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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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4/06/21
Pages/Weight/Size 125*205*20mm
ISBN 9791190533454
Categories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Description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2022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가 기록한 아버지의 삶
“시처럼 쓴 추억도, 환희에 찬 조롱도 없을 것이다.”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보편적 차원으로 확장해나가는 독보적인 글쓰기와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아니 에르노의 『남자의 자리』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아버지의 삶을 회고하며 그의 말과 제스처, 취향, 인생에 영향을 미쳤던 사건들, 자신과 함께 나눴던 한 존재의 모든 객관적인 표적을 사실을 바탕으로 '필요한 단어'만을 사용해 옮겨 적은 이 작품은, '어떤 현대 문학과도 닮지 않은 압도적인 걸작'이라는 평과 함께 1984년 르노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남자의 자리』는 중등교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정확히 두 달 후에 있었던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비명도 오열도 없이 진행되었던, '고상한 세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덤덤하게 흘러가는 장례식과 사망 이후의 형식적이고 통상적인 절차들을 끝내고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이 모든 것을 설명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작가에게 찾아온다.

'시처럼 쓴 추억도 환희에 찬 조롱도' 없는 단조로운 방식으로, 현실이 스스로 제 모습을 투명하게 드러내도록 쓰인 이 소설은 쓰지 않으면 더는 존재하지 않는 어느 불투명한 삶을 구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벌어진 나와 아버지와의 거리, 계층간의 거리 역시 드러낸다. 언제나 '두 강 사이를 건너'게 해준 '뱃사공'이자, 자신을 멸시하는 세상에 자식이 속해 있다는 사실이 커다란 자부심, 심지어 존재의 이유였던 '한 아버지, 한 남자의 자리'는 다시 한번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우리 옆의 '자리'를 돌아보게 할 것이다.
Author
아니 에르노,신유진
1940년 9월 1일 프랑스 릴본에서 태어나 노르망디 이브토에서 성장했다. 프랑스 작가이자 문학교수이다. 루앙 대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중등학교 교사, 대학 교원 등의 자리를 거쳐 문학 교수 자격을 획득했다. 자전적 요소가 강한 그녀의 작품들은 사회학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유년 시절과 청소년기를 노르망디의 소읍 이브토Yvetot에서 보냈고, 노동자에서 소상인이 된 부모를 둔 소박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루앙 대학교를 졸업,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하여, 정식 교원, 문학 교수 자격을 획득했다.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사회에서 금기시 되어온 주제들을 드러내는 '칼 같은 글쓰기'로 이를 해방하려 노력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4년, 자전적인 소설 『빈 장롱Les Armoires vides』으로 등단했고, 1984년, 역시 자전적인 요소가 강한 『남자의 자리La place』로 르노도상을 수상했다. 2008년, 전후부터 오늘날까지의 현대사를 대형 프레스코화로 완성한 『세월들』로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람 독자상을 수상했다. 2011년, 자신의 출생 이전에, 여섯 살의 나이로 사망한 누이에게 보내는 편지인 『다른 딸L'autre fille』을 선보였고, 같은 해에 12개의 자전 소설과, 사진, 미발표 일기 등을 수록한 선집 『삶을 쓰다Ecrire la vie』를 갈리마르 Quarto 총서에서 선보였다. 생존하는 작가가 이 총서에 편입되기는 그녀가 처음이다. 2003년 자신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탄생했다. 2020년 『삶을 쓰다』에 실렸던 글들을 추려서 재수록한 『카사노바 호텔』을 발표했다.

데뷔 시절부터 아니 에르노는 노르망디의 소읍 이브토의 카페-식료품점이었던 자신의 유년 시절로 구성된 자전적 소재에 몰두하기 위해 모든 픽션을 포기했다. 역사적 경험과 개인적 체험을 혼합한 그녀의 작품들은 부모의 신분 상승(『남자의 자리』, 『부끄러움』), 자신의 결혼(『얼어붙은 여자』), 성과 사랑(『단순한 열정』, 『탐닉』), 주변 환경(『밖으로부터의 일기』, 『바깥세상』), 낙태(『사건』), 어머니의 치매와 죽음(『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한 여자』), 심지어 혹은 자신의 유방암 투병(『사진의 사용』, 마르크 마리 공저)을 소재로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해부하였다.

