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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0/10/10
Pages/Weight/Size 110*182*30mm
ISBN 9791189519209
Categories 소설/시/희곡 > 세계각국소설
Description
『벽』의 놀라운 점은, 잘 읽히는 것과 별개로 아는 장르 구분의 얼개에 딱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릴러라기에는 반전이랄 만한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 따위 없었고, SF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생태주의 소설을 읽는 듯한 안도와 평온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작가 마를렌 하우스호퍼(Marlen Haushofer, 1920~1970)는 잉게보르크 바흐만과 함께 독일, 오스트리아 현대 여성문학의 선구적 작가이다. 1963년 자비출판에 가깝게 발표한 이 소설로 아르투어 슈니츨러상을 수상하는 동시에 작지 않은 대중적 인기를 거머쥐었다. 1960년대 첫 출간된 이후로, 1980년대 제2의 전성기를 맞으며 독일을 비롯한 유럽권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에 랭크되었고, 2000년대 이후에는 라디오, 연극에 이어 영화로 제작되었다. 그사이 이 세계는 많은 일들을 겪었다. 여성성에 대한 적잖은 재고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저 정복대상으로만 삼았던 동물의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낯선 이해도 움튼다. 소비주의나 핵전쟁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을 시민 대다수가 공유하는 시대가 찾아왔다. 다만 그럼에도 정치적, 존재적 소외는 여전하며, 최근 닥친 새로운 감염병 앞에서 인류는 근원적인 무력감에 몸서리치며, 연대와 분리를 동시에 갈망하기도 한다.
Author
마를렌 하우스호퍼,박광자
1920년 오스트리아의 시골 마을 프라우엔슈타인에서 삼림감독원의 딸로 태어났다. 린츠에서 가톨릭 김나지움을 다니다 건강 문제로 학업을 중단했다. 1939년 대학입학 자격시험을 치르고 빈 대학과 그라츠 대학에서 독일 문학을 공부했다. 1941년 치과의사였던 만프레트 하우스호퍼와 결혼했고, 남편을 도와 병원 일을 돌보는 틈틈이 오스트리아의 신문과 잡지에 작품을 발표했다. 1950년 이혼했다 8년 뒤 전남편과 재결합했다. 1952년 마릴리라는 여자아이의 성정체성 갈등을 그린 단편 『다섯 살』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장편 『한 줌의 삶』(1955), 『비밀 문』(1956), 『우리가 죽인 슈텔라』(1958) 등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소외받는 여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작품을 발표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1963년 지구상에 혼자 살아남은 한 여성의 2년여 기록을 그린 장편 『벽』을 발표함으로써 잉게보르크 바흐만과 더불어 오스트리아 여성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 밖에 방송극과 동화 등 여러 장르에 걸쳐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고, 푀르더 문학상, 테오도르 쾨너 문학기금, 아르투어 슈니츨러 문학상, 오스트리아 문학상 등을 받았다. 1970년 골수암으로 투병하다 빈에서 사망했다. 1980년대 초 핵전쟁에 대한 위기의식과 독일을 중심으로 한 여성 문학 붐에 힘입어 『벽』이 재조명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하우스호퍼 르네상스’가 일어났다.
1920년 오스트리아의 시골 마을 프라우엔슈타인에서 삼림감독원의 딸로 태어났다. 린츠에서 가톨릭 김나지움을 다니다 건강 문제로 학업을 중단했다. 1939년 대학입학 자격시험을 치르고 빈 대학과 그라츠 대학에서 독일 문학을 공부했다. 1941년 치과의사였던 만프레트 하우스호퍼와 결혼했고, 남편을 도와 병원 일을 돌보는 틈틈이 오스트리아의 신문과 잡지에 작품을 발표했다. 1950년 이혼했다 8년 뒤 전남편과 재결합했다. 1952년 마릴리라는 여자아이의 성정체성 갈등을 그린 단편 『다섯 살』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장편 『한 줌의 삶』(1955), 『비밀 문』(1956), 『우리가 죽인 슈텔라』(1958) 등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소외받는 여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작품을 발표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1963년 지구상에 혼자 살아남은 한 여성의 2년여 기록을 그린 장편 『벽』을 발표함으로써 잉게보르크 바흐만과 더불어 오스트리아 여성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 밖에 방송극과 동화 등 여러 장르에 걸쳐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고, 푀르더 문학상, 테오도르 쾨너 문학기금, 아르투어 슈니츨러 문학상, 오스트리아 문학상 등을 받았다. 1970년 골수암으로 투병하다 빈에서 사망했다. 1980년대 초 핵전쟁에 대한 위기의식과 독일을 중심으로 한 여성 문학 붐에 힘입어 『벽』이 재조명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하우스호퍼 르네상스’가 일어났다.