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우리’와 ‘그들’로 나누는,
장벽을 쌓고 화살이 되어 날아드는 어떤 말들에 대하여
“언어에는 묘한 힘이 있다. 어떤 단어나 문장은 날 선 칼처럼 사람 사이를 갈랐다.
이쪽 편과 저쪽 편 사이의 장벽을 세우는 말도 있었다. 궁금증이 솟았다.
이 날 선 말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_ 프롤로그 중에서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말한 하이데거의 말처럼, 우리는 언어로 세상을 배우고 타인과 소통하며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언어는 나와 다른 타인을 품고 환대하는 도구가 될 수도, ‘우리’와 ‘그들’로 편을 가르고 분열시키는 재료가 될 수도 있다.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미래에서 전해 드립니다』 등의 저서를 통해 당면한 사회 문제와 인권 문제를 다루고 설파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대화를 가장한 차별의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통용될수록, 조언을 가장한 훈수를 두며 상대를 평가하고 재단하는 말들이 난무할수록, 배제와 혐오는 당연시되고 정당화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사랑 많이 받고 자란 티가 나는 성격이다”, “누구나 노력하면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 “가난하면 애 낳지 말라”,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월급 받고 일하면서 그 정도는 참아야지”, “저 사람은 사랑받지 못해서 자존감이 낮다”처럼 누구나 흔히 사용하는 ‘평범한 말들의 뒷면’을 톺아보고, 이 말들이 어떻게 날 선 칼이 되어 사람 사이를 가르고, 사회를 분열시키는지 포착한다. 특히 고정관념과 편견을 만들기 쉬운 8가지 단어(정상, 등급, 완벽, 가난, 권리, 노력, 자존감, 공감)를 중심으로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고, 심리적 빗장 지르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과 가져야 할 시선이 무엇인지 헤아리고 통찰한다.
Contents
프롤로그.
PART 1. 정상
‘사모님’과 ‘어머님’, 익숙하고도 낯선 이름
나의 무례한 질문 | 견고한 틀이 불러오는 말 | ‘정상’에 속하라는 주문 | 곳곳에 숨어있는 ‘금 긋기’와 ‘밀어내기’
평균 올려치기의 세상
‘월 500만 원은 기본’이라는 평균의 환상 | 평균은 어떻게 전형적인 것이 되었나 | ‘그사세’가 ‘평범’으로 포장되는 마법 | 정규 분포 곡선 바깥에도, 삶은 있다
이런 나, 비정상인가요
‘정상’의 탄생 | 정상성, 새로운 배제의 말 | 정상이 규범이 되지 않으려면
PART 2. 등급
‘레테’, 무한 등급 나누기의 세계
신발부터 아파트까지, 등급 가르기의 확장판 | 서열 매기기, 그 기원을 찾아서 | 황금 티켓은 없다
마포 더 센트럴 프리미엄 포레스트
택배 지상 출입을 금지합니다 | 빗장을 걸고 만든 그들만의 세상 | “너 어느 동네 사니”라는 질문에 숨겨진 욕망
PART 3. 완벽
육각형 인간과 올드머니 룩: 완벽에 가까운 인간의 탄생
올드머니 룩, 타고난 것에 대한 선망 | 완벽함을 동경하는 시대 | 완벽에 대한 새로운 규정
당신도 갓생을 사십니까
분초 단위로 부지런하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 | 모두를 위한 정답은 없다
PART 4. 가난
‘가난한 동네의 특징’이란 글
가난도 품성이 된 시대 | 차브 파이팅 프로그램 | 결핍의 덫에 걸린 사람들 | 가난한 삶에도 다채로운 서사가 있다
‘가난하면 애 낳지 말라’는 조언
대학 입학이라는 장벽 | ‘개천에서 용’ 신화의 붕괴 | 입시 경쟁이 끝이 아니다 | 자조와 섣부른 조언을 넘어
빈자의 롱패딩과 돈가스
빈곤 포르노의 민낯 | 지하철 냄새와 삶의 주체
PART 5. 권리
왜 바깥에 나가 돌아다니느냐는 말
‘나에게 어째서 이런 일이’ | 지하철 환승, 지옥의 레이스 | “시민이 볼모”라는 말 | 길거리 시위, 19명의 갱단 |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
‘고객이 왕’인 세상의 비밀
“사랑합니다, 고객님” 속 자본주의 논리 | 무한 친절의 풍경
권리 오독의 세상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는 주제에”라는 말 | ‘누칼협’의 세상 | 권리 오독에서 벗어나기
PART 6. 노력
노력한 만큼 대접받고 싶다는 말
능력주의에 가려진 것들 | “돈도 실력”이라는 말 | 능력과 노력의 베이스캠프
활동 상태 ‘쉬었음’과 노력 부족이라는 낙인
무엇이 청년들을 방 안에 가둬놓는가 | 눈을 낮추면 못 할 게 없다는 충고보다
PART 7. 자존감
자존감 대유행 시대
자존감 높이기 교육의 효과 | 자존감은 정말 만능 치트키일까
자존감과 쓸모의 사회
자본주의 사회의 쓸모에 대하여 | 집에서 논다는 그 얘기 | ‘쓸모’라는 고민의 기원 | 쓸모없음의 쓸모
PART 8. 공감
“너 T야”라는 말에 담긴 해묵은 논란
마음의 공명은 어떻게 일어날까 | 공감은 정말 모든 걸 해결할까 | “공감능력이 문제”라는 말 | 너무 깊은 공감이 가져온 차별 | 필터 버블의 세계 | 나의 형편없음을 알아차릴 때
참고문헌
Author
태지원
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는 교사다. 한국교원대학교 일반사회 교육과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학 졸업 후 중·고등학교에서 사회교사로서 경제, 사회문화, 역사, 지리 등의 다양한 사회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10대를 위한 기발한 경제 수업』『자본주의 사회, 빈부격차는 당연한 걸까?』 『1일 1단어 1분으로 끝내는 경제공부』와 같은 10대를 위한 경제 교양서를 비롯해 미디어 속 인권과 차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등을 썼으며, 전국사회과교과연구회 선생님들과 함께 『독도를 부탁해』 『미술관 옆 사회교실』 『경제 선생님, 스크린에 풍덩』 『독도 바로알기 대회 한권으로 끝내기』 등의 책을 펴냈다.
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는 교사다. 한국교원대학교 일반사회 교육과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학 졸업 후 중·고등학교에서 사회교사로서 경제, 사회문화, 역사, 지리 등의 다양한 사회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10대를 위한 기발한 경제 수업』『자본주의 사회, 빈부격차는 당연한 걸까?』 『1일 1단어 1분으로 끝내는 경제공부』와 같은 10대를 위한 경제 교양서를 비롯해 미디어 속 인권과 차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등을 썼으며, 전국사회과교과연구회 선생님들과 함께 『독도를 부탁해』 『미술관 옆 사회교실』 『경제 선생님, 스크린에 풍덩』 『독도 바로알기 대회 한권으로 끝내기』 등의 책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