그녀는 “판단, 은유, 소설적 비유가 배제된” 중성적인 글쓰기를 주장하면서 “표현된 사실들의 가치를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객관적인” 문체를 구사, “역사적 사실이나 문헌과 동일한 가치로 남아 있기를” 소망한다. 에르노에게는 “자아에 내재된 시적이고 문학적인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의 글쓰기는 “문학적, 사회적 위계를 전복하려는 의도에서 출발, 문학과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는 대상들 ― 슈퍼마켓, 지하철 등 ― 에 대해, 이것보다 고상한 대상들 ― 기억의 메커니즘, 시간의 감각 등 ― 을 서술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그 둘을 결합하여” 글을 쓴다. “내게 중요한 것은, 나와 나를 둘러싼 사람들을 생각할 때 썼던 그 단어들을 되찾는 일이다.”

아니 에르노의 작품은 “개인의 기억 속에서 집단의 기억을 복원”하려는 사회학적 방법론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개인성의 함정”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노력의 산물인 그녀의 작품은 자전의 새로운 정의를 부여했다. “내면적인 것은 여전히, 그리고 항상 사회적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순수한 자아에 타인들, 법,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써 아니 에르노는 사회학자의 방법론을 채택, 자신을 집단적 표본과 특성을 체득한 한 체험자의 총합으로 간주한다.

“나는 나를 특수한 존재로서, 절대적으로 특수한 존재라는 의미에서 나 자신을 생각한 적이 거의 없다. 나는 나를 사회적, 역사적, 성적 경험과 판단의 총합, 언어의 총합, 또한 세계(과거와 현재)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그리하여 이 모든 것이 필연적으로 하나의 특수한 주관성을 형성하게 된 총합으로 간주한다. 나는 나의 주관성을 보다 일반적이고 집단적인 메커니즘과 현상을 되살리고 그것을 밝히기 위해 사용한다.

” 그녀에 따르면 사회학적 방법은 전통적으로 자전적인 ‘나’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이다. “내가 사용하는 나는 비인격적 형태를 띄고 있다. 성별도 애매하고, 종종 나의 말이기보다는 타인의 말일 수도 있는, 전체적으로 다인격적 형태이다. 그것은 나를 픽션화하는 수단이 아닌, 내 체험 속에서 현실의 지표들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로써 그녀의 작품은 자신의 궤적의 “사회적 이종교배”(소상인의 딸에서 학생, 교수, 이어 작가가 된)와 그에 따르는 사회학적 메커니즘을 다루고 있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사망을 접하고 [르몽드]지에 애도의 헌사문 「부르디외, 회한」을 기고하면서 사회학적 방법론과 자신의 작품 사이의 유대감을 밝혔고, 부르디외의 글이 그녀에게 “자유와, 세계 펼에서의 실천이성과 동의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1940년 9월 1일 프랑스 릴본에서 태어나 노르망디 이브토에서 성장했다. 프랑스 작가이자 문학교수이다. 루앙 대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중등학교 교사, 대학 교원 등의 자리를 거쳐 문학 교수 자격을 획득했다. 자전적 요소가 강한 그녀의 작품들은 사회학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유년 시절과 청소년기를 노르망디의 소읍 이브토Yvetot에서 보냈고, 노동자에서 소상인이 된 부모를 둔 소박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루앙 대학교를 졸업,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하여, 정식 교원, 문학 교수 자격을 획득했다.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사회에서 금기시 되어온 주제들을 드러내는 '칼 같은 글쓰기'로 이를 해방하려 노력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4년, 자전적인 소설 『빈 장롱Les Armoires vides』으로 등단했고, 1984년, 역시 자전적인 요소가 강한 『남자의 자리La place』로 르노도상을 수상했다. 2008년, 전후부터 오늘날까지의 현대사를 대형 프레스코화로 완성한 『세월들』로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람 독자상을 수상했다. 2011년, 자신의 출생 이전에, 여섯 살의 나이로 사망한 누이에게 보내는 편지인 『다른 딸L'autre fille』을 선보였고, 같은 해에 12개의 자전 소설과, 사진, 미발표 일기 등을 수록한 선집 『삶을 쓰다Ecrire la vie』를 갈리마르 Quarto 총서에서 선보였다. 생존하는 작가가 이 총서에 편입되기는 그녀가 처음이다. 2003년 자신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탄생했다. 2020년 『삶을 쓰다』에 실렸던 글들을 추려서 재수록한 『카사노바 호텔』을 발표했다.

