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핵발전소 옆에서 살면서 얻은 것은 오로지 몸의 병, 갑상선암뿐입니다.” 2020년 11월 3일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황분희 씨가 한 말이다. 그녀는 1986년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로, 남편의 건강을 위해 요양 차 이사 왔다. 잠깐 머물다가 다시 나가려고 했던 이 마을에서 36년을 살게 되었다. 해당화가 피고 지척에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이곳이 좋아 쭉 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처음 이사 올 때에도, 그리고 한참을 사는 동안에도 월성핵발전소의 존재나 그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정부나 한수원, 그 누구도 말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 김우창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핵발전소와 초고압 송전탑처럼 경성 에너지 체제가 지역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비민주적인 행태를 조사하기 위해 8개월여간 이 지역에 머물며 현장 연구를 진행하였다. 월성 주민들 누구도 처음에는 그곳에서 배출되는 방사성 물질의 존재를 몰랐다. 그러다 후쿠시마 사고와 자신들의 몸에 기록된 질병의 기록을 통해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깨닫게 된다. 이 주민들이, 안전한 곳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 이주를 요구하는 모습들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나는 왜 이주대책위를 연구하게 되었나
월성에 대하여 ― 사라진 지명으로서의 월성과 ‘월성’핵발전소
1장 _ 핵발전소 최인접 마을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
월성핵발전소 최인접 마을에 살다
그들에게 월성, 나아리란 무엇인가
이주대책위가 만들어지기까지 ― 후쿠시마 사고부터 국내 핵발전소 비리까지
2장 _ 그들은 왜 상여를 끄는가?
안 해 본 것 없고, 안 가 본 곳 없고, 안 만나 본 사람이 없는 그들
목구멍이 포도청 ― 2년도 채 되지 않아 대책위를 떠나는 사람들
그들은 왜 상여와 관을 끌기 시작했나 ― 관 위에 적어 놓은 결연한 의지
3장 _ 창살 없는 감옥과도 같은 삶
개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니는 마을이라고?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사람들
대책위, 이주 법제화를 요구하다
4장 _ 보이지도 냄새나지도 않는 위험을 마주하다
끊이지 않는 괴담과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들
주민들 몸속에 존재해 온 삼중수소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순간
5장 _ 5.8 지진 이후 자신보다 더 걱정되었던 핵발전소의 안전
2016년 9월 12일,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
자물쇠로 잠겨 있던 대피소와 무용지물의 보급품들
5.8 지진 이후 핵발전소와 한반도는 안전할 수 있을까?
절망과 불안 속 작은 희망 하나
6장 _ 희망과 절망 사이를 비틀거리며 걷는 사람들
탈핵을 선언한 대통령과 낙관적 미래
피해자만 있고 책임자가 없는 현실
간절히 바라옵건대, 이주
나오며 _ 나는 왜 쓰는가
나는 그들이 될 수 없었다
경이로운 사람들의 이야기
부록
문재도 2차관님께 드리는 글(2014)
월성원전 주민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 검출 결과 발표 및 대책 마련 요구 기자회견(2016)
‘박근혜 정권 퇴진 13차 범국민행동의 날’ 13차 촛불집회 황분희 발언(2017)
천막농성 3주년 기자회견(2017)
청와대 1인 시위, 문재인 대통령께 보내는 편지(2018)
천막농성 5주년 기자회견(2019)
핵발전소 주변지역 갑상선암 피해주민 국회 증언대회(2020)
지난 7년간 활동 정리 ― 이주대책위 경과 보고(2021)
Author
김우창,경주환경운동연합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대책위 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고민해 보지 못했던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민주적이고 불평등한 문제에 관심이 생겼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에너지정책, 밀양송전탑 갈등, 핵발전소 인근 주민 피해 등에 관심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사업 합의의 의미와 맥락: 합의 주민의 관점을 중심으로」, 「한전의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갈등 관리전략으로 인한 이해관계자 변화와 공동체 붕괴」, 「그들은 왜 상여를 끄는가: 월성 원자력발전소 최인접지역 주민들의 느린 폭력 드러내기」 등이 있다.
박사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2020년 10월 중순부터 2021년 7월 초까지 8개월여를 월성 핵발전소 부근 마을에서 살며 연구했다. 책이나 논문을 통해 접했던 핵발전소의 추상적인 위험이 아니라,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과 물 그리고 공기를 통해 인근 주민들이 느끼는 구체적인 위험과 불안을 함께 고민했다. 방사성 물질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과 불안’을, 나아가 이것의 위험성을 알리고 이주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조차 보이지 않게 만드는 현실’을 연구하고 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매주 자신들의 관과 상여를 끄는 주민들의 투쟁을 정리한 책 『원전 마을』이, 당신에게도 ‘불편하지만 꼭 함께 고민해야 할 질문들’을 던지길 바란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대책위 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고민해 보지 못했던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민주적이고 불평등한 문제에 관심이 생겼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에너지정책, 밀양송전탑 갈등, 핵발전소 인근 주민 피해 등에 관심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사업 합의의 의미와 맥락: 합의 주민의 관점을 중심으로」, 「한전의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갈등 관리전략으로 인한 이해관계자 변화와 공동체 붕괴」, 「그들은 왜 상여를 끄는가: 월성 원자력발전소 최인접지역 주민들의 느린 폭력 드러내기」 등이 있다.
박사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2020년 10월 중순부터 2021년 7월 초까지 8개월여를 월성 핵발전소 부근 마을에서 살며 연구했다. 책이나 논문을 통해 접했던 핵발전소의 추상적인 위험이 아니라,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과 물 그리고 공기를 통해 인근 주민들이 느끼는 구체적인 위험과 불안을 함께 고민했다. 방사성 물질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과 불안’을, 나아가 이것의 위험성을 알리고 이주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조차 보이지 않게 만드는 현실’을 연구하고 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매주 자신들의 관과 상여를 끄는 주민들의 투쟁을 정리한 책 『원전 마을』이, 당신에게도 ‘불편하지만 꼭 함께 고민해야 할 질문들’을 던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