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돌의 이름엔 ‘소녀’와 ‘걸’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남자 아이돌의 이름에는 방탄소년단 같은 독보적인 예외를 제외하고 성중립적인 ‘키드’나 ‘차일드’가 더 많이 주어진다. 아이돌은 활동 기간 중에 교복을 무대 의상으로 활용한 경우가 많지만 남자 아이돌의 교복은 ‘섹시’하지 않다. 수많은 여자 아이돌은 신비로운 인상을 주는 요정 혹은 여신의 다른 이름으로 통하지만 남자 아이돌은 남신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모든 아이돌은 비슷한 수련 과정을 통해 완성되지만 우리가 아이돌을 기대하고 소비하는 방식에는 이처럼 성별 차이가 있다.
『여신은 칭찬일까? - 여성 아이돌을 둘러싼 몇 가지 질문』은 이러한 여자 아이돌의 특수성을 살펴보기 위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여돌이 독점하는 형용사는 무엇일까?’ ‘여돌이 요정이라면 그건 칭찬일까?’ ‘카메라는 여돌을 어떻게 응시하는가?’ 같은 질문을 통해 우리가 여자 아이돌에게 어떤 시각적인 특징과 콘셉트를 기대하는지를, 이런 시각에 문제가 없는지를 따져본다. 응원과 위로에 매우 익숙한 여자 아이돌의 활동에 접근하기 위해 ‘여돌의 노래는 누구는 향하는가?’ 묻고, 음악과 춤 등 창작 영역에 있어 남녀 아이돌의 지분을 파악하기 위해 ‘왜 창작하는 여돌은 드물까?’ ‘여돌은 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려 애쓸까?’ 묻는다.
책의 저자인 대중음악 평론가 최지선은 스스로 던진 질문에 대해 답을 찾고자 여러 가지 사료를 검토했다. 한국형 걸 그룹의 원형을 찾기 위해 대중음악의 역사를 살피고, 예술 분야에서 나타나는 성별 불균형의 뿌리를 찾기 위해 클래식 역사에 접근하기도 한다. 무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드러나는 여성의 보편성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가지 페미니즘 이론을 참고하기도 했다. 사실 가장 명확한 자료는 지난 20년간 활동하면서 노래와 퍼포먼스, 영상과 기사, 팬덤이 제작한 콘텐츠 등 방대한 기록을 남겨온 수많은 케이팝 아이돌 자신에게서 나왔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여러 여자 아이돌의 유형화 과정을 살핀 책이다.
Contents
들어가는 말
1 여돌은 어떻게 다를까
여성 아이돌이란?
한국 여성 아이돌의 짧은 역사
여돌의 이름은 왜 컬러풀할까?
아이돌이 색채를 사용하는 법
우주에는 여돌의 공간이 있을까?
아이돌의 세계관
여돌의 공간은 얼마나 넓은가?
면적의 불평등
2 여돌은 왜 응원하고 위로할까
여돌의 노래는 누구를 향하는가?
아이돌 음악의 가사와 화법
걸 크러시는 진화일까?
여돌과 여성상
여돌이 요정이라면 그건 칭찬일까?
요정과 여신, 숭배와 혐오 사이
3 여돌은 아름다워야만 할까
여돌은 왜 교복을 자주 입을까?
아이돌의 복장
카메라는 여돌을 어떻게 응시하는가?
보는 남성, 보이는 여성
여돌이 독점하는 형용사는 무엇일까?
여돌의 유형과 계보
4 여돌은 어떻게 생존할까
왜 창작하는 여돌은 드물까?
작곡과 성별
여돌은 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려 애쓸까?
아이돌의 역량
여돌의 힙합은 (불)가능한가?
아이돌과 힙합
여돌의 끝은 어디일까?
조금 다른 엔딩을 꿈꾸며
노래 및 작사가 목록
주
Author
최지선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서울대학교 미학과 대학원(석사수료)에서 공부했다. 20년째 대중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글을 쓰고 있다. 음악웹진 ≪웨이브([weiv])≫ 필진으로 대중음악 평론가로 활동했으며,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늘 질문하고 방황했다. 헤매기만 한 건 아닐까 의심도 들지만, 지금까지 지나온 길이 가야 할 방향도 알려주고 있다고 믿고 싶다. 부족하나마 나의 시선으로 현재를 기록하는 일이 나에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쓰임이 되기를 기대한다. 『오프 더 레코드, 인디 록 파일』 『한국 팝의 고고학』 『대중음악의 이해』 『아이돌: H.O.T.에서 소녀시대까지, 아이돌 문화 보고서』 등을 함께 지었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서울대학교 미학과 대학원(석사수료)에서 공부했다. 20년째 대중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글을 쓰고 있다. 음악웹진 ≪웨이브([weiv])≫ 필진으로 대중음악 평론가로 활동했으며,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늘 질문하고 방황했다. 헤매기만 한 건 아닐까 의심도 들지만, 지금까지 지나온 길이 가야 할 방향도 알려주고 있다고 믿고 싶다. 부족하나마 나의 시선으로 현재를 기록하는 일이 나에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쓰임이 되기를 기대한다. 『오프 더 레코드, 인디 록 파일』 『한국 팝의 고고학』 『대중음악의 이해』 『아이돌: H.O.T.에서 소녀시대까지, 아이돌 문화 보고서』 등을 함께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