데뷔 시절부터 아니 에르노는 노르망디의 소읍 이브토의 카페-식료품점이었던 자신의 유년 시절로 구성된 자전적 소재에 몰두하기 위해 모든 픽션을 포기했다. 역사적 경험과 개인적 체험을 혼합한 그녀의 작품들은 부모의 신분 상승(『남자의 자리』, 『부끄러움』), 자신의 결혼(『얼어붙은 여자』), 성과 사랑(『단순한 열정』, 『탐닉』), 주변 환경(『밖으로부터의 일기』, 『바깥세상』), 낙태(『사건』), 어머니의 치매와 죽음(『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한 여자』), 심지어 혹은 자신의 유방암 투병(『사진의 사용』, 마르크 마리 공저)을 소재로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해부하였다.

그녀는 “판단, 은유, 소설적 비유가 배제된” 중성적인 글쓰기를 주장하면서 “표현된 사실들의 가치를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객관적인” 문체를 구사, “역사적 사실이나 문헌과 동일한 가치로 남아 있기를” 소망한다. 에르노에게는 “자아에 내재된 시적이고 문학적인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의 글쓰기는 “문학적, 사회적 위계를 전복하려는 의도에서 출발, 문학과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는 대상들 ― 슈퍼마켓, 지하철 등 ― 에 대해, 이것보다 고상한 대상들 ― 기억의 메커니즘, 시간의 감각 등 ― 을 서술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그 둘을 결합하여” 글을 쓴다. “내게 중요한 것은, 나와 나를 둘러싼 사람들을 생각할 때 썼던 그 단어들을 되찾는 일이다.”

아니 에르노의 작품은 “개인의 기억 속에서 집단의 기억을 복원”하려는 사회학적 방법론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개인성의 함정”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노력의 산물인 그녀의 작품은 자전의 새로운 정의를 부여했다. “내면적인 것은 여전히, 그리고 항상 사회적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순수한 자아에 타인들, 법,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써 아니 에르노는 사회학자의 방법론을 채택, 자신을 집단적 표본과 특성을 체득한 한 체험자의 총합으로 간주한다.

“나는 나를 특수한 존재로서, 절대적으로 특수한 존재라는 의미에서 나 자신을 생각한 적이 거의 없다. 나는 나를 사회적, 역사적, 성적 경험과 판단의 총합, 언어의 총합, 또한 세계(과거와 현재)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그리하여 이 모든 것이 필연적으로 하나의 특수한 주관성을 형성하게 된 총합으로 간주한다. 나는 나의 주관성을 보다 일반적이고 집단적인 메커니즘과 현상을 되살리고 그것을 밝히기 위해 사용한다.

” 그녀에 따르면 사회학적 방법은 전통적으로 자전적인 ‘나’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이다. “내가 사용하는 나는 비인격적 형태를 띄고 있다. 성별도 애매하고, 종종 나의 말이기보다는 타인의 말일 수도 있는, 전체적으로 다인격적 형태이다. 그것은 나를 픽션화하는 수단이 아닌, 내 체험 속에서 현실의 지표들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로써 그녀의 작품은 자신의 궤적의 “사회적 이종교배”(소상인의 딸에서 학생, 교수, 이어 작가가 된)와 그에 따르는 사회학적 메커니즘을 다루고 있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사망을 접하고 [르몽드]지에 애도의 헌사문 「부르디외, 회한」을 기고하면서 사회학적 방법론과 자신의 작품 사이의 유대감을 밝혔고, 부르디외의 글이 그녀에게 “자유와, 세계 펼에서의 실천이성과 동의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