 기다렸다는 듯이 꽃잎들이 앞다퉈 피어나고, 어디선가 나비와 새들이 꽃향기를 맡으러 날아들 거야. 새들이 조롱조롱, 개구리가 개굴개굴, 노루가 나긋나긋, 빗소리와 합창하며 온 세상이 모두 봄을 맞이하러 갈 거야. 언제나처럼 이 비가 그치면 따뜻한 봄을 맞이하러 갈 수 있을 거야. 그런데 뭔가 이상해. 지금 내리는 비는 예전에 내리던 그 비가 아니야. 음… 그래도 괜찮을 거야. 항상 그래왔듯이 이 비가 내리고 나면 봄이 왔으니까. 이번에도 봄이 오겠지?
Author
정유진
『아직 봄이 오지 않았을 거야』는 작업실 창문 밖 작은 나무에 봄꽃이 필 무렵 시작한 그림책입니다.
작은 나무에게 햇살이 너무 뜨겁지는 않은지, 매미들의 노랫소리가 시끄럽지는 않은지, 힘자랑하는 비바람이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한가득 하얀 눈이 무겁지는 않은지...
제 작은 마음을 아는 듯 나무는 항상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리고 이 책 작업이 마무리될 때쯤 봄꽃이 다시 피어났습니다.
작은 나무는 그대로인데, 같지만 다른 꽃이 피었습니다. 지나 보니 햇살도 매미도 비바람도 하얀 눈도 모두 친구였습니다.
다음 봄꽃을 함께 기다려 줄, 친구 같은 그림을 그리는 꿈을 꿉니다.
『아직 봄이 오지 않았을 거야』는 작업실 창문 밖 작은 나무에 봄꽃이 필 무렵 시작한 그림책입니다.
작은 나무에게 햇살이 너무 뜨겁지는 않은지, 매미들의 노랫소리가 시끄럽지는 않은지, 힘자랑하는 비바람이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한가득 하얀 눈이 무겁지는 않은지...
제 작은 마음을 아는 듯 나무는 항상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리고 이 책 작업이 마무리될 때쯤 봄꽃이 다시 피어났습니다.
작은 나무는 그대로인데, 같지만 다른 꽃이 피었습니다. 지나 보니 햇살도 매미도 비바람도 하얀 눈도 모두 친구였습니다.
다음 봄꽃을 함께 기다려 줄, 친구 같은 그림을 그리는 꿈을 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