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흔들리며 페미니스트가 된다

페미니즘으로 꿰뚫는 한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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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19/06/03
Pages/Weight/Size 145*210*15mm
ISBN 9791189576271
Categories 사회 정치 > 여성/젠더
Description
이 책의 저자는 지난 몇 년간의 싸움으로 지쳐 있는 페미니스트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커다란 일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을 남성으로부터 지켜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힘든 싸움을 한 것이라고. 누구나 그렇게, 흔들리며 페미니스트가 되어가는 것이라고.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남성을 대적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꾸만 강자의 위치를 선망하고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려 하는 자신 안의 비겁함을 직면하고 맞서 싸우는 일이다. 그렇기에 페미니스트가 되기로 결심한 여성들은 이 내면의 전쟁만으로도 이미 녹초가 되고 만다. 대표적인 자유주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은 『여성의 종속』이라는 저서에서, 여성에 대한 지배가 다른 모든 종류의 지배보다 더욱 끔찍한 것은 바로 여성의 마음을 지배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남성과 여성의 성별 싸움은 이처럼 여성의 마음속에서 이루어진다. 남성들은 여성을 진심으로 남성의 이해관계에 동조하게 만들기 위해, 여성인 척 여성 커뮤니티에 잠입하여 여성들을 훈계한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에 들게 행동하는 여성에게는 ‘개념녀’라는 훈장을, 그렇지 않은 여성에게는 ‘김치녀’라는 모욕을 줌으로써 여성들의 행동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조종하고 통제하려 한다.

여성운동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여성운동은 자신의 마음을 지배하려 하는 남성의 시도에 맞서 싸우는 일이며, 그렇기에 페미니스트들은 다른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과 가장 치열한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 이미 자기 자신과의 싸움만으로도 충분히 지친 사람들은 동료를 포용할 정신적 여유가 없다. 최근 여성들끼리 서로 상처 주는 일이 늘어난 것도 여기서 비롯된 것으로 짐작한다.
Contents
_책을 펴내며 | 여성의 마음, 가장 치열한 전쟁터

1. 개념녀가 되길 포기하다
각자내기를 하면 평등해질까?
‘개념녀’ ‘이퀄리즘’은 어떻게 신자유주의에 부역하는가?
갑옷과 코르셋의 서로 다른 기능
왜 하필 ‘김치녀’일까?
사랑받지 못하는 남성들
법을 준수하는 것만으로도 ‘억압’을 느끼는 남성들
전업주부를 질투하는 남성들
여성의 연약함은 무기가 된 적이 없다
나는 남성들을 더욱 몰아붙일 것이다

2. 피해자다움은 없다
혜화역 시위가 메갈리아 영향권에 있다고?
미투 운동 그 이후의 한국 사회
이기적인 여성이 사회를 진보시킨다
‘미러링’은 여자들을 변화시켰다
공적 제도를 불신하는 여성들
피해자다움은 없다
누구나 그렇게, 흔들리며 페미니스트가 된다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의 한계

3. 가부장제 사회에 비비탄을 쏘아 올리다
로맨스와 범죄 사이를 넘나드는 위험한 드라마들
미쓰백, 여성들의 새로운 공동체 문화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통해 보는 가부장제와 사교육
《82년생 김지영》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
우리가 남이가? 네, 우리는 남입니다
비비탄의 성공을 위하여
가족임금 이데올로기와 연공서열제
여성후보 뽑기 운동만으로 될까?
자신들을 대변할 정당이 없는 것은 여성도 마찬가지다

4. 새로운 지구를 위한 상상력
‘홍대 몰카’ 피고인 안모 씨의 어머니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내적 탈코, 이제는 생존 전략이다
정해진 답을 요구하는 세대
나라가 망할 땐 ‘암탉’이 먼저 운다?
군대는 여성 착취 위에 존재한다
진보 남성은 왜 여성을 혐오하는가?
여자에 대해 잘 안다고 착각하는 남자들
탈코르셋 운동과 제3세계
젠더와 성별, 그리고 제3세계

_참고 도서
Author
이유주
1991년에 출생하여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늘 남성이 여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에 의문을 품어 왔다. 그러다 페미니즘을 만나고 나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해지는 것이 아니라, 남성이 만든 사회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페미니즘의 목표라는 것을 깨닫고 페미니스트로 거듭났다. 최근 전개된 한국의 새로운 세대 여성운동을 재구성한 르포 소설 《나의 페미니즘 동아리》를 출간한 바 있고, 앞으로 꾸준히 여성운동에 참여하며 그 역사를 기록해나갈 예정이다.
1991년에 출생하여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늘 남성이 여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에 의문을 품어 왔다. 그러다 페미니즘을 만나고 나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해지는 것이 아니라, 남성이 만든 사회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페미니즘의 목표라는 것을 깨닫고 페미니스트로 거듭났다. 최근 전개된 한국의 새로운 세대 여성운동을 재구성한 르포 소설 《나의 페미니즘 동아리》를 출간한 바 있고, 앞으로 꾸준히 여성운동에 참여하며 그 역사를 기록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