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지배적인 정보전달 매체라는 지위에서 급격히 밀려나고 있는 듯 보인다. 10대는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뒤적이는 대신 유튜브 검색창에 타이핑한다. 많은 이들이 일찍부터 스마트폰에 노출된 아이들의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우려한다. 책과 독서가 언제까지 존재할 수 있을지, 또는 꼭 존재해야 하는지를 두고 끊임없이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이처럼 글이 위기에 처했다면, 글쓰기라는 인간의 행위는 어떻게 될까? 디지털 시대에 글쓰기는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우리에게 앞으로도 글쓰기가 필요할까? 하버드대학교 메타랩을 이끌고 있는 작가이자 연구자 매슈 배틀스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글쓰기가 지나온 오래된 진화의 여정 속으로 뛰어든다. 글쓰기는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작용을 해왔으며 인류와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이 막연한 질문에 답할 단초를 찾아보려는 것이다.
배틀스는 글쓰기의 진화를 들여다보기 위해 ‘팰림프세스트’라는 비유를 사용한다. 팰림프세스트는 고대에 양피지를 재활용하기 위해 원본 글이 삭제되거나 일부 지워진 자리 위에 새로운 글을 적은 표면을 일컫는다. 우리의 글쓰기는 이 팰림프세스트처럼 언제나 이전의 흔적을 남기면서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류의 법, 종교, 역사에도 글쓰기의 흔적들이 새겨졌다. 배틀스는 한자가 서양 시학에 미친 영향, 필사 행위가 만들어낸 공동체 의식, 인쇄술의 발전이 독서하는 뇌에 가져온 변화 등의 다양한 사례를 가로지르며 글쓰기가 이후의 글쓰기에, 또 인간 지성과 문명에 남겨온 흔적들을 살펴본다.
Contents
들어가며: 페이지로서의 정신
1장 흐르는 개울 속의 책
2장 기원과 본성
3장 그림과 사물
4장 글쓰기와 권력
5장 성전
6장 로고스 엑스 마키나
나가며: 정신으로서의 페이지
감사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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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출처
Author
매슈 배틀스,송섬별
글쓰기와 도서관에 관해 쓰는 작가이자 예술가.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를 비롯한 여섯 권의 책을 썼다. 하버드대학교 버크먼인터넷과사회센터의 실험적 강의.연구실인 메타랩을 이끌고 있다.
글쓰기와 도서관에 관해 쓰는 작가이자 예술가.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를 비롯한 여섯 권의 책을 썼다. 하버드대학교 버크먼인터넷과사회센터의 실험적 강의.연구실인 메타랩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