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고전 매트릭스 시리스 세 번째 책!
주제별로 만나는 인문 고전의 새로운 세계
싸움과 경쟁이라는 것이 인간들 사이에서 피할 수 없는 법칙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인간은 조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전쟁과 폭력과 같은 갈등들을 극복해 왔다.
여기에 모은 15편의 글은 인류 역사와 고전 속에서 등장하는 서로 싸우는 영웅들의 이야기이다. 이 공동 연구의 결과물은 신들에서 시작해서, 정치적, 지적, 예술적 영웅들을 아우르고 있다. 연구의 범위도 고대 중국과 중근동 문명, 중국의 고대와 중세 문명, 고대 그리스 로마 문명, 조선 시대와 남북 분단기까지 넓게 퍼져 있다. 이 이야기들은 다양한 시대와 문명 그리고 다양한 성격의 구도에서 일어나는 경쟁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관통하는 교훈 중 하나를 뽑아낸다면, 동물과 달리 인간 또는 신들은 서로 싸우면서도 싸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왜 싸우는지, 무슨 목적으로 싸우는지, 꼭 싸울 수밖에 없는지를 물을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이런 물음들을 통해서 인간은 싸우는 와중에서도 평화를 동경하고, 그것을 실현하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경쟁을 통해서 온 우주를 얻은 신은 예술과 학문을 인류에게 선물했다는 신화적 이야기도 있다. 복수심에서 발단한 경쟁은 두 경쟁자 모두의 공멸로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공멸의 이야기가 이제까지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은 원한과 복수 그리고 그에 따른 싸움만이 인간이 가야 할 길이 아님을 인류가 깨달아서가 아닐까? 이 외에도 두 경쟁자가 서로를 성장시키는 예도 있고, 후대인들에 의해 경쟁 관계로 설정되어 있지만 사실 그들은 화목한 친구인 경우도 있다. 또한 이념이나 체제 경쟁 속에서 어떻게든 인간적인 가치를 지키려고 몸부림치는 반反영웅도 있다. 말한 대로 이러한 내용은 경쟁이 운명이라 해도 인간은 그것을 극복하고 조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본성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Contents
청소년을 위한 고전 매트릭스를 시작하며 4
서문 7
1부 최후의 승자는 없다
1장 태초에 라이벌이 있었다
- 황제와 치우 김민정 _ 23
2장 공멸의 라이벌
- 『사기』의 부차 대 구천 _ 김월회 40
3장 ‘금수저’와 ‘흙수저’의 기울어진 레이스
- 『삼국지연의』의 사마의 대 제갈량 _ 김월회 55
4장 정적政敵이었지만 서로를 인정한 닮은 꼴 라이벌
- 왕안석과 소식 _ 김민정 73
5장 트로이전쟁의 라이벌
-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_ 안상욱 88
6장 오만왕과 얼간이
- 리비우스의 『로마사』의 타르퀴니우스 수페르부스와 루키우스 브루투스 _ 심정훈 107
7장 미워할 수 없는 라이벌
- 다윗과 압살롬의 비극적 가족사 _ 임형권 123
2부 그림자 같은 라이벌
8장 누가 선택될 것인가, 둘 다 살아남을 수는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
- 이사와 한비 _ 박선영 143
9장 친애하는 나의 그림자 라이벌에게
- 절망을 끝까지 밀고 나간 이릉, 소무, 사마천의 싸움 _ 손애리 160
10장 좋은 벗에서 착한 라이벌로
- 한시의 양대 산맥, 이백 대 두보 _ 김월회 177
11장 존재와 변화를 둘러싼 두 가지 시선
- 헤라클레이토스와 파르메니데스 _ 안상욱 196
12장 경쟁 사이에서 선악 구도로, ‘이순신 vs 원균’상像의 형성 _ 윤광언 215
13장 한국, 1950년대, 역사의 진흙탕
- 한반도의 ‘미친 시대’와 대결한 『한씨연대기』의 한영덕 _ 염동규 238
14장 친구가 된 맞수
- 길가메쉬와 엔키두의 대결과 우정 그리고 절망 _ 임형권 255
15장 ‘철학’을 놓고 싸운 라이벌
- 이소크라테스와 플라톤 _ 김헌 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