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고, 그 결과로 체결된 판문점 선언과 공동합의문은 한반도 정세의 긴장 완화와 아울러 평화 정착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8년 여름의 끝 무렵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한반도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세미나팀을 운영했다. 7명의 저자는 한반도에 불어온 훈풍을 타고, 남한의 에너지 전환 이론과 실천에 대한 시야를 한반도 전체로 넓힐 기회로 삼고자 했다.
두 기관은 ‘한반도와 아시아 에너지 전환의 미래’라는 주제로 공동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얼 띤 토론을 양분 삼아 ‘한반도 에너지 전환 세미나’를 시작했다. 2019년 한 해 동안 세미나팀은 에너지 전환론, 에너지 전환의 지리학, 에너지 민주주의, 정의로운 전환 등의 이론공부를 마치고, 북한 에너지시스템 관련 계획과 정책을 살피고, 남북 에너지 교류협력 실태와 한반도·동북아 스케일의 인프라 건설 계획까지 검토했다.
그 연구 결과를 담은 『한반도 에너지 전환』은 다양한 개념과 이론자원 그리고 사회공간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과거를 평가하고 현재를 진단하고 동시에 미래를 구상하는 실천적 과정이었다. ‘탈탄소 시대를 향한 새로운 에너지 공동체 구상’이라는 부제에서 드러나듯 한반도 에너지 공동체는 ‘안보’와 ‘개발’이라는 화석화된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국가주의와 채굴주의의 새로운 버전으로 전유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공동체의 복합성과 역동성을 주목하고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환의 상상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속 불가능한 꿈에 불과할 것이다.
7명의 저자는 기존 통일담론의 양분이었던 민족주의, 국가주의, 실용주의를 넘어서 평화, 인권, 정의, 지속가능성, 커먼즈 등의 새로운 가치들을 수용하면서 에너지 전환을 위해 남과 북이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가 어떻게 진전될 수 있을지 논의하며 화두를 던진다. 북한은 ‘텅 빈 공간’이 아니라 미래 한반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유와 실천의 잠재성을 담고 있는 ‘능동적인 공간’이다.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 속에서 남북의 에너지 협력은 더 미룰 수 없는 공동의 과제다. 이러한 때 한반도 전체와 동북아라는 공간적 스케일에서 에너지 전환이 어떻게 가능할지 그려보는 상상력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할 방향과 경로를 설정하는 중요한 실천 과정이 된다. 그리고 남과 북이 함께 그 길을 걸어갈 때 우리의 상상은 현실이 될 것이다.
Contents
들어가며 | 한반도 에너지 전환을 위한 사회공간적 상상력
1 한반도 에너지 전환의 개념화를 위한 시론
한반도 에너지 전환론, 구체적인 미래 만들기의 출발점
행성적 도시화의 시선에서 에너지 전환 논의를 공간화하기
행성적 도시화의 시선에서 한반도 에너지 전환을 내다보기
한반도 구성원들이 함께 만드는 한반도 에너지 전환의 미래
2 북한 에너지 전환의 갈림길: 현황과 특징
북한 에너지 문제를 바라보는 남한 언론의 시각
북한 에너지 실태
북한의 에너지 위기와 해결 노력
북한 에너지 체제의 특징과 시사점
3 한국 에너지 전환의 미래: 다양한 스케일의 전환 경로 탐색
한국 에너지 전환의 지리적 스케일
전환연구, 전환의 지리학 그리고 사회기술 시나리오
한국 에너지 시스템 전환의 다층적 분석
한국 에너지 전환 경로의 시론적 탐색 및 토론
국가적 스케일을 넘어서는 전환 경로 탐색의 필요
4 동북아 슈퍼그리드와 에너지 전환의 경로
전환 경로와 사회기술적 상상
전환 경로의 분기점
한국 정부의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상
환호와 냉소 사이의 동북아 슈퍼그리드
슈퍼그리드에 대한 다른 상상은 가능한가
5 한반도 에너지 전환 경로와 시나리오 구상하기
한반도 에너지 전환의 상상력
에너지 전환론의 이론적 검토
남북한 에너지 현황과 정책 비교 분석
한반도 에너지 전환 경로와 시나리오 구상
한반도 에너지 공동체를 향하여
6 남북 에너지 교류·협력 평가와 과제
한반도 에너지 전환 추진의 실천대(實踐臺)로서 교류·협력
남북 에너지 교류·협력 유형
남북 에너지 교류·협력 평가와 과제
나오며 | 한반도 에너지 공동체의 열린 미래
미주
참고문헌
Author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권승문,이강준,이보아,이정필,한재각,홍덕화
경제학과 비정부기구학, 기후변화정책학을 공부했고, 환경운동가와 연구자,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여러 직업을 거치면서도 에너지와 기후 정책, 탈성장과 생태경제학에 관한 연구와 고민은 이어 가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함께 잘 사는 방법을 고민하고 나누고 싶어 한다. 녹색연합 전문위원,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그린포스트코리아 기자. 함께 지은 책으로 『한반도 에너지 전환』, 함께 옮긴 책으로 『에너지 안보』가 있다.
경제학과 비정부기구학, 기후변화정책학을 공부했고, 환경운동가와 연구자,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여러 직업을 거치면서도 에너지와 기후 정책, 탈성장과 생태경제학에 관한 연구와 고민은 이어 가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함께 잘 사는 방법을 고민하고 나누고 싶어 한다. 녹색연합 전문위원,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그린포스트코리아 기자. 함께 지은 책으로 『한반도 에너지 전환』, 함께 옮긴 책으로 『에너지 안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