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리에서 지금을』은 한국문학 연구자 홍승진의 첫 문학비평집으로, 하종오 시인이 2014년부터 올해까지 펴낸 연작시집 14권을 비평 대상으로 삼았다.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시인의 일정 시기 작품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책으로 출판하는 일은 한국문학에서 거의 전례가 없는 드문 일”이다(이숭원 발문). 평론가 ‘면허증’도 없는 학자가 한 시인의 ‘전담 비평가’를 자처하며 그의 시집들만 끈질기게 파고든 까닭은 무엇일까? 저자는 하종오 시편에서 한국 리얼리즘 시의 확장과 갱신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 사건의 의의를 더 정확히 해명하고자, 이 비평집은 ‘하종오 리얼리즘’을 핵심 용어로 쓴다.
홍승진의 비평은 하종오 리얼리즘의 그 특징을 한국과 지구(세계), 사람과 삶을 아래로부터 잇는 언어로 해석한다. 제주 예멘 난민 사건과 한국의 이주노동자 문제를 직시하며 모든 인간이 모든 국가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세계시민사회를 희망하는 시는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언어가 된다. 한국 사회에 퍼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지구의 언어로 들을 줄 아는 시는 지구가 한국과 무관할 수 없음을 언어화한다. 남북한 분단 문제를 민족-국가의 정치적·경제적 논리로 파악하는 대신, 여러 나라의 평범한 주민들이 교류하는 방식으로 남북한의 평범한 주민들이 교류할 때 진정한 탈분단이 가능하다고 상상하는 시적 사유는 하종오 리얼리즘이 고집하는 ‘아래로부터’의 시선을 잘 보여준다.
Contents
ㅣ머리말ㅣ 하종오 연작 시편의 장소와 시간 4
제1부 세계-한국
지구와 공생 가능한 인간다움의 발견 13
세계시민사회를 향한 난민문학의 상상력 41
누온 속헹의 잠과 밥과 말을 위하여 71
아래로부터, 세계로부터의 탈분단 83
제2부 한국-세계
시인이라는 고유명사는 보통명사가 되어서 101
돈의 힘을 직시하는 시의 힘 127
상상과 명명 145
제3부 삶-사람
생과 비생을 둘러싼 말년의 양식 167
시인으로서 아기를 ‘보기’ 203
비정함 속 구분과 연결의 시간 217
제4부 사람-삶
외롭지 않을 수 있는 진실한 행위 241
동물의 목소리로 발견되는 단독성 293
한 편의 시에 한 사람의 삶을 담을 때까지 325
ㅣ발문ㅣ이숭원 355
Author
홍승진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때 태어났다. 서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하였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계간 [다시개벽] 편집위원,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등으로 일하고 있으며 임화연구회 연구기획위원, 사단법인 방정환연구소 학술이사, 신동엽학회 연구이사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가장자리에서 지금을─하종오 리얼리즘의 서정과 서사』, 『김종삼 정집』(공편),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공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공저), 『천상과 지상 사이의 형상』 등이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때 태어났다. 서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하였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계간 [다시개벽] 편집위원,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등으로 일하고 있으며 임화연구회 연구기획위원, 사단법인 방정환연구소 학술이사, 신동엽학회 연구이사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가장자리에서 지금을─하종오 리얼리즘의 서정과 서사』, 『김종삼 정집』(공편),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공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공저), 『천상과 지상 사이의 형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